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걸(21득점) 4경기에 나눠서 내주지…” 승운 없던 류현진이 13점 와장창 지원받은 날, 농담도 잘 하네[MD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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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대전=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마이데일리 = 대전 김진성 기자] “이걸 한 4경기로 나눠서 내주지.”

한화 이글스 토종 에이스 류현진(38)은 올 시즌 유독 승운이 없었다. 사실 과거에도 몇 차례 이런 시즌이 있었다. 그러나 주로 한화의 전력이 좋지 않던 시절이었다. 그런데 올해 한화는 전력이 좋은 편이다. 타선이 상대적으로 덜 돋보이지만 약한 것은 아니다. 불펜도 좋다. 선발투수가 승리를 따내기 좋은 환경이다. 류현진 정도의 경쟁력을 갖고 있는 투수라면 더더욱 그렇다.

류현진/대전=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야구가 참 희한하다. 당연히 의도한 것도 아닌데 류현진이 등판하는 날, 유독 한화 타선이 안 터졌다. 타선이 터져도 불펜이나 수비에서 문제가 벌어진 경기들도 있었다. 그렇게 2일 대전 KIA 타이거즈전 이전까지 22경기서 6승7패에 그쳤다.

퀄리티스타트가 10회밖에 없긴 하다. 그러나 이는 김경문 감독이 류현진의 시즌 전체 이닝, 에너지를 관리하기 위한 차원이었다. 여전히 류현진은 5⅓~5⅔이닝 2~3실점 이내의 안정적인 투구를 하는 투수다. 결국 류현진의 흥을 더 올리기 위해선 타자들의 도움이 필요했다.

그게 바로 이날이었다. 한화 타자들은 KIA 김도현에게 4⅓이닝 동안 9득점했다. 류현진이 마운드를 지킨 6회까지 무려 13점을 올렸다. 한화 타선은 이후에도 화끈하게 터지면서 21-3으로 대승했다. 류현진은 경기 후 자신이 던진 날 동료 타자들이 21점을 뽑아준 기억이 없다고 웃었다. 어쨌든 류현진은 심적 안정감 속에 6이닝 7피안타(1피홈런) 4탈삼진 2실점으로 시즌 7승을 달성했다.

류현진은 “모든 선발투수의 마음이다. 초반에 점수 내주면 너무 편하죠. 그런데 뭐 5회 정도에만 내줘도 충분히 힘을 낼 수 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웃더니 “이거를 좀, ‘한 4경기에 나눠서 내주지’라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했다.

그러나 류현진은 야수들에게 늘 진심으로 고마운 마음이다. “항상 야수들이 노력을 많이 한다. 고마운 마음이다”라고 했다. 이로 7승에 성공했고, 3승을 보태면 10승을 달성한다. 류현진이 10승을 달성하면 한화 선발진은 코디 폰세(16승), 라이언 와이스(14승), 문동주(10승)에 이어 선발승 10승 4인방을 배출한다. 그럴 경우 2012년 삼성 라이온즈, 2015년 삼성 라이온즈, 2016년 두산 베어스, 2018년 두산 베어스, 2020년 KT 위즈에 이어 여섯번째 대업을 달성한다.

류현진은 “내 승수보다 그냥 내가 등판하는 날 팀이 많이 이기면 좋겠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몸 상태도 너무 좋다. 커브도 괜찮았고, 직구 제구도 좋았다. 윤도현이 잘 쳐서 홈런 하나를 내줬고, 그것 빼고는 제구가 잘 됐다”라고 했다.

류현진/대전=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아직 류현진은 살아있음을 느낀다. 메이저리거 시절보다 힘이 떨어지지 않는다고 했다. “아직까지 힘든 부분은 없다. 직구도 최고구속보다 평균구속이 중요하다. 160km 나오면 뭐해요. 평균구속이 중요하지”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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