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세리머니 장면 기억 남아" 두산 달항아리 선물→오승환 글러브 답례, 끝판대장 은퇴투어 스타트 [MD잠실]

[마이데일리 = 잠실 심혜진 기자] '끝판 대장' 오승환(삼성 라이온즈)이 본격적으로 팬들과 작별 인사를 했다.

오승환은 2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두산 베어스 전을 앞두고 은퇴투어에 나섰다.

오승환은 이승엽(당시 삼성), 이대호(당시 롯데 자이언츠)에 이어 KBO리그 역대 세 번째로 은퇴 투어를 한다.

경기 전 두산이 은퇴 투어 선물을 전달했다. 2017년 이승엽, 2022년 이대호에게도 선물했던 경기도 이천의 특산품인 달항아리였다.

이번 달항아리에는 '끝판대장 그 역사에 마침표를 찍다'를 새겼다.

두산에 따르면 내부 논의 결과 오승환 선수의 별칭인 '끝판 대장'을 강조한 문구가 가장 많은 표를 얻었다. 이밖에 오승환 사진 액자도 전달했다.

오승환은 본인의 사인 글러브를 두산에 답례품으로 전달했다. 전달한 글러브 명패에는 '두산베어스와 함께했던 소중한 추억을 기억하겠습니다. 끝판대장 오승환 드림'이라는 문구가 새겨져있다.

삼성도 두산 팬들과 프런트를 위해 각 50개씩의 응원타월과 티셔츠를 준비했다.

오승환은 "21년 동안 마운드에 서는 동안 많은 순간들이 떠오른다. 잠실야구장 마운드에서 행복했던 기억들이 많다"며 "두산 베어스 선수들, 팬분들과 함께 했던 소중한 추억, 기억들 가슴 깊이 새겨두겠다. 잔여 경기가 남아있는데 두산 베어스 선수들 다치지 않고 일정 잘 마무리할 수 있도록 응원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은퇴 투어 행사 후 오승환은 서준 군과 함께 취재진 앞에 섰다.

그는 "이제 실감이 나는 것 같다. 두산 쪽에서도 준비를 너무 잘해주셨다"며 감사함을 전했다.

은퇴 투어 소감을 말할 때 잠시 울컥하는 모습이었다. 이에 "떨려서 그랬다. 마운드에서 공 던지는 것보다 더 긴장되더라. 이야기하면서 예전 기억들이 순간적으로 떠오르는 게 있다보니 울컥하긴 했다"며 "어떤 장면은 아니고 이제 저 마운드에 서지 못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두산이 선물한 달항아리에 만족감을 보인 오승환은 "문구가 너무 마음에 들었다"며 미소지었다.

잠실에서 기억나는 장면을 묻자 "한국시리즈가 잠실에서 많이 열렸다. 그래서 우승했던 순간이 기억에 남는다. 잠실 마운드에서 우승 세리머니 했던 장면이 기억에 많이 남는 것 같다"고 돌아봤다.

은퇴투어 스타트를 끊은 오승환은 "감사한 마음이 크다. 사실 은퇴투어에 대해 머리 속에 담아주지 않았는데, 선발 투수가 아닌 불펜 투수로서 은퇴투어를 하는 것에 의미를 두고 싶다. 불펜 위상을 팬분들께 많이 알려드릴 수 있어서 좋다"고 만족감을 전했다.

아직 구체적인 은퇴 후 계획을 세우지 않았다. 오승환은 "아직 은퇴가 실감나지 않아서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기 힘들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육아에 전념하려 한다. 가족들과 이야기한 부분이 지금까지 고생했으니 이 시간만이라도 편하게 지냈으면 해서 큰 고민은 안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본인에게 어떤 말을 해주고 싶냐라는 질문에 "고생했다고 말하고 싶다. 한국, 미국, 일본 돌아다니면서 많은 경기에 나가 던졌다. 몸이 힘들다, 공을 놓아야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었는데 은퇴라는 단어가 내 입에서 나오면서부터 고생했다라는 말이 가장 먼저 떠올랐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