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이보라 기자] “금융권에 꼭 입사하고 싶어 지방에서 올라와 참석했다”
20일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2025년 금융권 공동 채용박람회’에서 시중은행 면접을 마친 지원자 김유리(29)씨는 “대구에 거주하는데 새벽부터 현장 면접에 참여하기 위해 올라왔다”며 “한 곳에만 신청할 수 있어 한 곳 면접을 마쳤고, 오후에 다른 은행도 빈 자리가 생기면 지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올해로 개최 9회째를 맞은 금융권 공동 채용박람회는 이날부터 21일까지 이틀간 진행한다. 이번 행사는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후원하고 은행연합회·금융투자협회 등 80개 금융기관이 공동 주최했다. 역대 최대 규모다. 참석자들도 고교생부터 군인까지 구름떼 같은 역대급 인파가 몰렸다.
행사장은 △현장면접 △채용상담 △모의면접 △산업 동향 공유 컨퍼런스 △필기시험·면접 특강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실시한다. 올해는 화상 모의면접과 상담도 새로 도입됐다.

이날 오전 개막식에는 윤한홍 국회 정무위원회 위원장, 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김병칠 금융감독원장과 80개 금융기관 대표들이 참석했다.
조용병 은행연합회 회장은 개회사에서 “금융권은 디지털 전환 가속화와 직무 다변화를 통해 청년 신규 일자리를 적극 창출하고 있다”며 청년들을 격려했다.
금융당국은 박람회를 마친 이후에도 금융권 구직자들에게 제공하는 채용 기회를 늘리기 위해 힘쓸 방침이다. 다음달부터 박람회 홈페이지를 ‘금융권 채용정보 플랫폼’으로 전환해 운영한다.
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앞으로도 금융권은 적극적인 채용과 인턴 기회를 확대해 달라”며 “청년들의 아이디어와 열정이 반영된 창업·스타트업·벤처 등 생산적 분야에 자금이 흘러가야 한다”고 전했다.

이날 오전 황병우 iM뱅크 행장은 부스를 직접 찾아 취업 준비생을 격려했다. iM뱅크는 지난해 시중은행으로 전환해 채용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iM뱅크는 인재상으로 디지털 은행에 걸맞은 IT 기술을 갖추면서도 은행 업무를 잘 아는 지원자를 꼽았다. 황병우 행장은 “은행권 패러다임이 전통적인 은행에서 디지털 은행으로 변화하고 있는데 그러한 방향성에 맞는 인재가 필요하다”며 “IT기술을 갖추면서도 은행 업무도 잘 아는 직원을 채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원으로서 가장 중요한 자질로는 고객에 대한 사랑과 열정이라고 답했다. 황 행장은 “고객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은 절대 결코 고객한테 친절하게 해줄 수가 없다”며 “또한 iM뱅크의 지역 기반인 대구·경북 지역을 아끼는 마음을 가진 지원자가 많이 찾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12개 은행의 현장 면접 부스에는 개최 시각인 오전 10시 이전부터 지원자들이 부스에 앉아 있었다. 정장을 입고 순서를 기다리는 지원자들은 긴장한 표정으로 출력해온 종이를 보고 예상 답변을 되뇌었다.
문과생뿐 아니라 이공계를 전공한 금융사 지망생도 많았다. 국민은행 면접 신청자 김진아(30)씨는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했다”며 “경기가 어려워진 만큼 IT기업보다 안정적인 금융사 취업을 희망하는 이공계 졸업생이 늘고 있다 고 말했다.
계약직으로 시중은행에서 근무 중인 지원자도 있었다. 현장면접 참석자 중 우수면접자로 선발될 경우 추후 해당 은행 지원 시 서류전형을 1회 면제해주기 때문에 기회를 얻기 위해서다. 현장면접은 12개 은행에서 사전 서류심사를 통과한 청년 구직자를 대상으로 진행한다.
한 지원자 유민지(26)씨는 “근무 중인 은행은 서류가 통과되기 때문에 다른 은행에 현장면접을 신청했다”며 “취업이 어려워진 만큼 서류전형 면제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게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금융사 취업을 희망해 일찌감치 정보를 얻으러 온 군인과 고교생 등 참석자들도 눈에 띄었다. 졸업하려면 아직 멀지만 미리부터 취업에 관심을 갖고 역량을 쌓기 위해서다.
군복을 입고 참석한 서동주(20)씨는 “육군에서 공문을 내려 취업을 희망하는 장병들에게 기회를 줘서 참여했다”며 “기계공학을 전공해 IT계열과 융합한 핀테크사에 관심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금융권으로만 한정된 박람회다 보니 금융사를 많이 접할 수 있어 금융권에 관심 있는 장병들이 많이 참여했다”고 말했다.
박람회 운영사무국 관계자는 “지난해보다 모의 면접 신청 마감이 굉장히 빨랐고 참석 신청자도 많았다”고 설명했다.

외국계 금융사에도 관심이 쏠렸다. 그러나 올해는 중국계 은행만 참여하면서 부스는 작년보다 줄어들었다. 중국건설은행 인사 담당자는 “외국계 은행이 4곳 정도만 참여한 것 같은데 지난해는 2~3배 더 많았다”며 “지난해에 나왔던 일본계와 미국계 은행이 올해 참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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