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진주 이보미 기자] 한국 여자배구대표팀이 2025 코리아인비테이셔널 진주국제여자배구대회에서 3연패를 기록했다.
한국은 15일 오후 진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이 대회 3차전에서 스웨덴과 격돌했다. 스웨덴을 상대로 1세트를 먼저 챙겼고, 2세트에도 6-0 리드를 잡았지만 1-3(25-17, 29-31, 22-25, 17-25)으로 패했다.
한국에서는 아웃사이드 히터 육서영과 아포짓 문지윤이 15, 14점을 터뜨렸고, 아웃사이드 히터 강소휘가 10점을 올리며 분전했지만 팀 패배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스웨덴에는 확실한 에이스가 있었다. 아포짓 이사벨 하크가 홀로 34점 활약을 선보였다. 아웃사이드 히터 알렉산드라 라지치, 안나 하크가 나란히 16점을 선사하기도 했다.
한국은 높이에서도 열세를 보였다. 팀 블로킹에서 1-9로 밀리며 아쉬움을 남겼다.
한국 여자배구는 늘 아포짓 공격력 부재에 대한 고민을 안고 있었다. 이 때문에 아웃사이드 히터 공격에 의존하면서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올해도 마찬가지다. 결국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에서 최하위를 기록하면서 퇴출됐다. 내년 VNL 출전이 불가하다. 먼저 각종 대회에서 랭킹 포인트를 쌓는 데 집중하면서 세계선수권 그리고 VNL 복귀를 꾀하겠다는 계획이다.
스웨덴전에서도 경기 초반 흐름을 이어가지 못하면서 역전패를 당했다. 경기 후 육서영은 “초반에 잘 치고 나갔다고 생각했는데 마지막 뒷심이 부족했다. 마지막에 약속한 플레이가 잘 안 나와서 아쉬웠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어 “선수들끼리는 위축되지 않고 자신 있게 플레이를 하나씩 가져가자는 얘기를 많이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올해 한국은 VNL 12경기에서 1승 획득에 그쳤다. 8월에는 세계선수권에 출격하는 팀들을 한국에 초청해 각축을 벌이고 있지만 아르헨티나, 프랑스, 스웨덴에 모두 패했다. 모랄레스 감독은 “결과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데, 그래도 지난 2년 동안 상대했던 팀들 중에 오늘 스웨덴과는 세계 랭킹상 크게 벌어지지 않는 팀을 만나 경기를 잘 치렀다. 내년에는 아시아 대회에서 베트남, 카자흐스탄을 만났을 때도 충분히 경쟁력 있는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고 분석했다.
그도 그럴 것이 한국 여자배구는 세계 랭킹 39위에 위치하고 있다. 아시아 내에서도 중국(4위), 일본(5위), 태국(21위), 베트남(22위), 카자흐스탄(35위)에 이어 6번째다.

더군다나 올해는 작년까지 활약했던 아웃사이드 히터 정지윤이 부상으로 자리를 비우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대신 육서영이 주전 아웃사이드 히터로 강소휘 대각 자리에 들어서며 다시 한 번 성장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육서영 역시 성인 대표팀에서 주전으로 뛴 적은 처음이라 시행착오가 있었다.
육서영은 “예전에는 강타만 때리고, 힘으로 하는 플레이를 많이 했다. 국제대회에서는 상대 블로킹 벽이 높다보니 리바운드 플레이를 하면서 우리 플레이를 만들어가는 것을 많이 배웠다. 뛰는 것 자체가 귀한 경험이자 도전이다”며 성장한 부분에 대해 설명했다.
모랄레스 감독은 “일단 한국 선수들의 기술이 좋다. 육서영 말대로 다양한 득점 방법에 대해 훈련을 해왔다. 신장이 큰 블로커 앞에서 터치아웃을 하거나 혹은 사이드 블로커를 활용한 공격, 푸시, 리바운드 플레이 등 다양한 훈련을 했다. 이제 기술 습득을 넘어서서 적절한 타이밍에 팀에 잘 녹여낸다면 우리의 색깔을 더 낼 수 있을 것이다. 올바른 과정 중이라고 생각한다”고 힘줘 말했다.
이어 “작년 VNL에서 가장 득점을 많이 냈던 선수가 정지윤이었다. 개인적으로 우리 팀의 주공격수는 정지윤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시즌 부상으로 뛰지 못했는데 복귀하면 팀의 플러스 요인이 된다. 또 아무래도 V-리그에서는 아포짓 자리에 외국인 선수들이 많이 뛰기 때문에 한국 아포짓 선수들의 성장 기회가 없다. 지금 뛰고 있는 문지윤, 이선우 퍼포먼스 향상에 집중하고 있다. 나중에 정지윤이 돌아왔을 때 한국 아포짓 선수들이 제 몫을 해준다면 타 팀의 아포짓 역할을 채워나갈 수 있을 것이다”며 낙관론을 펼쳤다.

최근 선발 아포짓으로 나서고 있는 문지윤의 성장도 눈에 띈다. 모랄레스 감독도 “원래 강타를 잘 구사하는 선수 이미지가 있었는데, 이번 대회에서는 연타, 터치아웃, 각을 내는 공격까지 구사하고 있다. 강타에 의존하는 공격에서 벗어났다. 이 부분이 발전했다. 수비도 굉장히 좋아졌고, 서브도 일관성을 갖게 됐다. 블로킹에서는 개선할 점이 있지만 이것이 해결된다면 의지할 수 있는 아포짓으로 도약하지 않을까 싶다”며 높은 기대감을 드러냈다.
한국은 이번 대회를 끝으로 2025년 일정을 마무리한다. 16일 일본전, 17일 체코전만 남았다. 첫 승이 절실한 모랄레스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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