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꿀잼’ 예약? 불같은 사나이들의 대결, 기록과 최근 경기로 살펴본 제앙 실바 VS 디에고 로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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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이스 미첼과 타격전을 벌이는 제앙 실바(왼쪽)./게티이미지코리아

[마이데일리 = 김희수 기자] 부러진 안경을 쓴 사내와 뒷머리를 한껏 기른 사내의 화끈한 승부가 다가온다.

UFC 파이트 나이트: 노체 UFC가 한국 시간 14일 미국 텍사스 샌 안토니오 프로스트 뱅크 센터에서 치러진다. 이 대회의 메인 이벤트는 제앙 실바(16-2, 페더급 #10)와 디에고 로페스(26-7, 페더급 #2)의 페더급 5라운드 경기다.

팬들의 기대감은 상당하다. 두 선수가 화끈함으로는 체급 내 둘째가라면 서러운 선수들이기 때문이다. 실바는 16승 중 13승(12KO-1SUB)이, 로페스는 26승 중 22승(10KO-12SUB)이 피니쉬였을 정도로 결정력이 뛰어나다. 로페스는 15회, 실바는 9회의 1라운드 피니쉬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야말로 불같은 사나이들끼리의 충돌이다. 과연 두 선수의 격돌은 어떤 그림을 그리게 될까. 두 선수의 기록과 최근 경기 양상을 통해 전반적인 흐름을 살펴봤다.

먼저 UFC 공식 스탯을 통해 두 선수의 타격 기록을 살펴봤을 때, 실바가 공격과 수비 양면에서 근소하게 우위를 점하고 있다. 실바는 타격 정확도 52%-분 당 유효타 4.87회-분 당 유효타 허용 4.13회를 기록 중이다. 반면 로페스는 타격 정확도 47%-분 당 유효타 3.7회-분 당 유효타 허용 4.76회를 기록 중이다.

그러나 워낙 맷집과 파워가 좋은 로페스기에 자잘한 유효타를 한두 대 더 허용하더라도 이를 무시하고 전진해서 결정적인 한 방을 꽂을 수 있는 능력이 있다. 그런가 하면 실바는 헤드 무빙이나 공격을 흘리는 스피드가 좋아서 얼핏 무모한 듯 보이지만 실제로는 영리한 교환을 하는 이기적인 타격전을 펼칠 수 있다. 로페스의 우직하게 밀고 들어가서 크게 한 방 돌려주는 타격과 실바의 빠르고 이기적인 타격 중 어느 쪽이 더 빛을 발할지가 포인트다.

알렉산더 볼카노프스키를 공격하는 디에고 로페스(오른쪽)./게티이미지코리아

최근 경기 양상으로 봤을 때 로페스는 전진해서 조금은 정적인 템포로 옥타곤 중앙을 점유하고 실바가 스텝을 살리며 외곽을 도는 움직임이 나올 가능성도 높다. 로페스로서는 실바의 스텝을 죽이기 위한 카프킥 위주의 타격 플랜을 짜올 만하다. 실제로 브라이언 오르테가전이나 댄 이게전 초반에 이를 구현했던 로페스다.

반대로 실바는 브라이스 미첼전이나 드류 도버전에서 순간적인 바디 잽이나 변칙적인 킥 공격, 백스핀 엘보우 등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며 상대의 전진을 억제했다. 이후 자신의 폭발력을 활용해 상대의 거리를 완벽하게 깼던 실바다. 로페스를 상대로도 이러한 공격 옵션들이 가동될지 지켜볼 일이다.

이 부분에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두 선수의 피지컬 차이다. 로페스는 신장과 리치에서 모두 실바를 압도한다. 신장은 로페스가 10cm 이상 크고, 리치도 9cm 이상 길다. 실바는 미첼전에서 자신보다 피지컬이 좋은 상대를 제압하는 모습을 보여줬지만, 로페스는 그 미첼보다도 신장과 리치가 좋다.

그래서 로페스가 카프킥과 앞 손을 활용한 중거리 타격전을 시도한다면 실바로서는 지금까지의 경기 중 가장 거리를 깨기가 어려운 상황에 처할 수도 있다. 한편 로페스는 자신보다 피지컬이 작은 볼카노프스키나 이게를 상대로 목을 싸잡고 어퍼컷을 노리는 장면도 자주 연출했는데, 스피드와 회피에 자신이 있는 실바가 오히려 이 공격을 흘리고 근접전을 펼칠 기회를 역으로 창출할 수 있는 상황이 나올지도 궁금해진다.

찰스 쥬르댕의 백을 잡고 압박하는 디에고 로페스(블루 글러브)./게티이미지코리아

의외로 두 선수의 대결이 타격전으로 흘러가지 않을 가능성도 존재한다. KO 승보다 서브미션 승이 더 많을 정도로 주짓수에 일가견이 있는 로페스가 테이크 다운 이후의 서브미션 피니쉬를 시도할 가능성이다. 다만 실바는 무려 86%의 테이크 다운 디펜스 퍼센티지를 기록하고 있다. 스프롤 스피드도 엄청나고, 스프롤 이후의 반격을 이어가는 움직임도 기민하다. 여기에 도버와 미첼을 상대로 보여준 태클 카운터 길로틴도 위협적인 옵션이다. 테이크 다운이 주요 옵션이 아닌 로페스로서는 그라운드 게임이 플랜 A는 아닐 것으로 예상된다.

미첼을 상대로 태클 카운터 길로틴 초크를 시도하는 실바(노랑 트렁크)./게티이미지코리아

여기서 추가로 살펴볼 만한 지점은 체력의 변수다. 실바는 UFC에서 한 번도 5라운드 게임을 치러본 적이 없다. 반면 로페스는 볼카노프스키전에서 비록 패했지만 5라운드를 문제없이 소화할 수 있는 체력을 증명했다. 최근 세 경기 연속 판정을 향했던 로페스가 실바의 체력을 약점으로 판단한다면 맞불 싸움을 어느 정도 피하면서 장기전을 끌고 가는 것도 하나의 선택지가 될 것이다. 이 경우 마치 과거 UFC 143에서 모두가 불타는 경기를 기대했던 카를로스 콘딧과 닉 디아즈의 경기가 콘딧의 냉철한 레그킥 기반 운영으로 정적인 장기전이 됐던 것처럼 생각보다 차가운 경기가 될 수도 있다.

이처럼 몇 가지의 예외적 가능성은 분명 존재한다. 그러나 우리가 아는 로페스와 실바라면 결국 이 경기는 불꽃이 튀는 전쟁이 될 가능성이 압도적으로 높다. 과연 두 선수는 옥타곤 위에서 팬들의 기대감을 충족시키는 명승부를 펼칠까. 격투기 팬들의 시선이 14일 샌 안토니오로 일제히 쏠릴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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