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잠실 심혜진 기자] KT 위즈 유준규가 역전승에 큰 기여를 했다. 의도치 않은 플레이가 결과적으로 효과를 봤다.
유준규는 1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원정 경기에 교체 출전해 1타수 1안타 2타점을 올렸다.
7회 장성우의 대주자로 출전한 유준규는 대타 강백호의 적시타 때 득점을 올려 3-4를 만들었다. 그리고 4-4로 맞선 8회 1사에서 첫 타석을 맞았다. 김진성을 상대로 5번의 파울을 만들어내는 등 끈질긴 승부를 펼쳤다. 11구까지 가는 승부 끝에 볼넷을 얻어 1루를 밟았다.
발빠른 주자이기에 LG 배터리는 유준규를 견제할 수 밖에 없었다. 때문에 황재균 타석 때 7개의 견제구를 던졌다. 유준규는 그때마다 1루에 귀루해야 했다. 특히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해 체력 소모는 컸다.
황재균이 좌전 안타를 쳐 유준규는 2루에 안착했다. 이때 유준규가 코치진을 불렀다. 물을 달라고 어필했다.
앞서 있었던 7개의 견제 때문인 듯 했다. 잠시 경기가 중단됐고, 유준규의 몸 상태가 걱정이 된 심판진이 KT 트레이닝 코치까지 불러 유준규의 몸 상태를 확인했다. 다행히 이상이 없었다. 물을 마시고 숨을 고른 유준규는 다음타자 권동진의 2타점 적시 3루타에 홈을 밟으며 결승득점을 올렸다.
경기 후 만난 유준규는 "단지 물을 마시고 싶었다. 갑자기 심판님께서 숨이 안 돌아오냐고 물어보셨다"라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볼넷을 얻어낸 상황에 대해선 "(안)현민이가 (김진성의) 포크볼이 안 보인다고 해서 긴장 많이 하고 타석에 들어섰다. 벤치에서 형들이 공을 높게 봐야 한다고 해서 의식하고 타석에 들어섰다"고 말했다.
이어 "포크볼이 보인 건 아니다. 그저 요즘 삼진을 많이 먹어서 콘택트에 집중하려고 준비했던 게 좋았다"라며 "내 목적은 안타보다는 출루가 우선이라, 볼넷을 골라 나갔다는 게 기분이 좋다"고 웃어보였다.
무려 7번의 견제에 대해선 크게 의식하지 않았다. 유준규는 "어느 상황에서도 견제가 들어올 거라고 생각했다. 내가 뛸 수 있는 주자이기 때문에 항상 그런 견제를 받았다. 당연하게 생각하고 준비했다"라고 밝혔다.
유준규의 시즌 타율은 0.067에 불과하다. 더욱이 이정후의 타격폼과 비슷한 점이 눈에 띈다.
그는 "너무 (이정후 선배를) 따라하려고 하다 보니 나와 안 맞는 부분이 많더라. 폼은 비슷하게 가져가지만 힘이 부족하기 때문에 더 간결하게 치려고 한다"면서 "군대 가기 전까지는 타격에 자신이 있었는데, 군대 다녀와서 조금 죽 쑤고 있다. 자신감이 많이 떨어진 것 같다. 하지만 오늘 득점했다는 것에 만족한 하루인 것 같다"고 미소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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