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고척 박승환 기자] "4차전 이겼으면 너네 졌을 거야"
노시환은 5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체코와 평가전을 앞두고 훈련을 마친 뒤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문보경과 나눈 대화의 일부를 공개했다. 바로 한국시리즈 4차전에 대한 이야기였다.
한화 이글스는 올해 정규시즌을 2위로 마친 뒤 플레이오프에서 삼성 라이온즈를 꺾고 2006년 이후 무려 19년 만에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았다. 하지만 한화는 1~2차전을 모두 LG에게 내주면서, 매우 암울한 분위기 속에서 '홈' 대전으로 향했다. 그리고 팬들의 뜨거운 응원을 받으며 3차전에서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며 분위기 반전의 계기를 만들었다.
흐름을 탄 한화는 4차전에서도 8회말 공격이 종료된 시점에서 4-1로 주도권을 잡고 있었다. 그런데 9회 경기가 한순간에 뒤집혔다. 8회부터 마운드에 올랐던 김서현이 박동원에게 추격의 투런홈런을 맞더니, 박해민에게도 볼넷을 내주는 등 1사 1루에서 교체됐다. 여기서 한화가 꺼내든 카드는 박상원이었다. 하지만 박상원도 흐름을 탄 LG의 공격을 막아내지 못했다.
박상원은 첫 타자 홍창기에게 안타를 내주며 1, 2루 위기에 몰렸다. 이후 신민재를 땅볼 처리하며 가까스로 두 번째 아웃카운트를 만들어냈는데, 가장 중요한 순간 김현수에게 역전 2타점 적시타를 허용하는 등 9회에만 무려 6점을 헌납하면서, 4-7로 충격적인 역전패를 당했다. 이에 한화는 시리즈의 주도권을 완전히 잃게 됐고, 결국 5차전에서도 무릎을 꿇으며 준우승에 머물렀다.


5일 훈련이 종료된 후 취재진과 만난 노시환은 '문보경과 나눈 대화가 있나?'라는 질문에 "야구 이야기 많이 했다. 그리고 내가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우리가 이겼으면, 너네 LG는 졌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호탕하게 우승며 "우리가 4차전을 아쉽게 내줬었는데 (문)보경이도 '와, 이거 큰일났다'라는 생각을 했다고 하더라. 왜냐하면 5차전도 대전에서 경기였고, 분위기라는게 무섭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노시환은 문보경과 한국시리즈 5차전 3회말 무사 1, 2루에서 문현빈의 병살타에 대한 이야기도 나눴다고 털어놨다. 당시 문현빈이 희생번트를 시도했는데, 이 타구가 파울이 됐다. 3루수 구본혁이 타구가 파울 라인을 넘어갈 때까지 지켜본 것이었다. 결과적으로 이는 LG 입장에서 대성공이었다. 문현빈이 결국 병살타로 물러났기 때문이다.
노시환은 해당 상황에 대한 물음에 '본인이었다면?'을 묻자 "나는 잡아서 아웃을 시켰을 것 같다. 보경이도 그 말을 하더라. (구)본혁이 형이 참았지만, 본인이었다면 '아웃카운트 한 개 잡고, 1점을 주더라도 순리대로 했을 것 같다'고 했다. 그런데 병살을 치는 순간 보경이가 '아! 이거 우승이다'라는 생각을 했다더라"며 "약 올리는 건지… 왜 내게 이 말을 하는지 모르겠는데, 그 이야기를 하더라"고 웃었다.
이는 노시환이 묻지 않았는데, 문보경이 이야기를 먼저 꺼냈다고. '동갑내기' 절친이기에 가능한 이야기. 노시환은 "안 궁금한데 TMI라고 하면서 말을 하더라"고 너스레를 떨며 "타구가 빨랐기 때문에 파울을 지켜보는 것은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결과적으로 병살이 나왔고, 진짜 칭찬받을 만한 수비였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올해는 아쉽게 준우승에 그쳤지만, 노시환은 '내년' 복수를 다짐했다. 특히 이번 대표팀에서 박해민에게 수비적으로 많은 배움을 얻고 있는 문현빈에 대해 "(문)현빈이가 (박)해민 선배로부터 수비를 많이 배워서 내년에 LG에게 복수 좀 해줬으면 좋겠다"며 "우리가 너무 많이 당했다. 현빈이 많이 배워서 내년에는 LG 선수들의 타구를 많이 잡아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노시환은 "올해 우승할 수 있는 기회였다. 한 해 동안 너무 고생을 많이 했고, 그걸 우승으로 보답 받는다면 너무 좋을 것 같았는데…"라면서도 "내년에는 정말 우승을 하고 싶다"고 두 주먹을 힘껏 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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