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대하고 구원하며"…이유미X전소니 '당신이 죽였다', 절박한 두 여자의 살인공모 [30th BIFF](종합)

[마이데일리 = 강다윤 기자] 여성 감독이 그리는 두 여성의 연대와 구원, 그리고 한치 앞을 예측할 수 없는 서스펜스가 온다.

19일 영화의전당 BIFF 야외무대에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당신이 죽였다' 야외무대인사가 진행됐다. 현장에는 이정림 감독을 비롯해 배우 전소니, 이유미, 장승조, 이무생이 자리했다.

'당신이 죽였다'는 죽거나 죽이지 않으면 벗어날 수 없는 현실 앞에서 살인을 결심한 두 여자가 예상치 못한 사건에 휘말리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오쿠다 히데오의 소설 '나오미와 가나코'를 원작으로, '악귀'와 'VIP' 등 스타일리시한 연출을 선보인 이정림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이날 이정림 감독은 "'당신이 죽였다'는 같은 트라우마를 가진 두 여성이 서로 연대하고 구원하면서 스스로 절망과 고통을 끊어내고 나오는 이야기"라며 작품을 소개했다.

전소니가 어린 시절부터 트라우마를 안고 살아가지만, 본인과 비슷한 고통 속에서 살아가는 친구를 구하기 위해 중대한 결심을 하는 은수를 연기한다. 은수의 친구이자 폭력의 수레에서 벗어나기 위해 발버둥 치는 희수는 이유미가 맡는다. 두 여자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위협하는 희수의 남편 진표는 장승조가 분한다. 이무생은 은수와 희수의 계획을 알아채고 도와주는 든든한 조력자 진소백으로 변신한다.

이와 관련 이 감독은 "은수는 시청자들이 봤을 때 온전히 이 캐릭터에 올라타서 사람들이 응원할 수 있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전소니 배우가 항상 연기했던 모습들에서 그걸 발견해서 꼭 같이 하고 싶었다"며 "이유미 배우는 반대로 용기 있는 작품들을 많이 선택해서 보여줬다. 희수는 용기가 없으면 할 수 없는 역할이다. 너무 작고 요정 같은 배우지만 단단함을 봐서 같이 하고 싶었다"고 캐스팅 이유를 밝혔다.

이어 "약간 스포일러가 돼서 말씀을 다 드리진 못하지만 장승조 배우는 양면성을 지닌 다양한 얼굴을 가진 배우고, 그걸 너무 잘 표현한다. 진표와 또 다른 역할을 동시에 너무 잘 해낼 수 있을 것 같아 하게 됐다"며 "이무생 배우는 잘생겼다. 잘 생겨서 캐스팅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전소니는 "글을 읽으면서 마음을 빼앗긴 것도 컸지만 이야기에 깊이가 있는 만큼 망설임도 있었다. 감독님에 대한 기대도 있었고 감독님의 진심 어린 설득도 있었다. 은수라는 캐릭터가 너무 멋진 사람이라서 연기를 하는 동안이나마 이렇게 멋진 사람으로 살 수 있다는 게 욕심이 나서 하게 됐다"고 작품 선택 이유를 밝혔다.

이유미는 "이번 시나리오를 보면서 희수라는 인물에 몰입하면서 읽게 됐다. '감히 내가 해낼 수 있을까'하는 생각을 하면서 흔들리고 있었는데 감독님이 잘 잡아주셔서 이 작품을 할 수밖에 없는 상태가 됐다"며 "희수가 점점 성장하는 모습, 행복해하는 모습을 너무너무 보고 싶으실 거다. 은수와 희수의 우정도 봐주시면 너무 좋을 것"이라고 관전 포인트를 짚었다.

이어 장승조는 "책을 봤을 때 두 인물의 이야기에 푹 빠져들게 됐다. 역할적으로도 두 인물을 표현하게 되는데 각자 너무 캐릭터가 달라서 욕심이 많이 났다"며 "내가 두 사람으로 나온다. 이 사람이 됐다가, 또 다른 사람이 된다. 다양한 모습을 보실 수 있으실 것"이라고 예고해 눈길을 끌었다.

이무생은 "작품을 봤을 때 장르적으로 매력을 느꼈다. 속도감이 워낙 컸고 끝까지 그 끝을 알 수 없는 매력에 빠져들었다. 여러분들도 본편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과연 '누가 죽였을까' 하실 거다. 기대를 많이 해주셨으면 좋겠다"며 "나는 단발머리로 나온다. 기대가 되실지 모르겠다. 꼭 본편으로 확인해 주시면 좋을 것 같다"고 귀띔해 기대를 자아냈다.

'당신이 죽였다'가 오는 11월 공개를 앞둔 만큼 네 배우들이 작은 '떡밥'을 던지기도 했다. 전소니는 "확실히 3부 이후부터 매화마다 그다음을 보지 않을 수 없는 흐름이라 생각한다. 각 회차마다 색깔이 다르다는 느낌이 있다. 어느 부는 영화 같기도 하고 어느 회차는 너무 넷플릭스 같다"며 "계속 바뀌는 모습들이 있고, 예상을 할 수 있을 것 같지만 그 예상이 빗나가는 방향으로 가기 때문에 궁금하게 만들어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유미는 "인물들 간의 매 화마다 정말 어려운 선택들이 항상 존재한다. 그 선택을 같이할 수 있는, 그 선택들을 응원하게 되는 부분이 좋은 포인트가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장승조는 "'당신이 죽였다', 과연 내가 죽을까. 왜 죽어야 되는가, 누가 죽이는가. 제목이 말해준다"고 말해 기대를 더했다. 이에 이무생은 "일단 나는 아니다"라면서도 "내가 거짓말을 할 수도 있다"고 너스레를 떨어 호기심을 자아냈다.

한편 올해 30회를 맞이한 부산국제영화제는 9월 17일부터 26일까지 열흘간 영화의 전당 일대에서 개최된다. 공식 초청작 64개국 241편, 커뮤니티비프 87편 등을 포함해 총 328편의 영화가 부산국제영화제를 찾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