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경, ‘캐시카우’ 팔았다…화학·항공 중심 체질 개선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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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경 사옥외관. /애경산업

[마이데일리 = 방금숙 기자] 애경그룹이 생활용품·화장품 계열사인 애경산업과 회원제 골프장 중부컨트리클럽(중부CC) 매각을 통해 약 7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확보하며 재무 부담 해소와 사업 구조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애경그룹은 최근 애경산업 경영권 지분 63.4%를 태광산업 컨소시엄에 넘기기로 결정, 12일 주식 매매에 대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구체적인 인수가는 밝히지 않았지만 업계에선 4000억원 후반대로 추정하고 있다. 앞서 지난달에는 중부CC를 더시에나그룹에 매각하며 약 2300억원을 손에 쥔 바 있다.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이후에는 인수기업 실사, 주식매매계약서 작성, 대금 지급 등의 절차가 남아 있다. 통상 3개월 정도가 소요되며 이르면 연내 거래가 마무리될 수 있을 전망이다.

애경그룹의 이 같은 행보는 지주사인 AK홀딩스의 부채비율이 328.7%에 달하고, 총부채가 4조원에 육박하는 등 악화된 재무 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고강도 조치로 풀이된다.

특히 지난해 말 발생한 제주항공 무안공항 사고 이후 그룹 전체 신용도에 타격이 있었던 만큼, 이번 매각으로 재무 안전성을 높이고 핵심 사업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이다.

1954년 창립해 그룹의 모태기업으로 성장한 애경산업은 치약 2080, 주방세제 트리오, 화장품 에이지트웨니스, 루나 등 대중적인 브랜드를 다수 보유한 캐시카우(현금창출원)였다. 지난해 매출은 6791억원, 영업이익은 474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최근 수년간 K-뷰티 시장 경쟁 심화와 수출 비중의 72%에 달하는 중국 시장에 대한 높은 의존도 등 리스크가 부각됐다. 애경그룹은 이 같은 구조적 한계를 인식하고 애경케미칼과 제주항공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전환하고 있다.

지난해 애경케미칼 매출은 1조6000억원이고, 제주항공 매출은 1조9000억원으로 그룹 전체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반면 오프라인 유통업을 맡는 AK플라자는 적자가 이어지고 있어 매물로 내놓더라도 매수자를 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게 시장의 평가다.

애경그룹 관계자는 "일정 및 거래대금을 포함한 세부사항은 계약진행 절차와 이해관계자간 협의 등에 따라 변동될 수 있다"면서 "사업 매각에 따른 자금을 어떻게 활용할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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