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3이닝? 그것은 좀 무리.”
한화 이글스 김경문 감독은 18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을 앞두고 선발투수 윤산흠(26)을 두고 위와 같이 말했다. “불펜데이다. 윤산흠은 계속 1이닝씩 던지다가 선발로 나가는 것이니까, 일단 1번부터 9번까지는 한번 기대하고 있어”라고 했다.

그러면서 김경문 감독은 웃더니 “1번부터 9번까지만 한번 돌아주고 그러면, 2회는 던지겠지”라고 했다. 3이닝 얘기가 나오자 “그것은 좀 무리이고. 아마 파처들이 자주 바뀔 거예요”라고 했다. 실제 한화는 이날 7명(윤산흠~김종수~황준서~주현상~박상원~엄상백~김서현)의 투수를 마운드에 올렸다.
투수는 많이 올렸지만, 윤산흠은 김경문 감독의 기대를 넘어서는 투구를 했다. 3이닝 3탈삼진 1볼넷 무실점했다. 투구수는 35개. KIA 1~9번 타순을 한번씩 상대하는 걸 넘어 리드오프 윤도현과는 두 번 상대했다.
윤산흠은 2019년 두산 베어스 육성선수로 입단했고, 2021년에 한화 유니폼을 입었다. 그동안 한국의 ‘팀 린스컴’이라는 평가는 있었다. 와일드한 투구폼이 흡사했다. 2022년엔 37경기서 1승1패3홀드 평균자책점 2.67로 좋았다.
그러나 지속성이 떨어졌다. 2023년 5경기밖에 등판하지 못했고, 최근 상무에서 군 복무를 하고 돌아왔다. 그런데 전역 후 기대이상의 행보다. 10경기서 평균자책점 1.84다. 14.2이닝 동안 10피안타 15탈삼진 5볼넷 3실점했다. WHIP 1.02, 피안타율 0.189다. 기대이상이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 기준 포심 평균 149.1km. 이날 3이닝을 던지면서 150km을 찍었다. 슬라이더와 커브를 섞는다. 포심 피안타율 0.107, 커브 피안타율 0.286, 슬라이더 피안타율 0.273. 한화는 이날 윤산흠이 기대이상의 호투로 비교적 팽팽한 흐름을 만들 수 있었다. 결국 한화는 8회에 승부를 뒤집고 4연승에 성공했다.
그런데 윤산흠의 이날과 전역 후 투구폼을 보면 린스컴과 흡사하다는 느낌이 전혀 없다. 윤산흠은 경기 후 “옛날에는 더 멋있게 누워서 던졌는데, 제구력에 문제가 있었고 부상 위험도 있어서 지금은 몸을 세웠다. 제구를 잡는데 도움이 됐다”라고 했다.
린스컴을 버리니 특급불펜이 된 것이다. 윤산흠은 “1회 첫 타자 때 긴장을 좀 했는데 이재원 선배님이 리드를 잘해줘서 경기를 수월하게 풀어갈 수 있었다. 1회에는 투구수가 많았다. 볼이 많았다. 2회에는 그냥 타자들과 싸우려고 붙으려고 생각했다. 2회에 투구수가 줄어서 3회까지 갈 수 있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윤산흠은 “직구 구위가 좋았다. 제구가 잡히면서 편하게 경기를 풀어갔다. 체중을 10kg 정도 불렸고, 공에 힘이 실리는 걸 느낀다. 생각보다 팀에 보탬이 되는 것 같아 기쁘다. 가을야구는 생각도 안 하고 있고, 남은 경기서 등판하게 되면 집중해서 던지겠다”라고 했다.

한화가 포스트시즌에 대비해 윤산흠이라는 새로운 카드를 얻은 것일까. 두 마리 토끼를 잡은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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