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이 비었을 때도, 불펜이 힘든 시기에도 (황)동하가 있었다면…” KIA가 인간승리 투수를 배출한다, 그가 곧 돌아온다[MD광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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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동하/KIA 타이거즈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선발이 비었을 때도, 불펜이 힘든 시기에도…”

KIA 타이거즈 이범호 감독은 9일 광주 삼성 라이온즈전이 비로 취소되자 올 시즌 가장 힘들었던 시기를 아담 올러가 빠졌던 전반기 막판부터 후반기 초반, 8월 초까지로 꼽았다. 올러가 빠진 것도 빠진 것이었지만, 그때 윤영철의 부상 및 시즌아웃, 황동하의 교통사고 재활 등이 겹쳐 대체할 만한 투수가 마땅치 않았던 게 이범호 감독의 마운드 운영에 악영향을 미쳤다.

황동하/KIA 타이거즈

결과론이지만, 황동하가 고척돔 어린이날 시리즈 후 인천 원정숙소 앞 횡단보도에서 교통사고로 허리를 다치지 않았다면, 올러의 공백은 훨씬 쉽게 메울 수 있었다. 선발투수 경험이 있는 황동하가 올러의 공백을 더 효과적으로 메웠다면, 당시 고생했던 김건국은 흔들리던 불펜에 힘을 보탤 수 있었다.

이범호 감독은 본래 황동하를 후반기에 1이닝 셋업맨으로 쓰려고 했다. 황동하가 교통사고를 당한 뒤 전반기 막판만 해도 후반기에 돌아올 수 있다고 계산했다. 그렇다면 흔들리는 불펜의 조커로 쓰면 될 것이라고 해석했다.

140km대 초반의 공을 뿌리던 황동하는 어느덧 150km을 뿌리는 투수로 성장했다. 미국에서 배워온 스위퍼를 맹신하지 않고 봉인하는 뚝심을 보여주기도 했다. 선발도 불펜도 가능한, 전천후 자원으로 딱이었다. 스프링캠프만 해도 김도현과 5선발 경쟁을 펼쳤다. 김도현의 성과가 너무 좋았을 뿐, 황동하가 못해서 선발진에 탈락한 게 아니었다.

그러나 황동하의 재활 속도는 느렸다. 다친 허리가 정상적으로 돌아오는데 시간이 많이 걸렸다. 그렇게 이범호 감독도 후반기 어느 시점에서 황동하의 복귀를 단념했다. 몸이 정상이 아닌 선수를 팀이 급하다고 빨리 준비시킬 수도 없는 노릇.

반전이 일어났다. 황동하가 최근 2군에서 라이브피칭을 실시했다는 것. 이범호 감독도 이를 인지했고, 일단 준비시켜서 퓨처스리그에 내보낼 것이라고 했다. 10일 광주 삼성 라이온즈전을 앞두고 “선발이 한 자리 비었을 때도 동하가 있었으면 그 자리를 메웠을 것이고, 불펜이 조금 힘든 시기를 겪었을 때도 동하가 언제든 해줄 능력을 갖고 있다. 지금 한번 체크를 해봐야 되겠지만, 1이닝 정도는 충분히 견딜 수 있지 않을까”라고 했다.

1이닝 투구는 부담이 적다. 황동하의 시즌 막판 복귀 추진은 단순히 KIA를 위해서가 아니다. 황동하의 미래를 위한 결정이다. 아프지 않다면 다시 공을 던지고 시즌을 마치는 게 본인의 자신감 고취 차원에서 좋다는 결론이 나왔다.

이범호 감독은 “동하가 돌아오면 팀에 도움이 될 수도 있고 미래를 볼 때도 올해 던지고 마무리하는 게 좀 더 낫지 않을까 싶다. 대략적 시기는 가늠하기 힘들다. 중간에서 1이닝만 던진다고 하면 라이브로 4~50개만 던지면 된다. 퓨처스리그에서 1~2경기 던지고 (1군에)올라오면 될 것 같다. 팔이 아파서 빠졌던 게 아니기 때문에, 뼈가 다 붙으면 다른 부분에선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본다”라고 했다.

26일 오후 대구광역시 연호동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 에서 진행된 '2024 프로야구 KBO리그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4차전 삼성라이온즈와 KIA타이거즈의 경기. 기아 황동하가 9-2로 승리한 뒤 환호하고 있다./마이데일리

퓨처스리그를 거쳐 1군에 올라오면 스코어가 큰 상황서 나갈 가능성이 크다. 당장 5강 경쟁을 벌이는 KIA에 보탬이 안 될 수도 있다. 그러나 불의의 교통사고를 당한 황동하가 건재를 보여주고, 팬들의 박수를 받고 자신의 존재감을 확인할 수 있다면, 그 자체로 큰 의미가 있을 듯하다. KIA가 곧 인간승리 투수를 배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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