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40호 신약 후보, 세노바메이트와 안발셀에 쏠린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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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미국 제품명: 엑스코프리). /SK바이오팜

[마이데일리 = 이호빈 기자]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이 '국산 40호 신약' 탄생을 눈앞에 두고 있다. 그 주인공이 누가 될지 SK바이오팜과 큐로셀의 신약이 동시에 후보에 올랐다.

18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SK바이오팜의 뇌전증 치료제 세노바메이트와 큐로셀의 CAR-T(키메릭 항원 수용체 T세포) 치료제 안발셀(제품명: 림카토주) 두 약물이 당국 심의를 받고 있다.

세노바메이트는 SK바이오팜이 신약 후보 물질 발굴부터 임상,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까지 전 과정을 독자적으로 수행해 개발한 신약이다. 2019년 미국 FDA 승인 후 '엑스코프리(Xcopri)'라는 제품명으로 판매되며 세계 시장에서 자리 잡았다. 유럽에서도 파트너사 안젤리니 파마를 통해 '온투즈리(Ontezri)'로 공급 중이다.

SK바이오팜은 신약 세노바메이트에 힘입어 올해 2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은 1762억원으로 전년동기 1340억원 대비 31.6%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619억원으로 전년동기 260억원 대비 137.6%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보면 매출 3207억원, 영업이익 876억원으로 각각 29.3%, 140.9% 성장했다.

세노바메이트는 임상 3상에서 발작 빈도 55% 감소, 환자 28%에서 완전발작소실이라는 유의미한 효과를 입증했다. 그 결과 미국과 유럽에서 누적 14만명 이상 환자가 이를 처방받았다. 지난해 12월 발표한 한·중·일 환자 대상 임상 3상에서도 발작 빈도 감소율과 완전발작소실율의 유의미한 개선을 확인했다.

국내에선 지난해 1월 동아에스티와 세노바메이트 라이선스 인 계약을 체결하고, 올해 2월 식약처에 품목허가를 신청했다. 세노바메이트는 글로벌 혁신제품 신속심사(GIFT) 대상으로 지정돼 우선 심사를 받고 있다.

SK바이오팜 관계자는 "세노바메이트는 허가 심사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어 연내 품목허가를 기대하고 있다"며 "국내 환자들이 오랫동안 기다려온 만큼 좋은 소식이 전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큐로셀 연구개발센터. /큐로셀

안발셀은 큐로셀의 국내 첫 CAR-T 신약 후보로 주목받고 있다. CAR-T는 환자 면역세포를 추출해 특정 암세포를 인식하도록 유전적으로 변형한 뒤 다시 주입하는 치료법이다. 한 번 투여로 장기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원샷 항암제'다.

국내에서 안발셀은 2023년 8월 식약처로부터 첨단바이오의약품 신속처리 대상과 글로벌 혁신제품 신속심사(GIFT)로 지정됐고, 같은 해 12월 복지부 2차 시범사업에도 선정됐다. 이를 토대로 지난해 12월 식약처에 품목허가를 신청했으며, 현재 허가 심사와 함께 급여평가·약가협상이 병행되고 있다.

큐로셀은 허가 직후 곧바로 환자 치료에 투입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다.

안발셀이 허가를 받으면 국내 환자 접근성이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지금까지는 해외에서 치료를 받거나 임상에 참여해야 했고, 비용도 수억원에 달했다. 국산 CAR-T가 상용화되면 치료 기회는 넓어지고 비용 부담도 줄어든다.

앞서 2021년 국내에 도입된 노바티스 '킴리아'는 시장 안착에 성공했고, 2023년 얀센의 '카빅티'에 이어 최근 길리어드의 '예스카다'가 국내 세번째 CAR-T 치료제로 허가받았다.

큐로셀 관계자는 "연내 허가를 목표로 하고 있다"며 "국내에서 생산되는 CAR-T 치료제인 만큼 수도권뿐 아니라 지방에 거주하는 말기 혈액암 환자들도 한계 없이 신속하게 치료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국내 신약은 1999년 SK케미칼의 '선플라주'가 1호로 등록된 이후 26년간 꾸준히 출시됐다. 최근 몇 년간은 매년 또는 격년 단위로 허가되고 있다. 지난해엔 온코닉테라퓨틱스의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자큐보정(37호), 비보존제약의 비마약성 진통제 어나프라주(38호), 올해 4월엔 GC녹십자와 질병관리청이 개발한 탄저백신 배리트락스(39호)가 잇달아 허가되며 영역을 넓혔다.

반면에 40호 신약으로 기대되던 LG화학의 통풍 치료제 후보 '티굴릭소스타트'의 글로벌 임상 3상은 올해 3월 자진 중단됐다. 충분한 효능에도 불구하고, 막대한 개발비 대비 수익성이 낮다는 이유에서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어느 제품이 먼저 허가되더라도 국내 환자들의 치료 기회가 확대되고 고가 치료제에 대한 비용 부담이 완화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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