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수원 김경현 기자] '슈퍼 루키' 김동현(KT 위즈)이 1군 데뷔전을 깔끔하게 치렀다.
신천초(고양덕양구리틀)-잠신중-서울고를 졸업한 김동현은 2025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9순위로 KT 유니폼을 입었다. 193cm, 97kg의 당당한 체격이 장점이다.
드래프트 당시는 놀랍다는 평이 많았다. 김동현은 고3 시절 9경기서 14⅓이닝 소화에 그쳤다. 고교 통산 17⅓이닝이다. 가진 구위는 훌륭했지만, 워낙 표본이 적어 판단을 내리기 쉽지 않았다.
지명 당시 나도현 단장은 "김동현은 보시다시피 투수로서 이상적인 신체를 가지고 있다. 스카우트팀이 오래도록 관찰하고 지켜봤다. 이번 U-18 대회에서 확신을 가졌다. 향후 선발투수의 한 축을 담당할 수 있는 인재라고 생각했다"고 지명 이유를 밝혔다.
스프링캠프부터 이강철 감독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높은 타점에서 떨어지는 직구와 포크볼이 일품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다만 앞서 언급했듯 소화 이닝이 워낙 적었다. 투구 수가 늘어나면 구위가 떨어진다고 했다.
2군에서 담금질을 시작했다. 9경기에 등판해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2.70을 적어냈다. 20이닝 동안 22개의 탈삼진을 솎아 내는 구위를 뽐냈다. 그리고 지난 13일 처음으로 1군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드디어 데뷔전을 치렀다. 20일 수원 SSG 랜더스전, 팀이 3-5로 뒤진 9회초 김동현이 마운드에 올랐다. 첫 상대는 최정. 김동현은 2연속 직구를 뿌렸고, '직구 귀신' 최정을 빗맞은 좌익수 뜬공으로 잡았다. 두 번째 상대는 기예르모 에레디아. 초구 직구로 스트라이크를 잡은 뒤 포크볼로 헛스윙을 유도했다. 1-2 카운트에서 4구 포크볼로 빗맞은 타구를 유도했는데, 3-유간 깊숙한 곳으로 빠지는 내야안타가 됐다.
더 이상 흔들리지 않았다. 세 번째 상대는 한유섬. 이번에도 직구와 포크볼로 2스트라이크를 선점했다. 3구 포크볼은 폭투가 됐다. 에레디아는 2루까지 진루. 4구 포크볼을 낮게 떨궜고, 한유섬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았다. 계속된 2사 2루에서 김성욱과 격돌했다. 1-2 카운트에서 바깥쪽으로 포크볼을 던졌는데, 김성욱이 기가 막히게 당겨쳤다. 유격수 장준원이 몸을 던져 안타성 타구를 막았다. 그렇게 김동현의 데뷔전은 마무리됐다.
21일 경기 전 이강철 감독은 "괜찮았다. 퀵모션도 빨랐다. 포크볼이 좋고 존 안에 많이 들어간다고 하더라. 그래서 썼는데 괜찮다"라면서 "구위가 되는 애들을 쓰고 싶다. (시즌) 마지막에 여기서 경험을 쌓고 내년에 좀 보려고 한다"고 답했다.
SSG가 자랑하는 클린업 트리오를 포크볼로 요리했다. 내야안타 1개를 맞긴 했지만, 정타는 나오지 않았다. 이강철 감독은 "스프링캠프부터 타점이 높은 편이라 잘 던지면 괜찮겠다고 생각했다. 더 여유를 갖고 하면 괜찮을 것 같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이강철 감독은 "김동현은 마지막에 두각을 나타냈다. 마지막에 좋아지는 모습을 보고 우리가 뽑았다. 점차 야구할 날이 많으니 괜찮을 것 같다"고 했다.
KT는 공이 빠른 불펜 투수가 드물다. 박영현과 손동현이 구위로 상대를 찍어 누르는 유형이지만, 구속이 눈에 띄게 빠르진 않다. 원상현은 매 경기 150km/h를 던질 수 있지만 아직 제구가 불안하다. 이강철 감독이 꾸준히 최동환과 문용익을 체크하는 이유다. KBO 공식 애플리캐이션 'KBO STATS'에 따르면 이날 김동현은 최고 148km/h, 평균 147.3km/h를 찍었다. 힘들이지 않고 공을 던져도 높은 구속이 나왔다. 향후 몸이 완성된다면 더욱 높은 구속을 자랑할 가능성이 높다.
김동현은 21일 경기에도 기회를 받았다. 1, 2군을 합쳐 데뷔 첫 연투다. 팀이 0-7로 뒤진 9회초 마운드에 올랐다. 선두타자 이지영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았다. 이번에도 결정구는 포크볼. 그러나 박성한과 정준재에게 연속 안타를 내줬다. 최정 타석에서 폭투를 범해 1사 2, 3루가 됐고, 최정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았다. 이후 에레디아와 오태곤을 각각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했다. 2점을 주긴 했으나 1이닝 3K를 뽑아내는 구위는 충분히 매력적이었다. 구속은 최고 150km/h를 마크했다.
김동현이 남은 기간 가능성을 보여준다면, 내년 KT의 히트상품으로 발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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