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헌 "박찬욱, 첫 인상 안 좋았다…망한 감독·배우로 만나" [30th BIF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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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병헌/마이데일리DB

[마이데일리 = 강다윤 기자] 배우 이병헌이 박찬욱 감독과의 첫 만남을 전했다.

19일 부산 동서대학교 소향씨어터 신한카드홀에서 이병헌의 액터스 하우스가 진행됐다. 행사에는 씨네 21 김소미 기자가 모더레이터로 나섰다.

'액터스 하우스'는 연기력과 스타성을 겸비한 동시대 대표 배우들이 자신의 연기와 작품에 관하여 솔직하고 깊이 있는 이야기를 들려주는 스페셜 토크 프로그램이다. 올해 액터스 하우스에는 김유정, 손예진, 니노미야 카즈나리, 이병헌이 함께했다.

올해 이병헌은 개막작 '어쩔수가없다'의 주연으로서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았다. '공동경비구역 JSA'로 처음 인연을 맺은 뒤 '쓰리, 몬스터' 이후 21년 만에 박찬욱 감독과 재회한 작품이었다. 그러나 이병헌은 박 감독과의 첫 만남이 '공동경비구역 JSA' 촬영 이전이라고 밝혔다.

이병헌은 "1990년대 중반 즈음에, 이렇게 이야기하니까 정말 옛날 같다. 내가 영화 두 편을 말아먹고 세 번의 영화인 '그들만의 세상'이라는 영화에 기술시사가 있었다. 영화를 한창 보고 있는데 조감독님이 와셔서 바깥에서 어떤 감독님이 기다리신다고 하더라. 감독님이 끝나길 기다리신다니까 끝나자마자 나갔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어떤 분이 포니테일 머리를 하고 시나리오 봉투를 하나 들고 서계셨다. 봉투를 나한테 건네면서 '이병헌 배우와 꼭 작품을 하고 싶으니 잘 봐달라'고 전달하셨다. 사실 개인적인 취향이지만 포니테일 헤어스타일 별로 안 좋아한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러면서 "인상이 별로 안 좋았고 내 스타일도 아니었다. 별별 생각을 다 하면서 이 분과 함께 작업을 안 할 거라는 이상한 예감이 있었다"며 "그때 그 분이 한 편의 작품을 말아먹은 박찬욱 감독님이었다. 그게 첫 만남이었다"고 털어놨다.

이병헌은 "사실 그때만 해도 충무로에서는 신인감독이 한 편만 잘못돼도 더 이상 투자를 받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배우도 두 편 이상 작품이 안되면 더 이상 영화가 섭외가 안 됐다. 그런 미신이 좀 있었다"며 "둘 다 다음 작품을 하게된 것이 기적 같은 일이었다. 그런데 박찬욱 감독님과, 망한 감독과 망한 배우로 만나서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으쌰으쌰 해보자고 한 것이 '공동경비구역 JSA'"라고 남다른 감회를 전했다.

한편 올해 30회를 맞이한 부산국제영화제는 9월 17일부터 26일까지 열흘간 영화의전당 일대에서 개최된다. 공식 초청작 64개국 241편, 커뮤니티비프 87편 등을 포함해 총 328편의 영화가 부산국제영화제를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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