'베일+손흥민'을 보는 듯한 '치달 달인' 판 더 펜의 원더골[심재희의 골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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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베일, 판 더 펜, 손흥민. /게티이미지코리아판 더 펜이 5일 코펜하겐과 경기에서 득점 후 기뻐하고 있다. /게티이미지코리아

[마이데일리 = 심재희 기자] 간혹 '폭풍질주 골'이 나와 축구팬들을 놀라게 한다. '아르헨티나 전설' 디에고 마라도나가 1986 멕시코월드컵 잉글랜드와 8강전에서 터뜨린 득점, 1994 미국월드컵에서 사우디아라비아의 알 오와이란이 벨기에를 상대로 조별리그에서 작렬한 골, 호나우두와 리오넬 메시가 만든 엄청난 작품 등이 떠오른다. 물론, 푸스카스상을 받은 2019년 손흥민의 번리전 골도 잊을 수 없는 순간이다.

손흥민이 토트넘 홋스퍼 시절 터뜨린 70m 폭풍질주 골의 '복사판'이 나왔다. 주인공은 토트넘 홋스퍼의 수비수 미키 판 더 펜이다. 중앙 수비수인 그는 간혹 엄청난 드리블 실력을 선보이곤 했다. 수비에서부터 스피드를 살려 상대 공격까지 돌진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드디어 대형사고를 터뜨렸다. 손흥민의 폭풍질주 골과 정말 흡사한 작품을 만들었다.

5일(한국 시각) 잉글랜드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2025-2026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시르기 리그 페이즈 4차전 토트넘과 코펜하겐의 경기에서 판 더 펜이 폭발했다. 토트넘이 2-0으로 앞선 후반 19분 추가골을 작렬했다. 토트넘 진영 페널티박스에서 공을 잡은 그는 단독 드리블로 전진하며 코펜하겐 선수 5명을 제치고 왼발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손흥민의 번리전 골과 정말 비슷하게 득점에 성공했다. 공을 잡은 위치, 진행 방향, 마무리 타이밍까지 진짜 '판박이'였다.

판 더 펜의 이번 득점을 보면서 손흥민과 함께 토트넘의 또 다른 전설도 떠올랐다. 바로 가레스 베일이다. 베일은 신인 시절 윙백으로 주로 뛰었다. 훗날 공격수로 변신해 레알 마드리드에서 전성기를 맞았지만, 토트넘에서는 이영표와 같은 포지션을 소화했다. 탄탄한 체격에 엄청난 스피드를 갖춰 위력적인 오버래핑 능력을 선보였다.

득점 후 주먹을 불끈 쥔 판 더 펜. /게티이미지코리아

그는 2010년 UEFA 챔피언스리그 인테르 밀란과 원정 경기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했다. 토트넘이 3-4로 졌지만, 윙백으로 출전한 그가 3골이나 잡아내 전 세계를 놀라게 했다. 특히, 당시 최고 오른쪽 풀백이었던 브라질 출신의 마이콘을 압도했다. 엄청난 '치달'(치고 달리기)에 이은 왼발 마무리를 지은 골은 토트넘 구단 명장면으로 남아 있다.

판 더 펜의 이번 득점은 손흥민과 베일을 합쳐 놓은 듯했다. 위치와 진행 방향, 마무리는 손흥민의 원더골과 비슷했다. 큰 체구에 성큼성큼 뛰면서도 상대 선수들을 스피드로 완전히 눌러버리는 건 베일의 원더골 장면을 재연하는 듯했다. 토트넘의 두 전설이 만든 최고의 골을 다시 떠올리게 하기에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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