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그래서, 차세대 류현진(38, 한화 이글스), 김광현(37, SSG 랜더스), 양현종(37, KIA 타이거즈)은 누구인가.
한국야구가 국제대회서 잠시 르네상스를 이룩했던 2000년대 후반부터 2010년대 초~중반의 특징 중 하나는 왼손 선발투수들의 활약이었다. 결국 류현진, 김광현, 양현종이 함께 또는 돌아가며 태극마크를 달고 좋은 활약을 펼쳤다. 꼭 이들이 아니더라도 대표팀 사령탑들은 중요한 경기서 왼손 선발투수들을 절묘하게 활용해 재미를 봤다.

그런데 세월이 흘러 한국야구의 약점이 선발투수라는 게 명확해졌고, 류김양을 잇는 차세대 선발투수들을 확실하게 육성해야 하는 과제를 안았다. 대표팀에서 선수들을 육성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어려움이 있었다.
지금도 미국이나 일본과 비할 바는 아니다. 여전히 확실한 국제대회 에이스도 안 보인다. 사실 안우진(사회복무요원)이 내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서 그 갈증을 해소해줄 것으로 기대됐으나 무용지물이 됐다.
류현진과 김광현, 양현종은 소속팀에서 분전한다. 그러나 이들 중 일부가 설령 대표팀에 가도 더 이상 뼈대 노릇을 하긴 어려워 보인다. 전성기 기량은 아니다. 그래도 그 사이 문동주(한화 이글스), 원태인(삼성 라이온즈), 나이 먹고 투구에 눈을 뜬 임찬규(LG 트윈스), 꾸준한 고영표(KT 위즈) 등 대표팀에 뽑힐 만한 우완 선발투수들은 보인다.
그렇다면 내년 WBC에 갈 만한 왼손 선발투수는 누가 있을까. 현재 각종 지표만 따지고 보면 가장 눈에 띄는 선수는 손주영(LG 트윈스)과 오원석(KT 위즈)이다. 손주영은 25경기 9승6패 평균자책점 3.45, 피안타율 0.268, WHIP 1.33, 퀄리티스타트 12회다. 구위만 보면 국가대표 에이스가 될 수 있다는 게 LG 염경엽 감독의 설명이다. 단, 최근 극심한 아홉수에 걸렸고, 오프스피드 구종의 가치를 올려야 하는 과제가 있다.
오원석은 수년간 성장하지 못하다 지난 겨울 트레이드 된 뒤 급성장한 케이스다. 올 시즌 22경기서 10승7패 평균자책점 3.36이다. 퀄리티스타트는 11회지만, 피안타율 0.253, WHIP 1.35로 괜찮다. 투구내용의 일관성이 많이 떨어졌지만, KT에 와서 사람이 바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장기적으로 올해 본격 두각을 드러낸 송승기(LG 트윈스)와 함께, 후반기 초반과 지난 7일 복귀한 이의리(KIA 타이거즈)와 구창모(NC 다이노스)를 주목해야 한다. 이들은 토미 존 수술, 전완근 수술로 오랫동안 재활하다 돌아왔다. 내년 WBC 출전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그러나 구위와 실링만 보면 이들이 류김양을 잇는 간판이 될 가능성은 충분하다.

분명 꾸준히 활약하는 선발투수들도 있고, 좋아질 일만 남은 선발투수들도 있다. 전부 분발이 필요하고, 더 꾸준한 투구를 할 필요가 있다. 류지현 감독은 포스트 류김양을 어떻게 바라볼까. 일단 12월에 발표될 35인 예비엔트리를 보면 약간의 힌트를 확인할 수 있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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