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절실함이 느껴지지 않는다"
LA 다저스는 31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홈 맞대결에서 1-6으로 무릎을 꿇으며, 2연패의 늪에 빠졌다.
이날 경기는 다저스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엉망진창의 경기였다. 팽팽한 투수전의 흐름 속에서 선취점을 뽑은 것은 7회초 애리조나였다. 하지만 이날 선취점은 다저스의 몫이 될 수 있었다. 5회말 무사 2, 3루 찬스에서 오타니 쇼헤이가 애리조나 선발 에드아르도 로드리게스를 상대로 초구를 받아쳐 좌익수 방면에 큼지막한 타구를 만들었다.
이때 3루 주자였던 키케 에르난데스가 홈을 향해 내달렸는데, 너무나도 방심했던 것일까. 키케는 슬라이딩도 하지 않은 채 세이프 판정을 노리려고 한 결과 애리조나의 중계플레이에 잡히며 희생플라이가 됐어야 할 상황이 더블아웃이 돼 버렸다. 문제는 이날 다저스의 실수는 키케의 본헤드 주루플레이 하나에 그쳤던 것이 아니었다.
4회에는 2루 주자 프레디 프리먼이 내야 땅볼 타구에 무리하게 3루를 향해 내달리다가 아웃 판정을 받기도 했다. 그리고 타선은 시종일관 힘을 쓰지 못하면서 선발 타일러 글래스노우가 7회초 수비에서 3점을 내주게 되자, 7회말 공격에서 한 점을 쫓는 것이 고작이었다. 게다가 수비에서도 두 개의 실책이 발생하는 등 오합지졸 그 자체였다.
이에 데이브 로버츠 감독이 불같이 화를 냈다. 일본 '산케이 스포츠' 등 복수 언론에 따르면 로버츠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오늘 밤은 세세한 부분에서 집중력이 부족했다. 우리답지 않은 플레이가 많았다. 타석에서의 대응, 수비에서의 판단 같은 작은 실수들이 겹쳐서 스스로 어렵게 만들었다. 상대가 이긴 것은 맞지만, 자멸한 부분도 크다. 오늘 밤의 팀은 마치 다른 팀 같았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날 패배로 다저스는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2위에 랭크돼 있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격차가 다시 1경기로 좁혀졌다. 로버츠 감독은 "페넌트레이스 한가운데에서, 2위 샌디에이고와 1경기 차라는 상황은 본래 즐길 만한 것이다. 전원이 그런 마음가짐을 보여줘야 한다. 그런데 최근 두 경기에서 선수들의 절실함이 느껴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현재 다저스와 샌디에이고의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왕좌' 다툼은 정규시즌 일정이 끝날 무렵에야 결정이 될 분위기다. 때문에 다저스 입장에선 매 경기를 포스트시즌처럼 치러야 한다. 그런데 최근 다저스는 막대한 자금을 투자해 최고의 전력을 끌어모은 팀이라고 보기 어려운 경기력을 거듭하고 있다. 이대로면 NL 서부지구 우승을 통해서가 아닌 와일드카드로 포스트시즌 일정을 치러야 할 수도 있다.
로버츠 감독은 "매번 '상대를 칭찬할 수밖에 없다'고 말하는 건 변명일 뿐"이라며 "우리의 실력은 훨씬 더 위에 있다. 타석에서의 접근 방식과 실행력을 철저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다저스의 경기력에 뿔이 난 것은 로버츠 감독만이 아니었다. 선발로 마운드에 올라 7이닝 3실점(3자책)으로 퀄리티스타트+(7이닝 3자책 이하)로 역투했음에도 불구하고 패전의 멍에를 쓴 타일러 글래스노우는 "개인적으로 마지막 이닝(7회)이 아쉽다"며 "팀은 금방 다시 일어설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솔직히 지금은 많이 답답하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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