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이정원 기자] "지금 너무 잘 던져주고 있죠."
이범호 감독이 이끄는 KIA 타이거즈는 가을야구 탈락 위기에 놓여 있다. 지난 시즌 챔피언이지만, 올 시즌 순위는 7위. 6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에서 승리를 거두며 4연패 탈출에 성공했지만,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 1982년 KBO리그 출범 이후 전년도 한국시리즈 우승팀이 8위 이하의 성적을 낸 건 1995년 우승팀 OB 베어스가 1996년 최하위 8위를 기록한 게 유일하다. 어쩌면 KIA 불명예 기록을 소환할 수 있다.
주전 선수들의 부상 이탈 때 젊은 선수들이 올라와 존재감을 보여준 건 고무적인 부분. 특히 오선우는 내야와 외야를 오가며 KIA에 힘을 더했고, 타격에서도 성장한 모습을 보였다. 104경기 101안타 16홈런 50타점 53득점 타율 0.272를 기록 중이다. 모든 부분에서 커리어 하이. 데뷔 첫 100안타를 넘겼고 20홈런도 꿈은 아니다.
그리고 마운드에서는 이 선수를 빼놓고 말할 수 없다. 바로 10라운드의 기적을 일으킨 투수 성엉탁. 개성중-부산고 출신인 성영탁은 2024 신인드래프트 10라운드 96순위로 KIA 지명을 받았다. 지명 순위에서 볼 수 있듯이 큰 기대를 받은 선수는 아니었다. 지난 시즌 1군 무대도 밟지 못했다. 퓨처스에서 23경기 나왔는데 2승 2패 2홀드 평균자책 4.05로 평범했다.
하지만 올 시즌 KIA의 최고 히트작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불펜에서 활약을 펼치고 있다. 40경기(47이닝)에 나와 3승 2패 5홀드 평균자책 1.72를 기록 중이다. 5월 20일 정식 선수 전환과 함께 1군에 콜업됐다. 5월 20일 수원 KT 위즈전부터 6월 21일 인천 SSG 랜더스전까지 17⅓이닝 연속 무실점을 이어가며, 종전 1989년 조계현의 13⅔이닝 연속 무실점 기록을 깼다. 데뷔 시즌에 올스타 선정의 기쁨도 누렸다.


후반기에는 전반기(0,71)에 비해 다소 흔들리고 있다고 볼 수 있지만 그럼에도 19경기 2승 2패 4홀드 평균자책 2.91로 호투 중이다. 8월에는 팀이 흔들리는 와중에도 12경기 가운데 2경기 제외 10경기에서 무실점을 기록했다.
이범호 감독은 "영탁이가 지금 너무 잘 던져주고 있다. 상현이와 함께 중간에서 많은 이닝을 소화하고, 준비도 잘하고 있다. 좋은 피칭을 보여주고 있어 고맙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아직 어리다. 관리도 필요하다. 구단과 여러 방안을 이야기하고 있다. 잘 던져주고 있는 만큼, 우리도 보호를 해야 한다. 여러 가지를 생각하고 있다"라고 이야기했다.
또한 이 감독은 "이제 21살이다. 스피드가 더 늘지 않으까. 21살밖에 안 된 선수가 침착하게 던지는 건 팀으로서는 좋은 설렘으로 다가온다"라고 미소 지었다.
물론 시련의 시간이 올 수도 있다. 그렇지만 이범호 감독은 "영탁이는 스트라이크를 잘 던진다. 또 과감하게 승부한다. 2스트라이크 이후에도 과감하게 변화구로 스트라이크를 잡을 수 있다. 멘탈도 좋다"라고 박수를 보낸 바 있다.


지금의 성영탁이라면 어떤 위기가 와도 이겨낼 수 있지 않을까.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