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박성규 기자] 국내 택시 호출앱 1위 카카오T의 아성에 도전장을 내민 후발 주자들의 고군분투에 관심이 쏠린다.
글로벌 기업 우버를 비롯해 한때 혁신의 아이콘이던 타다, 프리미엄 틈새를 노린 아이엠택시 등이 대표적인데, 점유율 94%의 카카오T의 철옹성 앞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앱 이용자(MAU) 기준 판세는 ‘1강-1중-다약’으로 요약된다. 카카오T가 1300만명 이상으로 압도적이고, 우버는 약 70만명, 타다는 5만∼8만명, 아이엠택시는 5만명 수준에 머물러 있다. 숫자만 놓고 보면 카카오와의 격차는 절대적이다.
우버는 지난해 합작사 체제를 정리하고 단독 운영으로 전환했다. 이어 최근에는 네이버와 파트너십을 맺고, ‘네이버 멤버십’에 우버의 유료 멤버십 ‘우버 원’을 연계하고 있다. 월 4900원짜리 구독 서비스 ‘우버 원’은 최대 10% 적립, 평점 높은 기사 우선 배차 등의 혜택을 앞세운다.
업계 안팎에서는 우버가 카카오의 ‘카카오T 멤버스’와 정면 승부를 벌이겠다는 전략으로 평가하지만, 호출·결제·주차·내비까지 묶은 카카오의 ‘슈퍼앱’ 구조를 당장 흔들기는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타다는 2019년 법 개정으로 ‘타다 베이직’을 접은 뒤 중형택시 ‘라이트’와 고급택시 ‘넥스트’로 전환했지만 예전의 기세를 잃었다. 현재 MAU는 10만명에도 못 미치고, 라이트 서비스는 사실상 종료됐다. 자체 앱만으로는 볼륨이 부족해 토스·티머니 등 외부 채널에 기대고 있으며, 카카오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과 ‘콜 차단’ 재판 보조참가인 합류 등 법적 대응에도 나섰지만 성장세 회복은 쉽지 않다.

아이엠택시는 대형 승합차 기반의 프리미엄 전략으로 틈새시장을 노린다. 공간과 청결 관리, 친절 서비스를 강조하며 공항 이동, 가족 단위, 반려동물 동반 수요를 겨냥했다. 하지만 이용 규모가 작아 안정적 호출 성공률을 보장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지적된다.
업계는 택시 호출 플랫폼의 성패를 좌우하는 요소로 ‘네트워크 효과’를 꼽는다. 기사와 이용자가 동시에 많아야 배차가 원활한데, 카카오는 이미 기사 풀과 이용자 습관을 선점했다. 여기에 멤버십 혜택과 결제·내비·주차까지 아우르는 생활 밀착형 서비스가 결합돼 이탈을 막는 효과가 크다.
결국 소비자에게 중요한 건 빠른 배차, 합리적 요금, 선택권 등이다. 카카오가 속도와 편의에서 앞서 있는 건 사실이지만, 경쟁자가 존재해야 요금과 서비스에서의 견제도 가능하다. 이 같은 경쟁 구도의 향배는 단순한 시장 점유율을 넘어 소비자 권익과 직결된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 때문에 업계는 현재 공정거래위원회와 카카오모빌리티가 벌이는 법적 다툼에 그 어느때보다 예의주시 하고 있다. 양측은 카카오모빌리티가 자사인 카카오T가 아닌 우버나 타다 등 경쟁 플랫폼을 이용하는 택시 기사들의 일반 호출을 차단(콜차단)하고, 자사앱에 택시 콜을 몰아주기했다는 일련의 의혹에 대해 재판을 벌이고 있다.
공정위는 카카오의 경영 기법에 대해 ‘자율 경쟁을 제한한 독과점 행위’로 간주해 수백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고, 카카오는 이에 맞서 “중복 호출로 인한 배차 지연·취소를 막기 위한 최소한의 기술적 조치였고, 수집된 정보도 사업에 활용하지 않았다”며 항소한 상태다.
결론이 어떻게 나든 카카오모빌리티와 공정위가 벌이는 판결은 향후 국내 택시 모빌리티 시장의 판도를 뒤흔들 것으로 보인다.
방효창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정책위원장은 “타다, 우버 같은 사업자들이 힘을 쓰기 어려운 건 네트워크 효과가 이미 카카오 쪽으로 상당히 기울어져 있기 때문”이라며 “지금은 플랫폼 간 칸막이가 쳐져 있어 상호접속이 막혀 있지만 소비자 입장을 최우선으로 하는 적절한 상호접속 원칙이 마련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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