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루수'만 무려 5명 실화? 역대급 주전 경쟁, 하지만 노시환은 뺏길 마음 없다 "욕심 난다" [MD고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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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시환./마이데일리

[마이데일리 = 고척 박승환 기자] "(김)도영이까지 오면… 큰 일 났다"

2025 K-BASEBALL SERIES 대표팀에 승선한 노시환은 5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체코와 평가전에 앞서 훈련을 소화한 뒤 취재진과 만나 치열한 3루 경쟁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번 대표팀에는 3루 자원이 그 어느 때보다 많다. 노시환은 물론 이번 겨울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도전하는 송성문(키움 히어로즈)을 비롯해 올해 퓨처스리그를 폭격한 한동희(상무 피닉스), 우승팀 주전 3루수 문보경(LG 트윈스), 포스트시즌에서 펄펄 날아오른 김영웅(삼성 라이온즈)까지 총 5명의 선수가 3루를 맡을 수 있다.

이번 대표팀에서 주전 3루수는 누가 맡아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다. 노시환은 올해 32개의 홈런을 폭발시키며 101타점 OPS 0.851로 활약했고, 플레이오프-한국시리즈에서 총 3개의 아치를 그릴 정도로 타격감이 좋다. 그리고 문보경도 올해 24홈런 108타점 OPS 0.831의 성적을 남겼고, 한국시리즈 5경기에서 타율 0.526으로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김영웅도 만만치 않다. 올해 김영웅은 정규시즌 다소 어려움을 겪었으나, 포스트시즌에서 무려 4홈런을 몰아칠 정도로 감이 올라와 있다. 그리고 송성문은 올해 144경기에서 181안타 26홈런 90타점 103득점 25도루 타율 0.315 OPS 0.917로 10개 구단 3루수 중에서 가장 뛰어난 성적을 남겼다. 올해 골든글러브 수상도 매우 유력한 상황이다. 그리고 2군이었지만, 한동희도 역사에 남을 활약을 펼쳤다.

많은 선수가 포함된 만큼 내야 평고 훈련이 진행되는 내내 류지현 감독은 3루 곁을 떠나지 못했다. 5일 김영웅을 제외한 노시환, 송성문, 문보경, 한동희가 3루에서 오랜 시간 펑고 훈련을 진행했다. 특히 류지현 감독은 3루수들이 보다 수비 연습을 잘할 수 있도록 직접 그라운드를 정비해 주며 선수들을 도왔고, 훈련이 종료된 후에는 노시환에게 무언가 조언을 해주기도 했다.

2023년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이후 2년 만에 태극마크를 달게 된 노시환은 "국가대표는 뽑히는 것만으로도 너무 영광이다. 태극기를 가슴에 달고 왔기 때문에 책임감을 갖고, 사소한 작은 행동 하나하나도 신경을 써야 할 것 같다. 너무 영광스러운 자리"라고 오랜만에 국가대표팀에 합류하게 된 소감을 밝혔다.

노시환./마이데일리3루에서 펑고 훈련을 받고 있는 선수들을 위해 직접 그라운드를 정비해주고 있는 류지현 감독./고척 = 박승환 기자

노시환은 한화에선 부동의 4번 타자. 대표팀에서도 그 역할을 맡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나라를 대표하는 선수들만 모인 만큼 팀 내보다 경쟁은 더욱 치열하다. 그는 "어느 타순이든 상관이 없다. 대표팀에 뽑힌 것만으로도 영광이다. 감독님께서 내보내 주신 대로 어디든 나가서 열심히 할 것"이라고 말했으나, 그래도 노시환은 내심 4번의 역할을 기대하는 눈치였다.

타순만큼 주전 3루 경쟁도 역대급이 될 전망이다. 평가전에서 주전의 역할을 맡아야 내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의 승선도 노려볼 수 있다. 노시환은 3루에 대한 질문에 "너무 다 잘하고, 각자 장점이 다른 것 같다. 그런데 확실한 것은 나보다 배울점이 많은 선수들인 것 같다"며 옆을 지나가던 송성문을 의식한 듯 "특히 (송)성문이 형이 나보다 수비를 잘하는 것 같다. 그래서 많이 배우고 있다"고 웃었다.

올해는 김도영(KIA 타이거즈)가 부상의 여파 등으로 인해 대표팀에 승선하지 못했으나, 건강한 김도영까지 있다면, 대표팀 3루수 경쟁은 더 치열해진다. 노시환은 '세 번의 대표팀 중 3루 경쟁이 가장 치열하다'는 말에 "그러니까요"라며 "WBC에서 (김)도영이까지 오면 3루가… 말이 안 된다. 큰일 났다"며 "그래도 열심히 해야 할 것 같다"고 힘주어 말했다.

노시환은 꼭 3루가 아니더라도 대표팀에 도움이 되기 위해선 그 어떠한 역할도 맡겠다는 각오다. 그는 "1루도 당연히 준비해야 하고, 나는 외야도 포수도 된다. 신인 시절에 포수도 봤었다. 누가 다치게 된다면 내 몸을 헌신할 준비가 됐다. 소속 팀에서는 1루를 한 번도 안 했지만, 대표팀에서는 항상 1루 연습을 같이 해왔다. 때문에 대표팀 전용 1루 미트도 들고 다닌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노시환은 주전 3루수 역할을 양보할 마음은 전혀 없다. 그리고 이날 한동희와 문보경은 이미 미래를 짐작한 듯 1루 미트를 끼고 3루 펑고 훈련을 실시했다. 이에 노시환은 "다들 1루 미트를 끼고 나오던데,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면서도 "수비에서는 자신이 있다. 그래서 수비에서 보여주고 싶은 마음도 있다. 대표팀 경기에서 방망이로 점수를 내는게 쉽진 않다. 다른 나라 선수들도 워낙 좋기 때문이다. 그래서 수비 실수가 승패를 갈라놓는 경우가 많은데, 수비에 자신이 있기에 조금은 욕심이 난다"고 강조했다.

3루에서 펑고 훈련을 하고 있는 2025 K-BASEBALL SERIES 대표팀 문보경, 노시환, 한동희, 송성문./고척 = 박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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