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대전 이정원 기자] "그래도 기분 좋네요."
한화 이글스 베테랑 외야수 손아섭은 지난 23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SSG 랜더스와 경기에서 팀이 2-0으로 앞선 8회말 선두 타자로 나와 미치 화이트를 상대로 안타를 뽑아냈다. 최근 10타수 무안타의 침묵을 깨는 동시에 KBO리그 역대 최초 2600안타 고지를 밟는 순간이었다.
손아섭은 지난해 6월 박용택 KBSN스포츠 해설위원을 넘어 KBO리그 통산 안타 1위로 올라섰다. 그가 때리는 안타 한 개 한 개가 모두 기록이다.
2007년 롯데 자이언츠에서 프로 데뷔의 꿈을 이룬 손아섭은 2012년, 2013년, 2017년, 2023년 최다안타 타이틀을 네 차례나 가져왔다. 2010년부터 2023년까지 매년 세 자릿수 안타를 때렸다. 지난 시즌 불의의 부상으로 기록이 끊겼지만, 올 시즌 다시 100안타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트레이드 마감일인 지난달 31일 손아섭은 NC 다이노스를 떠나 한화 유니폼을 입었다. 한화는 마지막 우승 퍼즐을 맞추기 위해 NC에 2026 신인 드래프트 3라운드 지명권과 현금 3억원을 내주는 대신 손아섭을 데려왔다. 한화 와서 17안타를 쳤다.
경기 후 손아섭은 "어떤 투수가 상대로 나오든, 10타수 무안타를 치고 있든 나를 믿고 기회를 주신 김경문 감독님 덕분에 좋은 기록을 달성할 수 있었다. 감독님과 코치님들께 감사드린다"라며 "추가 득점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거기서 추가점을 내면 9회 수비를 쉽게 갈 수 있다고 생각했다. 다행히 실투가 왔고, 좋은 타구로 연결이 되어서 기분이 좋다"라고 이야기했다.
기록도 기록이지만, 팀이 연패에 빠져 있다 보니 기록을 신경 쓸 틈이 없었다. 그렇지만 기록을 달성한 날, 한화는 5-0 승리를 챙기며 6연패에서 벗어났다.
손아섭은 "안타는 경기를 하다 보면 언제든 나올 수 있다. 기록을 의식했다기보다는 팀이 연패에 빠져 있다 보니 고참으로서 직접 해결하고 싶은 욕심이 컸다. 타격 밸런스가 다소 흔들렸던 것 같다"라며 "무엇보다 연패를 끊은 날, 이런 좋은 기록을 달성하게 된 게 그래도 개인적으로 의미가 크다"라고 미소 지었다.

신예 황준서와 외국인 투수 미치 화이트의 맞대결, 모두가 SSG 에이스 화이트의 우세를 점쳤다. 그러나 결과는 아니었다. 황준서가 451일 만에 선발승을 챙겼고, 화이트는 7이닝 5실점(4자책) 아쉬움을 남겼다.
손아섭은 "투수 대진으로 봤을 때 우리가 불리한 상황이었다. 공은 둥글고, 야구라는 건 해봐야 안다. 그게 야구의 재미다"라며 "어떤 상황에 처해 있든 이기겠다는 마음이 중요하다. 연패를 끊겠다는 마음으로 모두가 뭉쳤다. 고참으로서 분위기를 잡을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KBO리그 최초 2600안타 고지를 밟았으니, 마의 3000안타에 대한 욕심은 없을까.
그는 "사실 멀게 느껴진다. 20대면 가까울 수 있지만, 30대 중후반에 왔다.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라며 "그 부분보다는 이 자리를 빌려서 다시 한번 김경문 감독님이 좋은 기록을 세울 수 있게 기회를 주셨다. 믿음에 보답하고 싶은 생각이 강했다"라고 진심을 전했다.


이어 "이제 시즌이 많이 남지 않았다. 한경기 한경기 뒤가 없다는 생각으로 모든 에너지를 쏟아부어야 할 시기라고 생각한다. 그런 마음으로 남은 경기를 치르다 보면 시즌이 끝났을 때 분명히 더 높은 자리에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선수단 모두가 모든 에너지를 쏟아부을 수 있도록 나부터 매 순간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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