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오타니는 지저분했다.”
LA 다저스는 6일(이하 한국시각) 볼티모어 오리올스와의 주말 원정 3연전 첫 경기서 1-2로 패배했다. 태너 스캇이 9회말 사무엘 바살로에게 끝내기 홈런을 맞았다. 타선은 숱한 기회를 살리지 못하면서 4연패를 자초했다.

이를 떠나 이날 선발등판한 오타니 쇼헤이의 ‘압권투’가 단연 또 다른 화제였다. 오타니는 본래 이날 선발 등판할 차례가 아니었다. 타일러 글래스노우의 등판 차례였다. 그러나 외신들에 따르면 글래스노우가 경기 전에 몸을 풀다 허리를 삐끗했고, 오타니는 8월28일 신시내티 레즈전이 마지막 실전 등판이었다. 최근 감기 때문에 예정된 선발 등판을 취소했기 때문에 여유가 있었다.
갑자기 등판한 오타니가 올 시즌 최고 수준의 투구를 했다. 3⅔이닝 동안 3개의 안타를 맞았으나 5개의 탈삼진을 낚았고, 볼넷은 1개만 내줬다. 1회 98~99마일 포심과 싱커, 커터, 스플리터로 몸을 풀더니 2회에는 스위퍼와 슬라이더까지 구사했다.
그리고 2회 1사 주자 없는 상황서 콜튼 카우저에게 100.2마일 포심을 던졌다. 하이패스트볼이었고, 카우저가 급히 파울로 변환했다. 딜런 비아버스에겐 100.5마일 포심을 구사했다. 점점 공이 빨라지기 시작했다.
3회에는 사무엘 바살로에게 100.6마일 포심을, 그리고 4회 다시 만난 카우저에게 101.4마일(163.2km) 포심을 던졌다. 에마뮤엘 리베라에겐 이날 가장 빠른 101.5마일(163.3km) 포심을 구사했다. 이 공을 던진 뒤 갑자기 84.7마일 커브와 89.7마일 스위퍼를 구사하니, 타자가 정상적으로 대응하긴 어렵다.
오타니는 8월28일 신시내티 레즈전서 5이닝을 소화했다. 그러나 이날은 갑자기 이뤄진 등판이라 5이닝까지 던지긴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 최근 감기몸살이 있었던 선수인데, 버젓이 163km 포심을 구사한 것도 모자라 각종 변화구들까지 깔끔하게 선보였다.
12경기서 1승1패 평균자책점 3.75. 긴 이닝을 던질 수 없어서 승수 쌓기도 쉽지 않고, 평균자책점 관리 역시 쉽지 않다. 그러나 피안타율 0.252, WHIP 1.19 등을 보면 오타니는 오타니라는 말이 저절로 떠오르게 한다.
스캣캐스트에 따르면 올해 오타니의 포심 평균구속은 98.2마일로 2023년 96.8마일보다 빠르다. 2023년 9월 토미 존 수술을 받고 1년9개월의 공백기가 있었지만. 곧바로 구속 회복에 성공했다. 물론 구종가치만 보면 2023년과 차이는 있다. 당시 포심과 스위퍼의 구종가치는 각각 10, 9였다. 올해는 4, 1이다. 포심과 싱커 스위퍼 등 대부분 구종의 움직임이 아직은 2023년 수준은 아니다.
그러나 이날 오타니의 공을 본 볼티모어 토니 만소리노 감독대행은 MLB.com에 “오타니가 마운드에 복귀한 것에 대해 충분히 주위를 기울이지 못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만소리노 감독대행은 “토미 존 수술을 받고 돌아오면서 공이 조금 가라앉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렇지 않았다. 공이 더럽기도 했다”라고 했다.
갑자기 등판하게 되면서 준비할 여력이 없었고, 신경도 못 썼다는 얘기다. 그러나 정작 오타니는 “(투수로)나갈 수 있어서 정말 기분이 좋았다. 피츠버그와의 3연전 마지막 날부터 컨디션이 좋아졌다”라고 했다.
오타니는 오히려 최근 자신도 그렇고 전체적으로 타자들의 방망이가 터지지 않는 걸 걱정했다. “우리 모두 더 잘 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을 찾으려고 노력한다. 그 부작용 중 하나는 우리가 스스로에게 너무 압박을 가하는 것이다”라고 했다.

오타니는 내년엔 풀타임 선발로 돌아온다. 투구 이닝도 올해처럼 관리 받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투수 오타니의 커리어하이는 LA 에인절스 시절이던 2022년이었다. 28경기서 15승9패 평균자책점 2.33을 기록했다. 지금도 이렇게 위력적인데, 내년에는 더 좋아질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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