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스커리어 = 김혜원 엄마기자]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48회 베페 베이비페어 현장에서 예비사회적기업 맘스커리어가 주최한 제61·62회 K클래스가 성대하게 열렸다. 14일과 15일 양일간 열린 이번 행사에는 예비 부모와 부모, 조부모 등 각각 100여 명이 참석해 강의를 듣고 다채로운 선물을 받는 등 유익한 시간을 보냈다.
▲ 강의하는 임유미 약사[사진=맘스커리어] |
이틀간 강의를 맡은 임유미 약사는 쌍둥이 아들을 양육하는 엄마이자 ‘엄마건강연구소’를 운영하며 13.8만 명의 SNS 팔로워를 보유한 인플루언서다. 14일에는 ‘여름철 우리 가족 장 건강’, 15일에는 ‘엄마들의 여름 필수 가이드북’을 주제로 양육자들이 궁금해하는 실질적인 건강 정보를 전했다. 가족 건강과 관련된 내용인 만큼 참석자들은 눈을 반짝이며 경청했다.
14일 강의에서 임 약사는 장 건강을 단순히 변 상태로만 보지 말고 지방 대사, 간 해독, 뇌 기능, 피부 상태, 면역력 등 전신 건강과 연결된 문제로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내 유익균과 유해균의 균형이 건강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특히 유익균은 혈당 조절과 인슐린 저항성 개선, 지방 대사에 도움을 주지만 유해균이 많아지면 비만과 염증이 쉽게 발생할 수 있다.
그는 장과 간이 ‘절친’처럼 협력해 독소를 걸러낸다고 했다. 또한 장과 뇌가 직통으로 연결돼 있기에 장 건강이 집중력, 감정 조절, 행복 호르몬 분비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전했다. 아토피·피부 트러블, 우울증, ADHD 등도 장 건강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연구 결과를 소개했다.
▲ 강의에 집중하고 있는 참석자들[사진=맘스커리어] |
임 약사에 따르면 전체 면역세포의 70~80%가 장에 존재하며, 장내 세균총이 면역세포를 ‘교육’해 적과 아군을 구분하게 한다. 이 과정이 무너지면 아토피·천식·자가면역질환 위험이 커질 수 있다. 출산 방식과 모유 수유 여부, 항생제 사용 이력 등이 초기 세균총 형성에 영향을 주지만, 제왕절개나 분유 수유를 했더라도 이후 장 건강 관리를 통해 충분히 회복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장 건강을 위해 ‘잘 먹고, 잘 자고, 잘 싸고, 잘 노는’ 기본 생활습관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단순한 원칙이 가장 어렵지만, 가장 효과적”이라며 과자·음료·액상과당·인공색소·나쁜 기름 섭취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 K클래스에서 임유미 약사가 강의를 펼치고 있다.[사진=맘스커리어] |
그렇다면 어떤 유산균이 좋은 것일까? 임 약사는 나에게 맞는 균주를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전했다. 균주 수가 많다고 반드시 좋은 것은 아니며, 4~6종 정도면 충분하다. ‘유기농’·‘특정 유래’·‘다이어트’·‘갱년기’ 같은 마케팅 문구에 현혹되지 말고, 원료사의 신뢰도와 배합 레시피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냉장·상온 보관 여부는 품질 차이가 아니라 균주의 특성에 따른 차이이므로, 아이나 본인에게 맞는 제품을 꾸준히 섭취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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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체사진[사진=맘스커리어] |
15일 강의에서는 여름철 아이들이 자주 겪는 질환과 대처법을 사례별로 소개했다. 먼저 모기에 물렸을 때는 즉시 항히스타민 연고를 발라 가려움과 부기를 줄인다. 그런데도 심하게 붓는 경우 약한 스테로이드제를 사용하거나 항히스타민제를 복용한다. 쌀알 크기 정도의 연고를 2~3일간 바르면 부기의 90%는 가라앉는다. 만약 호전되지 않는다면 먹는 약으로 전환한다. 여행지에서 알레르기 약이 없다면 코감기약으로 대체할 수 있다. 모기 기피제는 ‘이카리딘’ 성분이 포함된 제품을 권장했다.
땀띠가 났을 때는 먼저 약한 스테로이드제를 발라 증상을 가라앉힌 뒤 보습제를 꾸준히 바른다. 아연 성분 파우더 로션도 도움이 될 수 있다. 5일 이상 땀띠가 호전되지 않으면 다른 피부질환일 가능성이 커 병원 진료가 필요하다.
임 약사는 두 아들이 올해 초 걸렸던 농가진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농가진은 노란 딱지가 특징인 세균 감염으로, 항생제 연고가 필요하다. 특히 눈 점막 부위에는 처방이 필요한 안연고를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름철 장염은 입원 환자의 90%가 탈수로 인해 발생하는 만큼 경구수액을 상비하는 것이 중요하다. 집에 경구수액이 없을 경우 WHO 기준 조합으로 가정에서도 제조할 수 있다. 설사 시 금식은 피하고 일반식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탈수가 우려된다며 스포츠 음료를 주는 것은 금물이다. 당분이 많아 장을 자극할 수 있어 피해야 한다. 구토가 2시간 이상 지속되거나 설사가 3일 이상 이어지고 아이가 처지는 경우에는 즉시 응급실을 찾아야 한다.
수족구는 바이러스성 질환으로 치료제가 없으며, 대증 치료만 가능하다. 입안 통증으로 음식 섭취가 어려운 경우 시원한 음식을 먹여 탈수를 예방해야 한다. 수족구는 물집이 있을 때 전염력이 가장 높으므로 어린이집 등원은 불가능하며, 형제간 전파에도 주의해야 한다.
임 약사는 면역력 차이에 따라 같은 질환도 경과가 달라질 수 있다며, ‘잘 먹기·잘 자기·잘 싸기·잘 놀기’의 원칙을 재차 강조했다. 먹이는 것보다 피해야 할 음식 기준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며, 액상과당과 인공색소를 제한할 것을 권했다. 그는 “비타민D를 꾸준히 섭취한 아이들의 재발률이 50%에서 17%까지 낮아졌다는 데이터가 있다”며 비타민D의 중요성을 언급하고, 필요에 따라 오메가3 섭취를 고려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강연을 마무리하며 임 약사는 “엄마가 건강하고 행복해야 아이도 건강하고 행복하다”라며, “가족 건강 관리의 출발점은 엄마 자신을 돌보는 것”이라고 당부했다.
강연 후 진행된 Q&A 시간에서 임유미 약사는 양육자의 다양한 질문에 답했다.
Q. 20개월 아이가 고기·채소를 거의 먹지 않고 분유 위주로 먹고 있다. 성장에는 큰 문제는 없으나 키가 조금 작은 편이다. 어떻게 해야 할까?
A. 성장곡선상 심각한 문제나 체중·키의 급격한 하락이 없다면 당장 조급해하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지금 시기는 식습관이 형성되는 중요한 시기로, 단기적인 영양만큼이나 ‘다양한 음식 경험’이 장기적인 건강에 영향을 준다. 아이가 거부하는 음식이라도 계속 식탁에 올리고, 직접 손으로 만지고 냄새를 맡게 하는 등 다양한 노출을 시도한다. 특히 콩류는 철분 함량이 높아 도움이 된다. 철분 보충도 고려하고, 비타민D와 유산균 같은 기본 영양제를 먹이되 식습관 개선은 여유를 가지고 지속적으로 시도한다.
Q. 유산균은 냉장 보관 제품과 실온 보관 제품 중 어떤 것이 더 좋은가?
A. 보관 방식의 차이는 ‘품질 우열’이 아니라 균주의 특성이다. 냉장 보관 제품은 열에 약한 균주를 포함하고 있어 저온 유지가 필요하지만, 3~7일 정도는 품질 변화가 거의 없어 상온 보관이 가능하다. 실온 보관 제품은 열에 강한 균주를 사용해 보관이 편리하다. 이는 보관 편의성의 문제이지 효능의 차이를 의미하지 않는다. 냉장·실온 여부보다 아이의 장 건강에 효과를 보이는 ‘맞는 균주’를 찾는 것이 우선이다.
Q. 어린이용 요구르트를 먹이고 있다. 간식으로 어떤가?
A. 간식이나 프로바이오틱스 공급원으로 활용할 수 있지만, 반드시 성분표를 확인해야 한다. 아스파탐 같은 인공감미료는 일부 연구에서 장내 미생물 균형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으로 보고됐다. 가능하다면 무첨가, 무감미료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Q. 19개월 아이가 기관지가 약해 편도염·기관지염·천식에 자주 걸린다. 도움이 되는 영양제나 관리법이 있을까?
A. 기관지 건강을 직접 강화하는 영양제는 없다. 대신 면역력 전반을 높이고, 호흡기 환경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관리가 필요하다. 건조한 공기는 기관지 점막을 자극해 염증 가능성을 높인다. 가습기를 사용하되 물은 매일 교체하고 기기 청소를 철저히 한다. 보존제가 없는 생리식염수 스프레이를 사용해 코 점막을 촉촉하게 유지하고, 장내 면역세포가 전체 면역의 70~80%를 차지하므로 장 건강을 우선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좋다.
맘스커리어 / 김혜원 엄마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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