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아직 포기하지 않았다"
마에다 겐타는 4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매사추세츠주 우스터의 폴라 파크에서 열린 2025 마이너리그 보스턴 레다삭스 산하 트리플A 우스터 레드삭스와 원정 맞대결에 선발 등판해 7⅔이닝 동안 투구수 100구, 1피안타(1피홈런) 1볼넷 9탈삼진 1실점(1자책)을 기록했다.
지난 2006년 일본프로야구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에서 히로시마 도요 카프의 지명을 받은 마에다는 두 번의 사와무라상(2010, 2015년)을 수상, 한 차례 MVP(2010년)로 선정되는 등 97승 67패 평균자책점 2.39를 기록한 뒤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았다. 미국 진출 당시 팔꿈치에 메디컬 이슈가 발생했던 마에다는 대형 계약이 아닌 '노예 계약'으로 불릴 정도의 좋지 못한 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이적 첫 시즌부터 LA 다저스에서 16승 11패 평균자책점 3.48로 활약하며 우려를 지워내는 등 4시즌 동안 47승을 수확한 뒤 트레이드를 통해 미네소타 트윈스로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그리고 코로나19로 단축시즌이 열린 트레이드 첫 시즌 6승 1패 평균자책점 2.70으로 좋은 모습을 이어갔다. 그런데 이후가 문제였다.
마에다는 2021시즌 중 수술대에 올랐고, 복귀 이후에도 좀처럼 좋았을 때의 폼을 찾지 못했다. 그래도 2024시즌에 앞서 2년 2400만 달러(약 334억원)의 계약을 통해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에 입단했으나, 계속되는 부진 속에서 40인 로스터에서 제외됐고, 시카고 컵스를 거쳐 뉴욕 양키스와 손을 잡았지만, 올해 빅리그의 부름은 받지 못하는 중이다. 이에 마에다는 미국 생활에 마침표를 찍기로 결정했다.


지난달 31일 'TV 도쿄'의 스포츠 리얼바이브에 방영된 내용에 따르면 마에다는 "솔직히 말하면, 마이너리그에는 가고 싶지 않았다. 정말 하고 싶지 않은 일이다. 미국 생활은 올해로 끝이라고 정했다"며 내년에는 일본으로 돌아가고 싶다. 제안이 없으면 뛸 수 없기에 내가 결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지만, 미국에서 뛰는 건 올해로 마지막이라고 미리 정해뒀다"고 밝혔다.
미국 생활 종료를 앞둔 상황에서 마에다는 올해 최고의 투구를 선보였다. 마에다는 1회 시작부터 아웃카운트 세 개를 모두 땅볼로 잡아냈다. 그리고 2회초 2점의 지원을 받은 가운데, 2회말에는 첫 볼넷을 허용했으나, 이렇다 할 위기 없이 이닝을 매듭지었다. 이후 흐름을 타기 시작한 마에다는 무려 8회말 2사까지 단 한 명의 주자가 출루하는 것도 허용하지 않으며 '노히트' 피칭을 선보였다.
그러나 대기록은 아쉽게 무산됐다. 8회말 연속 삼진으로 빠르게 아웃카운트를 쌓은 뒤 네이선 히키를 상대로 3B-1S에서 5구째 스위퍼를 공략당해 솔로홈런을 맞은 뒤 교체됐다. 그래도 올 시즌 최고의 투구였다. '스포니치 아넥스'에 따르면 이날 마에다의 투구는 일본을 비롯해 한국 KBO리그 스카우트도 지켜봤다고. KBO 입성 가능성은 낮지만, 시장에 나올 마에다의 모습을 체크했다는 것은 관심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스포니치 아넥스'에 따르면 경기가 끝난 뒤 마에다는 일본 복귀에 대한 물음에 "그 부분은 더 이야기하지 않으려고 한다. 생각보다 크게 퍼져버렸다. 말을 하면 또 기사화가 된다. 말한 내 잘못이다"고 양해를 구하며 "마이너리그에서도 우승 경험은 매우 소중하다. 거기에 내가 방해가 된다면, 정말 미안한 일이다. 지금 팀이 우승을 다투고 있기 때문에 나는 승리로 팀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히트에 대한 욕심은 나지 않았을까. 그는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투구수 제한이 있었기에 9회까지 갈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7회가 끝난 뒤 감독님이 '투구 제한이 있는데, 무시하면서 노히트를 고집할 것인가, 아니면 정해진 투구수에 끝낼 건가?'라고 물어보셨다. 그래서 마무리를 하기로 했다. 투구수를 넘기기 위해선 프런트에게 전화를 걸었어야 했다. 팬들은 투구수 제한을 모르니까 기대를 하셨을 것이다. 제한 투구수까지 4구가 남았는데, 3개 연속 볼을 던졌고, 스트라이크를 던지려 했는데, 홈런을 맞았다"고 설명했다.
이미 결단은 내린 듯하지만, 마에다는 빅리그 승격이라는 목표를 내려놓지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남은 경기에서 호투가 절실하다. 마에다는 "등판할 때마다 이기고 싶고, 안 맞고 싶고, 잘 던지고 싶은 건 변하지 않는다. 그리고 올해 목표는 메이저리그에 올라가는 것이다. 아직 포기하지 않았다. 동기를 잃지도 않았다. 하지만 그러다 보면 '누군가 다쳐야 하는데…'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남의 불운을 바라게 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내 가치를 높이는 데 집중하려고 한다. 그리고 올라간다면 정말 기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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