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고려아연, 연일 충돌… 이번엔 액트와 ‘공모’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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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풍이 주주행동 플랫폼 ‘액트(ACT)’와 공모해 최대주주인 자사를 공격하는 계획을 치밀하게 세웠다는 주장을 새롭게 내놨다
영풍은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이 주주행동주의를 표방하는 용역 플랫폼 액트(운영사 컨두잇)와 공조해 자사를 압박해온 정황이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 영풍

사사위크=이미정 기자  영풍과 고려아연의 치열한 분쟁이 지속되고 있다. 고려아연의 경영권 분쟁을 둘러싸고 촉발된 갈등은 1년 넘게 이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영풍 측은 최근 고려아연 및 최윤범 회장과 관련된 각종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최근엔 주주행동 플랫폼 ‘액트(ACT)’와 공모해 최대주주인 자사를 공격하는 계획을 치밀하게 세웠다는 주장을 새롭게 내놨다. 고려아연 측은 “정상적인 자문 계약일 뿐”이라며 반박했다.

◇ “고려아연, 액트와 손잡고 ‘영풍 공격’ 전략 추진” 

영풍 측은 3일 “액트가 2024년 9월 작성한 내부 문건에는 ‘Y사(영풍) 공격’이라는 표현이 명시돼 있다”며 “보고서에는 주주명부 열람, 가처분 소송, 임시 주주대표 선임 등 영풍을 압박하는 방안이 구체적으로 담겼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같은 보고서 작성 시점은 영풍·MBK의 공개매수 이전으로,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 측이 먼저 공세를 준비했다는 정황”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액트는 고려아연과 체결한 계약 일부를 최 회장의 특수관계사 영풍정밀로 변경했으며, 이후 영풍 이사회 진입을 위해 긴밀한 협의를 이어간 것으로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영풍 측은 “2월 작성된 액트의 또 다른 내부 문건에서는 ‘영풍정밀 측 후보의 이사회 진입이 최우선 목표’라며, 머스트자산운용 측 후보와의 경쟁 구도에 대비한 고려아연-액트 간 긴밀한 협의 필요성도 강조했다”며 “실제로 영풍정밀은 올해 영풍 정기주총에서 이사 후보를 내세웠으나 표 대결에서 패했다”고 밝혔다.

영풍 측은 “‘소액주주의 대변자’를 자처한 용역 플랫폼 ‘액트’가 소액주주의 표심을 좌우할 수 있는 영향력을 앞세워 경영권 분쟁에 있어서 한 쪽 편에 서서 금전적 대가를 받고 적극 개입한 점은 부도덕하다는 지적을 받을 수 있다”며 비판했다. 

그러면서 “고려아연 경영진이 액트와 계약을 체결하고, 최대주주인 영풍을 견제하기 위한 전략을 실행해 온 정황이 드러나면서, 경영진의 배임 및 선관주의 의무 위반 가능성이 제기된다”고 강조했다.  액트와의 계약 및 자문료 지급은 고려아연 본연의 업무와 무관할 뿐 아니라, 회사 이익보다 특정인 이해관계를 우선한 행위로 판단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액트와 영풍정밀에 대해서는 자본시장법 위반 의혹을 제시했다.

영풍 측은 “올해 2월 작성된 액트 내부 문건에 따르면, 영풍정밀은 액트에게 집중투표제 도입, 주식 현물배당 등 주주총회 안건과 관련해 여러 주주들과 접촉하도록 요청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는 자본시장법 제152조에서 규정한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 행위로 해석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영풍정밀과 액트가 위임장 용지 및 참고서류를 교부하지 않은 채 활동을 전개해,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의 법적 요건을 위반했을 소지가 있다는게 영풍의 지적이다. 

또 “영풍정밀은 의결권대리행사권유 참고서류에 액트를 특별관계자로 기재해야 했음에도 이를 누락했으며, 이는 참고서류 부실기재에 해당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영풍 관계자는 “특정 세력이 회사의 정상적인 경영활동을 저해하는 행위는 주주와 임직원 모두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며 “법과 원칙에 따라 필요한 대응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 고려아연 “정상적 자문계약일 뿐, 일방적 주장 유감”

다만, 이날 고려아연 측은 액트와의 공조 의혹에 대해 “정상적인 자문 계약일 뿐”이라며 즉각 반박했다. 고려아연 측은 “소액주주 플랫폼과는 별개로 전자위임 및 기업분석 자료 제공, 주주총회 컨설팅 등 ‘기업분석 및 주주행동 관련 각종 서비스’를 제공하는 주주총회 컨설팅 업체와 고려아연이 맺은 주주총회 자문 계약을 영풍이 일방적으로 왜곡하고 있다”고 밝혔다.

고려아연 측은 액트와의 공조 의혹에 대해 “정상적인 자문 계약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 뉴시스 
고려아연 측은 액트와의 공조 의혹에 대해 “정상적인 자문 계약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 뉴시스 

이어 “당사가 영풍에 대한 공격을 위해 소액주주 플랫폼과 계약을 체결하고 비용을 지급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당사는 해당 업체가 제공하고 있는 여러 서비스 중 주주총회 자문 관련 용역 계약을 체결했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당사는 해당 업체로부터 시장과 주주의 관심이 매우 높아진 ‘고려아연 주주총회’의 성공적인 운영과 소액주주 등을 위한 주주친화적인 주주총회 안건 개발 관련 자문 서비스를 제공받았으며, 이를 바탕으로 지난 주주총회에서 사외이사의 이사회 의장 선임과 집중투표제 도입 등 주주친화적인 안건으로 주주들의 높은 지지를 받은 바 있다”고 설명했다. 

고려아연 측은 “구체적인 계약 내용과 달리 이를 왜곡하고 일방적 주장을 내놓고 있는 영풍 측에 강력한 유감의 입장을 전한다”며 “이는 법적으로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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