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부진에 금으로 머니무브…금값 더 오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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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 한국금거래소에서 직원이 골드바를 정리하고 있다./뉴시스

[마이데일리 = 이보라 기자]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금에 대한 관심이 다시 쏠리고 있다. 미국 관세 부과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가 지속되는 데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도 커지면서 금값도 추가적으로 오를 것으로 점쳐진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KRX 금시장에서 금 현물 1g당 가격은 14만9490원으로 집계됐다. 연초만 해도 12만7850원이었으나 17% 가량 올랐다.

올 들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상호 관세를 부과하면서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커지자 금 투자가 늘어났다.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 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의 지난달 골드바 판매액은 393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6월과 비교해 71.6% 늘어난 규모다.

특히 연초부터 파죽지세로 상승하던 코스피가 최근 들어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자 투자자들은 금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코스피는 지난 7월 31일 장중 3288.26까지 오르며 연고점을 새로 썼지만, 이달 들어 하락을 지속했다. 9월 미국 기준금리, 국내 세제 개편안 등 금융시장 불확실성에 부딪히면서 추가 상승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박기훈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 방향성이 불확실하고 대내외 이벤트가 산재된 현시점에는 변동성 완화와 리스크 관리 목적의 포트폴리오 조정이 필요하다”며 “금이 대안이 될 수 있고, 안정성을 중시한 접근인 만큼 현물 기반 투자가 적합하다”고 밝혔다.

특히 하반기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지속되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가 예상되면서 금값은 피난처로 부각되고 있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대표 안전자산이자 인플레이션 헤지 자산인 금 가격의 강세는 비단 트럼프 2기 정책 불확실성 속 투자자들의 안전 피난처 수요에 기인한 것만은 아니다”라며 “연준의 완화 기조가 유지되는 한 하반기 금 강세 랠리는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글로벌 중앙은행의 금 매입도 늘어났다. 세계금위원회(WGC)에 따르면 전 세계 중앙은행의 연간 금 순매입은 2023년 1037톤(t)에서 2024년 1045t으로 불어났다. 올해 중앙은행들의 금 매입 규모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던 전년 수준에 근접할 것으로 예상된다.

스테이블코인 확산도 금값 상승에 힘을 보태고 있다. 스테이블코인은 가치 안정을 위해 달러와 1대1로 연동된다. 스테이블코인의 담보가 대체로 미 국채로 이뤄지는 만큼 스테이블코인이 발행될수록 미 국채 매입도 늘어나는 구조다. 국채 가격이 오르면 금리는 내려갈 수밖에 없다.

최예찬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달러 스테이블코인의 활성화는 시장 금리(미국 국채 금리)를 낮추면서 금 투자 매력도를 증가시킨다”며 “시장금리는 대표적인 금 가격의 결정요인으로 이자가 없는 금 매수의 기회비용으로 역방향 상관계수를 갖는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투자은행도 금값 전망을 밝게 점쳤다. UBS는 2026년 금 가격 전망을 상향 조정했다. UBS는 2026년 3월 금 가격을 온스당 3600달러로 제시했다. 기존 전망치보다 100달러 상향한 수준이다. 6월 전망치도 200달러 높인 3700달러로 조정했다.

에이미 고워 모건스탠리 금속 전략가는 “금 가격은 추가 상승할 여지가 있다”며 “금 ETF 수요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금리 경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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