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선수가 되면서 오늘 같은 순간을 기다렸다” 독립리그→최강야구→한화 26세 약방의 감초→대전이 들썩[MD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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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영묵/한화 이글스

[마이데일리 = 대전 김진성 기자] “프로야구 선수가 되면서 오늘 같은 순간을 기다리고 있었다.”

한화 이글스 내야수 황영묵(26)은 사연 있는 선수다. 독립리그 야구단 연천 미라클에 몸 담았고, JTBC 최걍야구의 몬스터즈에서 안정적인 수비로 이름을 널리 알렸다. 그리고 2024년 신인드래프트 4라운드 31순위로 한화에 지명을 받는 기쁨을 누렸다.

황영묵/한화 이글스

전임 감독도, 김경문 감독도 황영묵을 적극 중용한다. 김경문 감독은 올 시즌 초반 황영묵을 주전 2루수로 썼다. 안치홍이 부진하자 황영묵 중용으로 분위기를 잘 바꿨다. 그런 황영묵은 안정적인 수비력에 비해 타격은 부침이 있다. 결국 김경문 감독은 언젠가부터 이도윤, 하주석 등 2루에 여러 선수를 돌려가며 기용했다.

그렇다고 황영묵에 대한 기대를 접은 건 아니다. 3일 대전 NC 다이노스전서는 8회말에 손아섭의 대주자로 투입된 뒤 10회말에 타석에 들어서서 끝내기안타를 날렸다. 1사 1,3루 찬스였다. 초구에 1루 주자 안치홍이 2루를 훔치면서 황영묵에게 병살타에 대한 부담을 줄여줬다.

황영묵은 2구 슬라이더가 가운데로 들어오자 놓치지 않고 끝내기 1타점 우전적시타를 날렸다. 수비가 돋보이는 선수가 타격으로 빛난 하루였다. 원샷원킬. 그는 구단을 통해 “데뷔 첫 끝내기안타였는데 정말 프로야구 선수가 되면서부터 오늘 같은 순간을 기다리고 있었다. 팀의 승리에 조금이나마 힘을 더한 것 같아 정말 기분이 좋다”라고 했다.

계속해서 황영묵은 “대타로 나간 타석이 첫 타석이어서 내 감이나 컨디션을 알 수 없었다. 초구부터 자신 있게 돌리려고 했다. 초구 헛스윙을 하고 나서는 같은 공이 올 것이라는 생각에 비슷한 공이면 공격적으로 휘두르자는 마음으로 타석에 임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황영묵은 “3루주자가 (이)도윤이 형이었는데 발도 빠르고 주루센스가 좋은 선배라는 점에서 내가 정확히 타격만 하면 분명히 득점이 될 거라고 믿었다. 때문에 마음이 편했던 것도 좋게 작용한 것 같다”라고 했다.

한화에 최고의 시나리오는 1사 3루서 대타로 먼저 기용된 안치홍이 경기를 끝내는 것이었다. 그러나 NC 이호준 감독이 자동고의사구로 대응하면서, 황영묵에게 기회가 왔다. 황영묵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팬들과 김경문 감독에게 좋은 인상을 남겼다.

황영묵은 “사실 개인 성적이 좋지 않음에도 내가 기회를 받을 수 있는 건 팀 성적이 좋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감독님과 코치님들이 기회를 주시는 것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대수비든 대주자든 대타든 내 자리에서 팀에 도움이 되자는 생각으로, 팀의 가을야구를 위해 하루하루 경기에 임하겠다”라고 했다.

황영묵은 올 시즌 101경기서 타율 0.257 1홈런 15타점 32득점 OPS 0.656 득점권타율 0.241이다. 포스트시즌 엔트리에 포함되면 대수비, 대주자 롤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방망이가 살아있다는 걸 보여준 경기이기도 했다.

황영묵/한화 이글스

황영묵의 끝내기안타는 대전한화생명볼파크는 말할 것도 없고 대전역까지 들썩이게 했다. 기자가 이동관계로 이 경기를 끝까지 보지 못하고 먼저 경기장에서 나왔다. 대전역에 도착하니 한화 팬들이 TV에 모여 우천중단 후 재개된 경기를 지켜보고 있었다. 황영묵의 끝내기안타가 터지자 대전역이 한화 1루 내야응원석으로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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