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제갈민 기자 부산 김해국제공항에서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를 오가는 하늘길이 다시 열릴 것으로 보여 관심이 쏠린다. 바틱에어 말레이시아 항공사가 최근 부산 취항을 위해 부산공항(김해공항) 지점장 채용을 진행하고 나섰는데, 일각에서는 부산∼쿠알라룸푸르 노선 신규 취항을 위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바틱에어 말레이시아는 인도네시아 라이온에어그룹 산하 항공사다. 2013년 3월 ‘말린도에어’ 사명으로 운항을 시작했으며, 2022년 4월 바틱에어 말레이시아로 항공사 이름을 변경했다. 우리나라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아직 인지도가 높지 않지만 바틱에어 말레이시아는 저비용항공사(LCC)가 아닌 대한항공이나 말레이시아항공과 같은 대형항공사(FSC)로 분류되는 항공사다.
현재 바틱에어 말레이시아가 운항 중인 한국 노선은 △인천∼쿠알라룸푸르(2023년 6월 24일 취항) △인천∼코타키나발루(올해 9월 13일 취항) 2개다. 최근에는 부산 취항을 위해 한국사무소(GSA)인 ㈜미방항운을 통해 ‘바틱에어 말레이시아 부산공항 지점매니저 채용’ 공고를 냈다.
앞서 다툭 찬드란 라마 무티 바틱에어 말레이시아 사장은 한국∼말레이시아 간 노선에 대해 인천에 이어 부산과 장기적으로 제주까지 확대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번 부산공항 지점장 채용은 부산∼쿠알라룸푸르 노선 취항을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공항공사(KAC) 김해공항 측에 따르면 바틱에어 말레이시아가 최근 부산∼쿠알라룸푸르 노선 취항과 관련해 한국공항공사 본사와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아직 김해공항 슬롯 배정은 되지 않은 상황이다.
국내 항공사들 중 말레이시아 수도 쿠알라룸푸르에 취항을 이어오고 있는 곳은 대한항공 하나뿐이다. 이마저도 인천∼쿠알라룸푸르 노선이며, 국적항공사 가운데 부산∼쿠알라룸푸르 노선 취항은 아직까지 전례가 없다. 다만 부산∼쿠알라룸푸르 노선에는 외항사들이 꾸준히 취항을 이어오고 있다.
현재는 부산∼쿠알라룸푸르 노선을 운항 중인 항공사가 없지만, 지난해까지는 에어아시아X가 해당 노선에 취항해 운항을 했다.
에어아시아X는 2013년 7월 15일 부산∼쿠알라룸푸르 노선에 처음 취항했다. 항공기는 에어버스 A330 기재를 투입했다. 취항 첫해, 하반기 6개월이 조금 안 되는 기간 동안 부산∼쿠알라룸푸르 노선 운송 실적은 194편(왕복)을 띄워 5만6,000여명을 수송했다. 이듬해인 2014년에는 12만명 이상이 이용했고, 2015년에는 9만5,000여명으로 감소했다.
이후 2016년부터는 운항편을 확대함에 따라 여객 수가 성장세를 기록했고, 화물 수송량도 함께 늘었다. 에어아시아X의 부산∼쿠알라룸푸르 노선 연간 수송 실적은 △2016년 12만2,000여명, 1,618톤 △2017년 13만8,000여명, 1,924톤 △2018년 15만6,000여명, 2,408톤 △2019년 18만1,000여명, 2,836톤 등 매년 우상향 그래프를 그렸다.
2016∼2019년 기간 김해공항에서 운항한 국제선 노선은 50여개로, 이 가운데 부산∼쿠알라룸푸르는 여객 수 기준 중상위권인 16∼19위 수준을 기록했다. 2019년 동남아시아 지역만 놓고 보면 다낭·방콕·하노이·세부·호치민에 이어 6위 노선이다. 특히 이 기간에는 이스타항공과 에어부산 2개 항공사가 운항한 부산∼코타키나발루 노선 항공편을 이용한 여객보다 에어아시아X의 부산∼쿠알라룸푸르 노선 여객이 더 많아 성장 가능성이 크게 평가됐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해 에어아시아X는 부산∼쿠알라룸푸르 노선을 2020년 3월까지 운항하고 운휴에 들어갔다. 이후 2023년 2월초 부산∼쿠알라룸푸르 재운항을 개시했다. 운항 횟수는 주 3회(월·수·금요일)로, 2019년 주 6회(연간 편도 317편 운항)에 비해 절반 수준이다. 운항 횟수가 줄어든 만큼 2023년 수송 실적은 6만5,000여명, 726톤으로 줄었다.
문제는 1편당 평균 탑승객 수가 2019년에는 286명이었던 것에 반해 2023년에는 232명으로 크게 줄었다는 점이다. 에어아시아X가 부산∼쿠알라룸푸르 노선에 투입한 A330 기재는 좌석수가 350석 안팎으로 알려졌는데, 230명 수준의 탑승객이 이용할 경우 탑승률은 65% 내외 수준이다. 이러한 현상은 지난해까지 이어졌고, 결국 에어아시아X는 수지타산이 맞지 않다고 판단하고 지난해 5월초를 끝으로 부산∼쿠알라룸푸르 노선 운항을 중단했다.
이후 부산∼쿠알라룸푸르 노선은 1년 이상 운항이 중단된 상태다. 국내 항공사들은 코타키나발루 노선에만 관심을 두고 있을 뿐 쿠알라룸푸르에 취항을 검토하는 항공사는 없다.
이러한 가운데 바틱에어 말레이시아가 틈새시장을 공략하고 나선 것으로 보인다.
바틱에어 말레이시아는 인천∼쿠알라룸푸르·코타키나발루 노선에 보잉 B737 계열을 투입 중이다. 해당 기재는 우리나라 항공사들도 다수 사용 중인 기재며 대체로 좌석 수는 189석 배열이다. 앞서 에어아시아X가 부산∼쿠알라룸푸르 노선을 운항하던 때 1편당 평균 탑승객이 200명 이상을 기록했던 점을 감안하면 바틱에어 말레이시아가 180∼189석 규모의 B737-8(MAX) 기재를 해당 노선에 투입할 시 보다 효율적인 운항이 가능할 것으로 평가된다.
쿠알라룸푸르는 비즈니스 목적의 상용수요부터 일반 관광 목적의 여행수요가 공존하는 지역으로 평가받고 있다. 실제로 2019년 기준 인천∼쿠알라룸푸르 노선 이용객은 100만명 이상을 기록했고, 지난해와 올해 여객 및 화물량은 동남아 노선들 중 각각 9위와 6위 수준으로 수요가 상당하다. 바틱에어 말레이시아가 부산∼쿠알라룸푸르 노선에 B737-8 항공기를 투입해 운항한다면 기대치 수준의 탑승률과 수익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 바틱에어 말레이시아, 부산공항 지점매니저(부산공항 지점장) 채용 | |
|---|---|
| 2025. 11. 5 | ㈜미방항운, 사람인 |
| 부산∼쿠알라룸푸르 노선 과거 수송 실적 | |
|---|---|
| 2025. 11. 5 | 항공정보포털시스템 항공통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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