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수원 김진성 기자] “와, (정)해영이 볼 좋던데요.”
KT 위즈는 31일 수원 KIA 타이거즈전서 혈투를 벌였다. 4-3 리드를 잡자 선발 오원석을 6회 시작과 함께 에이스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로 바꿨다. 헤이수스는 28일 부산 롯데 자이언츠전서 6이닝을 던진 상황. 이날 수원에서 불펜투구가 예정됐으나 갑작스럽게 경기 전에 내린 비로 실전 1이닝 등판으로 대체하기로 이강철 감독과 합의했다.

KT는 헤이수스에게 딱 1이닝만 맡겼다. 문제는 6~8회에 추가점 찬스가 계속 있었는데 못 도망갔다는 것. 결국 4-3 불안한 리드서, 8회초 1사 2,3루 위기를 맞이하고 말았다. 이때 이강철 감독은 마무리 박영현 카드를 과감하게 꺼냈다. 아웃카운트 5개를 맡기겠다는 구상. 28일 롯데전 이후 이틀 쉬었기 때문에 충분히 가능한 승부수.
결국 박영현은 무너졌다. KIA는 김석환의 우익수 희생플라이에 이어 김규성이 우측 펜스를 직격하는 인사이드 더 파크 홈런을 쳤다. 주자 2명 모두 홈을 밟고 6-4 역전. 경기흐름이 완전히 KIA로 넘어갔다. KT는 에이스를 내고도, 마무리를 8회 1사에 올리고도 데미지 2~3배의 패배를 안기 직전으로 몰렸다.
그러나 야구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었다. 9회말 2사 1루서 KIA 마무리 정해영의 제구가 흔들리며 황재균이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출루하며 분위기가 묘하게 바뀌었다. 장성우의 1타점 추격의 좌전적시타로 5-6. 2사 1,2루. 여기서 김상수가 정해영에게 8구 끝 슬라이더를 통타, 우중간 끝내기 2타점 2루타를 뽑아냈다. 바깥쪽 보더라인에 들어간 공을 김상수가 기 막히게 쳤다.
결국 이강철 감독의 다 실패한 승부수를 김상수의 방망이가 살린 셈이었다. 김상수는 경기 후 “와, 해영이 볼 좋던데요”라면서 “계속 슬라이더를 던지길래 결과적으로 기분이 좋다. 성우형이 치길래 일단 찬스가 왔다. 앞에서 못한 걸 만회하자 싶었다. 어떻게든 살아나가려고 했다”라고 했다.
사실 이날 김상수는 잘 맞은 타구가 계속 야수들에게 걸렸다. “현종이 형에게 친 것도 그랬고, 계속 괜찮게 맞는데…결과적으로 이 타구가 나오려고 계속 잡혔던 것 같다. 야수들은 빗맞아도 안타가 나오는 게 중요하다”라고 했다.
맞는 순간 끝내기를 직감했다. “1루 주자가 빠르고, 다 뛰고 있어서 잘 하면 끝내기가 되겠다고 생각했다. 손맛이 좋았다. 도파민이 좀 터졌다. 지금 5강 싸움을 너무 힘들게 하고 있는데, KIA전이라 좀 더 중요하게 생각했다. 분위기를 타면 좋겠다”라고 했다.
헤이수스의 깜짝 등판에, 마무리 박영현의 붕괴까지. 야수들은 책임감이 컸다. 김상수는 “아무래도 그렇다. 분위기가 좀 죽을 수 있었는데 분위기를 타면 좋겠다. 그래도 8회 역전을 당해도 따라갈 수 있다고 생각했고 포기하지 않았다”라고 했다.

김상수는 늘 순위표를 보며 하루를 마치고 다음 경기를 준비한다. “당연히 다 본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야 할 것 같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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