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벤치에서 계속 파이팅을…”
한화 이글스 주장 채은성은 지난달 25일부터 발가락 부상으로 부상자명단에 들어갔다. 그러나 채은성은 부상으로 1군에서 제외된 이후에도 1군 선수단과 동행해왔다. 경기 전에는 재활 치료를 하고, 경기가 시작하면 덕아웃에서 선수들을 격려했다.

채은성과 비슷한 시기에 어깨 부상을 입고 1군에서 빠진 외국인타자 루이스 리베라토 역시 1군 선수들과 동행해왔다. 이들은 지난 2~3일 대전 KIA 타이거즈전, NC 다이노스전부터 타격과 수비훈련을 재개했다.
한화는 4~5일에 경기가 없다. 6~7일은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이 예정됐다. 김경문 감독은 두 사람의 몸 상태를 보면서 이들의 1군 복귀전 시점을 잡겠다고 했다. 채은성은 삼성전 출전 가능성이 있다는 게 김경문 감독 설명이다.
채은성은 2022-2023 FA 시장에서 6년 90억원 계약을 맺었다. 어느덧 올해로 반환점을 돈다. 홈런 1개만 더하면 3년 연속 20홈런-80타점을 달성한다. 80타점은 이미 6년 연속으로 해냈다. 통산타율도 0.291이다. 올 시즌 성적은 115경기서 타율 0.299 19홈런 80타점 51득점 OPS 0.857.
아주 화려하지는 않아도, 없으면 허전한 클러치히터다. 김태균 은퇴 후 프랜차이즈 간판 중심타자가 된 노시환과 시너지를 냈다. 김경문 감독도 올해 문현빈~노시환~채은성 클린업트리오를 꾸준히 가동했다. 막상 채은성이 빠지니 중심타선의 무게감이 살짝 줄어들었다.
그런데 중심타자 채은성은 빠졌지만 주장 채은성은 여전히 남아있다. 채은성의 덕아웃 영향력이 여전한 모양이다. 그냥 선수들을 격려하는 게 아니라 크게 파이팅을 외치고 박수를 치는 등 평소와 똑 같은 모습이라는 게 노시환의 얘기다. 그냥 타석에만 들어서면 이 선수가 아파서 빠진 선수인지 감쪽같이 속을 수 있을 정도다.
노시환은 2일 KIA전서 홈런을 두 방이나 터트렸다. 그러자 채은성이 그 누구보다 크게 환호해준데 이어 노시환을 꼭 끌어안았다고 한다. 알고 보니 채은성의 디테일한 배려이자 후배 챙기기였다. 노시환은 “원래 은성 선배님이 치면 내가 이렇게 포옹을 해주는데, 이제 내가 쳐서 선배님이 격하게 해줬다”라고 했다.
아무 것도 아닌 것 같지만, 이런 행동으로 동료들이 심리적 안정감을 갖고 힘을 낸다. 노시환은 “벤치에서 계속 파이팅도 하고, 연습할 때는 보조 역할까지 해주고, 격려를 많이 해준다”라고 했다. 한화는 주장을 잘 뒀다. 한화가 올해 2위를 달리는데 이런 끈끈함도 분명히 크게 작용했다.

사실 KBO 규정상 엔트리에 없는 선수의 경기 중 덕아웃 입장은 허용되지 않는다. 원칙상 경기가 시작하면 덕아웃에 있으며 안 된다. 그러나 실제 경기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니 상대 팀들이 이의를 제기하지는 않는다. 어쨌든 채은성은 한화의 든든한 주장이다.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