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그룹, HMM 품을까…"인수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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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 전경. /포스코홀딩스

[마이데일리 = 심지원 기자] 미국 철강 관세와 건설 경기 침체로 부진을 겪고 있는 포스코그룹이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해 HMM과의 시너지를 모색하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그룹은 삼일PwC, 보스턴컨설팅그룹, 대형 로펌 등과 자문단을 꾸려 HMM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포스코그룹은 "그룹 사업 전반에 대한 구조 개편을 진행하고 있으며 철강·이차전지 중심의 핵심 사업에 더해 새로운 미래 성장을 위한 신사업을 발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향후 성장성이 유망하고 그룹 사업과 전략적 시너지 창출이 가능한지를 검토하는 수준"이라며 "향후 인수 참여 여부에 아직 결정된 바 없다"라고 덧붙였다.

HMM은 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가 각 36.0%, 35.7%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달 자사주 공개매수가 마무리되면 각 지분율은 30%대 초반으로 떨어질 전망이다.

포스코그룹이 HMM 인수를 추진할 경우, 산은 지분을 확보해 최대주주에 오르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HMM 시가총액(23조6000억원) 기준 약 7조원에 달하는 규모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이번 인수가 상당한 리스크를 안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최용현 KB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포스코의 HMM 인수는 재무 리스크, 기존 핵심 사업과 시너지가 크지 않다는 점, 자본 효율성 측면에서 우려가 더 크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이어 "특히 자본 배분 측면에서 HMM 인수를 가정하면 주주 환원금액이 줄어들 가능성이 큰데 투자자들이 HMM 인수를 효율적인 의사결정으로 받아들여 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포스코홀딩스의 2분기 기준 현금성 자산은 16조5000억원(순차입금 10조9000억원)으로, HMM 지분 30% 인수 자체는 가능하다. 다만 올해 8조8000억원 규모의 설비투자 계획이 부담으로 작용한다. 여기에 철강·이차전지 산업이 다운사이클에 접어든 점과 포스코이앤씨 사고에 따른 현금 유출 가능성까지 겹치며, HMM 인수가 재무적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최용현 연구원은 "포스코는 국내 해운 물동량의 10%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물류사업 진출을 통한 물류 비용 절감을 원할 수 있다"며 "포스코에서 영위하는 사업은 운송 시 대부분 벌크선을 활용하는 반면 HMM의 매출액 중 80% 이상은 컨테이너선에서 발생하고 있다는 점에서 시너지가 크지 않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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