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윤도현, 박찬호 테이블세터 매력 있네.
손가락 수술로 시즌아웃인 줄 알았던 윤도현(22)은 확대엔트리 적용과 함께 1군에 돌아왔다. 2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부터 3일 광주 SSG 랜더스전, 6~7일 창원 NC 다이노스전까지 4경기 모두 리드오프로 출전했다. 18타수 7안타 1홈런 2타점 4득점 1도루로 역시 좋은 타격 재능을 드러냈다.

이 기간 2번타자는 전부 박찬호였다. 박찬호는 4경기서 16타수 6안타 2볼넷 1홈런 2타점 2득점 1도루를 기록했다. 즉, 지난주 4경기서 윤도현-박찬호 테이블세터는 34타수 13안타 타율 0.382 2홈런 4타점 6득점을 기록했다.
이 기록들만 봐도 안타 비중에 비해 득점이 적다는 걸 알 수 있다. 그만큼 KIA 중심타선에서 해결이 안 됐다는 얘기다. 하루이틀 얘기는 아니지만, 7일 경기만 해도 박찬호의 9회초 2사 후 솔로포가 유일한 득점이었다.
이 현실을 떠나서 테이블세터 자체만 보면 상당히 매력 있는 조합이다. 둘 다 타격이 준수하고, 발이 빠르다. KIA는 통합우승을 차지한 작년에도 테이블세터에 대한 고민이 있었다. 올해는 말할 것도 없다. 어차피 타순이야 144경기 전부 고정되는 건 아니다. 그러나 기본적인 얼개가 있는 것과 없는 것은 다르다. 윤도현-박찬호는 KIA가 현 시점에서 꾸릴 수 있는 최적의 테이블세터 조합이다.
그런데 윤도현-박찬호 테이블세터 조합을 내년에 못 볼 수도 있다는 게 KIA로선 안타까운 일이다. 그리고 이 조합을 살리려면 올 겨울 부지런히 움직이고, 또 좋은 결정을 내려야 한다. 윤도현의 포지션 이슈를 해결해야 하고, 박찬호의 FA 계약을 성공적으로 이끌어내야 한다.
윤도현은 2일 경기에만 2루수로 나갔고 나머지 3경기는 전부 3루수였다. 그렇다고 윤도현이 3루수로 자리매김하긴 어렵다. 어쨌든 이 자리는 김도영의 것이다. 내년에 친구 김도영이 돌아오면 윤도현은 자리를 내줘야 한다.
이범호 감독은 내심 윤도현의 최적의 포지션을 2루로 바라본다. 장기적으로 김선빈의 대안을 마련해야 하기 때문이다. 단, 김선빈이 아직은 건재하다. 30대 후반에 접어들지만 여전히 김선빈의 정교함을 따라갈 만한 타자가 드물다.
때문에 이범호 감독이 올해 시도하려고 했던 윤도현 1년 풀타임을 내년에 하려면, 결국 유틸리티 플레이어로 출발해야 한다. 2루, 유격수, 3루 모두 연습해왔고, 당분간 그렇게 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고정적인 출전 기회는 못 얻는다는 의미다. 타격 재능에 비해 수비는 더 많이 노력해야 하는 선수다.
박찬호는 올 시즌을 마치면 FA다. 올 겨울 유격수가 가장 필요한 구단은 KIA다. KIA로선 박찬호를 반드시 붙잡아야 한다. 박찬호 포함 최대 6명(최형우-양현종-조상우-이준영-한승택)의 선수가 FA 시장에 나갈 수 있는 상황인 게 1차적 변수다. 그리고 FA 시장에서 박찬호를 원하는 타 구단들이 있다.

KIA는 박찬호를 잃으면 당장 내년 주전 유격수가 모호해진다. 쉽게 생각해서 윤도현을 넣을 수 있지만, 리스크가 따르는 선택이다. 어떤 플랜B도 박찬호를 잡는 것보다 안정적이지 않다. 윤도현-박찬호 테이블세터를 내년, 내후년에도 꾸준히 보려면 변수가 많다. 타격과 주루만 보면 이보다 최상의 조합이 없는 것도 사실이다. KIA가 올 겨울 고민이 많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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