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 두고 동성제약 ‘내홍’…삼촌·조카, 배임 혐의 맞고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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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양구 전 동성제약 회장(왼쪽), 나원균 동성제약 대표이사. /동성제약

[마이데일리 = 이호빈 기자] 동성제약의 경영권을 둘러싼 갈등이 고소·고발전으로까지 비화했다. 나원균 대표와 삼촌인 이양구 전 회장이 서로를 배임 혐의로 맞고발하며 분쟁이 격화되고 있다.

26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동성제약은 전날 이 전 회장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업무상 배임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고발 대상에는 이 전 회장의 지분을 인수한 브랜드리팩터링의 백서현 대표도 포함됐다.

동성제약은 이 전 회장이 실질적으로 지배한 협력사 오마샤리프화장품을 통해 회사 자산을 무상 또는 시세보다 크게 낮은 가격에 처분, 9억5000만원 상당의 손실을 끼쳤다고 주장했다. 특히 올해 4월 브랜드리팩터링과 368만여주 매매계약을 맺는 과정에서 오마샤리프화장품이 보유한 동성제약 주식 121만여주가 적법한 절차 없이 무상 또는 저가로 넘어갔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 전 회장은 지난 4월 브랜드리팩터링에 동성제약 주식 2만6000주를 무상 양도했으며, 같은 달 말에는 나머지 119만여주를 시가보다 낮게 매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누나 이경희 씨에게 넘기기로 약정했던 240만주를 브랜드리팩터링에 이중 매각한 정황도 드러나 주주 피해 논란이 커졌다.

동성제약은 회생 절차 개시 직후 하루 동안 965만주가 쏟아지며 주가가 급락했는데, 해당 물량 역시 이 전 회장이 브랜드리팩터링 측에 저가로 넘긴 지분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현재 브랜드리팩터링은 이 전 회장의 보유 지분 14.12%를 모두 확보해 최대주주에 올랐으며, 다음 달 12일 임시 주총에서 현 경영진 해임안을 상정하고 표 대결을 준비 중이다.

앞서 이 전 회장이 선임한 고찬태 감사는 지난 6월 나 대표 등 현 경영진을 177억원 규모의 횡령·배임 혐의로 경찰에 고소한 바 있다. 이는 지난해 말 기준 동성제약 자기자본의 30.6%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동성제약 측은 혐의에 대해 적극 소명하겠다고 밝혔으며, 부당한 고소에 대해서는 형사 대응에 나서겠다고 맞섰다. 브랜드리팩터링 측은 “현 경영진의 불법행위가 회사의 거래정지 사태를 초래한 핵심 원인”이라며 “책임전가로 일관하는 경영진 전원 사임만이 회사 정상화와 거래재개의 첫 걸음”이라고 강조했다.

동성제약은 지난 6월 23일 기업회생 절차에 돌입했으며, 다음 달 임시 주총에서 경영진 교체 여부를 두고 양측의 정면 충돌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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