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민 그리고 성소수자 까지 담은 이야기...영화 '3670'을 아십니까?

마이데일리

[마이데일리 = 남혜연 기자] 탈북민의 과거가 아닌 미래에 대해 담아 솔깃하다.

소수자를 넘어 모두가 공감할 수 있을까. 어찌보면 파격적일 수 있는 소재에 '가장 패기 넘치는 작품'이라는 시선도 있었다. 바로 영화 '3670'에 대한 이야기다.

오는 9월 3일 개봉 예정인 영화 '3670'이 27일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진행된 언론/배급 시사회 및 기자간담회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3670'은 자유를 찾아 북에서 온 성소수자 ‘철준’이 동갑내기 남한 친구 ‘영준’을 통해 관계와 감정의 엇갈림을 경험하며 자신만의 사랑과 행복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

2025 샌프란시스코 국제 영화제 월드 프리미어 공식 초청에 이어 2025 전주국제영화제에서 한국경쟁 배우상(김현목), 배급지원상, CGV상, 왓챠상까지 4관왕을 거머쥐며 스포트라이트를 받은바 있다.

이날 '3670' 기자간담회에는 박준호 감독과 배우 조유현(‘철준’ 역), 김현목(‘영준’ 역), 조대희(‘현택’ 역)이 참석해 작품의 기획 배경과 메시지, 촬영 에피소드, 그리고 극 중 삽입곡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며 현장을 뜨겁게 달궜다.

먼저 장편 데뷔작 '3670'의 출발점에 대한 질문에 박준호 감독은 "탈북자 교육 자원봉사 활동을 하며 얻은 경험이 작품의 원천이 됐다. 이전 단편 '은서'(2019)에서도 탈북자를 주인공으로 다뤘는데 이때 밑바탕이 된 시나리오를 구상했다"면서 "탈북자가 늘 과거의 서사로만 소비되는데 아쉬움이 있었다. 그들의 출신이나 과거가 아닌 현재와 미래를 살아가는 존재로 그리고 싶었다"며 오랜 기간 영화를 준비해온 배경을 밝혔다.

박준호 감독은 또한 성소수자 서사의 확장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새로운 퀴어 영화를 만들고 싶었는데 그러던 중 탈북민과 성소수자 커뮤니티의 유사성에 집중하게 됐다. 두 집단 모두 사회에서 자신을 위장할 수 있다는 유사성에 집중해 이를 중첩시켰다"며 "기존 퀴어 영화가 흔히 다뤄왔던 정체성 갈등이나 혐오 기반의 대립 대신, 이미 스스로의 정체성을 받아들이고 살아가는 인물들의 이야기도 그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덧붙여 "주로 퀴어 영화에서는 성소수자를 인정하지 않는 인물, 혐오를 주요 갈등 장치로 다룬다. 그러나 관객의 입장에서 이를 보고 싶지 않았고, 때로는 스크린에 담기는 혐오가 재생산될 위험도 있다라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그래서 내가 연출하는 작품에서는 정체성에 대한 혐오와 갈등을 담는 대신, 현실을 살아가고 있는 모습을 있는 그대로 담아내면 관객들 역시 살아가는 모습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배우 조유현, 김현목, 조대희 등 배우들과 박준호 감독./ 엣나인필름

배우 조유현, 김현목, 조대희 역시 시나리오를 처음 접했을 때의 소감과 캐릭터에 대한 진심 어린 애정을 전하며 현장의 관심을 모았다. 먼저 자유를 찾아 남한으로 넘어온 성소수자 ‘철준’을 연기한 조유현은 "첫 영화인데 주연 배우를 찾고 있다는 연락을 받고 놀라움과 기쁨이 동시에 밀려왔다"라며 "시나리오 전체를 처음 읽었을 때 ‘철준’과 내가 비슷한 점이 많다고 느껴 꼭 참여하고 싶었다"고 출연 계기를 밝혔다.

‘철준’을 남한 게이 커뮤니티로 이끄는 동갑내기 친구 ‘영준’을 맡은 김현목은 "대본을 읽는 순간, 관계의 얽힘과 설킴, 그리고 각 캐릭터 사이의 다층적인 서사에 매료됐다. 친구였다가 그 이상의 관계가 되기도 하고, 때로는 같은 공간에 있는 것조차 불편해질 정도로 변화하는 관계성이 배우로서 욕심을 불러일으켰다"며 작품에 대한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또한 ‘철준’이 합류하는 97년생 동갑내기 모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인물 ‘현택’을 연기한 조대희는 "감독님께서 ‘킹카’로 보였으면 좋겠다고 하여 부담이 크기도 했다. 그러나 대화를 나누며 외로움과 상처를 안고 있으면서도 이를 솔직하게 받아들이고 나아가려는 인물이라는 점에서 매력을 느껴 출연을 결정했다"고 전했다.

탈북민과 성소수자를 한 작품에 담아낸 것에 대해 박준호 감독은 "소수자의 이야기이다 보니 대중이 어렵게 느끼거나 거부감을 가질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지만, 그것을 지나치게 고려하지는 않았다"면서 "비록 소수자를 다루고 있지만 새로운 커뮤니티에 첫발을 내딛고 그 안에서 적응해가는 과정은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인 감정이라고 생각한다. '3670' 역시 그런 보편성 속에서 관객에게 다가가길 바랐다"고 강조했다.

조유현 또한 “‘철준’이 처음 커뮤니티에 들어섰을 때 느낀 감정은 배우 조유현이 새로운 공간, 커뮤니티에 느낀 감정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고 영화에 대한 애정을 표현했다.

한편, 영화 '3670'은 오는 9월 3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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