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김경현 기자] 'KBO리그 최고의 역수출 신화' 메릴 켈리(텍사스 레인저스)가 이적 후 첫 승리를 챙겼다.
켈리는 25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에 위치한 글로브 라이프 필드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와의 홈 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4피안타 2볼넷 8탈삼진 무실점으로 승리했다.
이적 후 첫 승리다. 텍사스는 지난 1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1대3 트레이드를 통해 켈리를 영입했다. 왼손 미치 브렛과 콜 드레이크, 오른손 데이비드 허거먼이 애리조나로 향했다. 이적 후 4경기에 등판했지만, 무승 1패 평균자책점 4.09로 아쉬웠다. 앞선 2경기는 연속으로 퀄리티스타트를 적어냈지만 타선의 도움을 받지 못했다. 그리고 이날 승리의 기쁨을 맛본 것.
메이저리그 통산 4번째 10승 시즌이다. 켈리는 2015시즌에 앞서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 소속으로 KBO리그에 입성, 4시즌 동안 48승 32패 평균자책점 3.86을 기록했다. 이후 메이저리그에 건너갔고, '역수출 신화'라는 단어의 창시자가 됐다. 2019년 13승을 시작으로 2022년 13승, 2023년 12승을 적어냈다. 올 시즌도 훌륭한 피칭을 선보인 끝에 2년 만에 10승 고지에 올랐다. 메이저리그 통산 성적은 63승 51패 평균자책점 3.72다.

투구는 깔끔했다. 켈리는 1회를 삼진 2개를 묶어 삼자범퇴로 끝냈다. 2회 2사 1, 3루 위기에 몰렸지만, 보 네일러를 파울팁 삼진으로 잡고 실점하지 않았다.
3회와 4회는 큰 위기 없이 넘어갔다. 5회 2사 이후 볼넷과 폭투로 2사 2루에 몰렸다. 앙헬 마르티네스를 1루수 땅볼로 처리하고 실점하지 않았다. 6회와 7회는 삼자범퇴로 끝냈다.
8회가 아쉬웠다. 7회까지 투구 수 90개를 소화한 켈리는 8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그러나 브라이언 로키오에게 안타, 네일러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허용했다. 대니 쿨롬이 구원 등판했고, 실점 없이 3연속 범타를 이끌어냈다. 텍사스는 5-0으로 승리했고, 켈리도 승리투수의 영광을 안았다.
경기 종료 후 'MLB.com'은 "켈리는 왜 레인저스가 그를 영입할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는지를 증명했다"고 선수를 높게 평가했다.
켈리는 "이 팀이 저를 트레이드로 데려왔다는 사실에 큰 자부심을 느낀다"라면서 "오늘 같은 경기가 그 이유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선발진에 안정감을 보태고, 전체적인 뎁스를 이어가는데 기여하는 것"이라고 소감을 남겼다.
이어 "이 선발진의 일원이 된 게 영광스럽다. 구단과 코칭스태프가 나를 이 그룹에 더해줄 만큼 자신감을 가졌다는 사실이 영광이다. 제이콥 디그롬과 네이선 이발디가 이 게임에서 해온 것들은 누구나 알 것이다. 패트릭 코빈은 오래도록 버텨왔고, 잭 라이터는 어린 나이에 놀라운 구위를 갖고 있다. 그런 이름들과 함께 있다는 사실은 겸손하게 만든다. 그들이 이뤄낸 것들과 함께 있다는 게 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브루스 보치 텍사스 감독은 "그는 원하는 피처빌리티(pitchability)를 갖췄다. 월드시리즈에서 우리를 상대로 얼마나 잘 던졌는지 이미 봤다. 침착함이 마음에 든다. 구속을 바꾸고, 코너를 공략하고, 타자의 스윙을 읽어낸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스티븐 보트 클리블랜드 감독은 "켈리는 오랫동안 정말 좋은 투수였다"라면서 "우리 타자들이 칠 만한 공을 전혀 남겨두지 않았다. 그래서 아무것도 만들어내지 못했다"고 답했다.
켈리의 '역수출' 전설은 어디까지 이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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