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0원 전쟁’이 유통판 바꾼다…고물가 시대에 ‘초저가’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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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25에서 모델이 뷰티 카테고리 전문 매대 앞에서 상품을 살펴보고 있다. /GS리테일

[마이데일리 = 방금숙 기자] 국내 유통업계 전방위에서 ‘5000원 이하 초저가·소용량 전략’이 확산하며, 편의점부터 대형마트, 제약사, 이커머스까지 치열한 가성비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경기 침체와 고물가 속에서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기 위한 전례 없는 ‘5000원 전쟁’이 유통 판도를 바꾸고 있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편의점 업계는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건강기능식품과 뷰티 제품을 주목하고 있다. 5000원 이하 건강기능식품과 3000원대 화장품을 잇달아 혹대하며 소용량·가성비 쇼핑 플랫폼으로 변신에 나섰다.

CU는 지난달 말부터 전국 6000여개 점포에서 건기식 판매를 시작했다. 종근당과 동화약품 등과 협업해 10일치 소용량 건기식을 5000원 균일가로 출시했고, 기초와 색조 화장품도 초저가 라인업으로 확대했다.

GS25는 내달부터 건강·뷰티 전문 매대를 500여점포에 설치한다. 건강 매대에서는 유산균, 오메가3, 숙취 해소제 등 40여종의 건기식을 1주~1개월 단위 소용량 패키지로 제공하고, 뷰티 매대에선 3000원대 색조 화장품 30여종과 함께 테스터 제품과 거울을 비치해 체험 후 구매가 가능하도록 할 예정이다.

CU는 이달 19~29일 전국 19개 지역에서 순차적으로 2025년 하반기 상품 컨벤션을 열고 건기식, 뷰티 등 하반기 주력 상품을 가맹점주들에게 안내할 예정이다. /BGF리테일

세븐일레븐도 3000~4000원대 기초 화장품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달부터 50여개 점포에서 화장품 테스터존 시범운영 중이며 전국으로 늘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편의점업계 관계자는 “접근성이 좋은 편의점이 단순 구매 장소를 넘어 소용량과 저가 전략으로 2030세대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한 생활 밀착형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편의점들의 공격적인 행보에 전통 제약사도 적극 동참하고 있다. 종근당, 삼진제약, 동국제약 등은 다이소에 이어 편의점까지 저가형 건기식 제품을 입점시키며 유통채널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제약사는 편의점의 높은 접근성을 활용해 소비자 접점을 확대하고 매출 증대와 함께 대용량 구매 전 시험 소비 수요까지 흡수한다는 전략이다.

대형마트도 초저가 전략에 합류했다. 이마트는 최근 자체 브랜드(PL) ‘오케이 프라이스(5K PRICE)’를 론칭하며 가공식품과 생활용품 162종을 모두 5000원 이하로 내놨다. 카놀라유, 해바라기유, 건면 라면, 김 등 제품군을 기존 용량 대비 25~50% 줄이고, 가격은 일반 브랜드 상품 대비 최대 70%까지 낮췄다.

이마트는 관계자는 “이마트·이마트에브리데이 통합 매입 체계를 통해 매입량을 2배 이상 늘리고 규모의 경제 효과를 극대화했다”고 설명했다.

이마트는 880원부터 4980원으로 모두 5000원 이하인 ‘5K PRICE’를 출시했다. /이마트

이 같은 초저가 전략의 모델은 이미 다이소가 증명했다. 다이소는 5000원 이하 균일가 정책을 유지하며 지난해 매출 3조9689억원, 영업이익률 9.35%를 기록했으며 오프라인 유통업체 가운데 유일하게 성장세를 이어갔다.

다이소의 건기식 상품도 지난 14일 기준 기존 30여종에서 64종으로 확대됐고 판매 지점도 200개에서 1200여개로 늘었다. 다이소는 건기식 포함 식품 카테고리의 상반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0% 증가했다.

온라인 시장에서도 5000원 전쟁은 확산되고 있다. 알리익스프레스는 ‘천원 마트 한국발송관’을 열고 5000원 미만 상품 상설관을 운영하고 있으며, 쿠팡은 신선식품과 생필품 할인 경쟁을 강화하며 초저가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5000원 이하 상품은 단순 가격 경쟁이 아니라 재방문과 충성 고객 확보을 확보하기 위한 핵심 전략”이라며 “2030세대는 가성비와 건강을 동시에 추구하기 때문에 이 같은 초저가와 소용량 전략은 앞으로도 계속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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