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토막 실적 동양생명…우리금융 ‘비은행’ 지원사격 물음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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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최주연 기자] 지난달 우리금융그룹에 편입된 동양생명이 부진한 상반기 실적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우리금융의 높은 은행 수익 의존도가 빠른 시일 내 개선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동양생명은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868억으로, 전년동기(1641억원) 대비 47.1% 감소했다고 11일 밝혔다. 보험‧투자손익 등이 줄줄이 큰 폭으로 감소한 데 기인한다.

먼저 보험손익은 704억원으로 1년 전보다 48.5% 줄었다. 투자손익도 31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57.3% 감소했다.

동양생명의 실적 부진은 우리금융의 순이익 및 비은행부문 수익 개선에 대한 기대 감소로 이어진다.

4대 금융 은행 기여도 추이 /최주연 기자

우리금융은 올해 상반기 최대 실적을 낸 4대 금융(KB‧신한‧하나‧우리금융그룹) 중 유일하게 순이익이 감소했고 이에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비이자이익을 창출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우리금융은 지난 7월 초 동양‧ABL생명 인수를 완료했고 비은행 부문 수익 강화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우리금융은 주요 계열사인 은행 수익에 크게 기댄 비정상적인 구조를 유지해 왔다. 우리금융의 최근 3년간 2분기 기준 은행 기여도는 △2023년 89.18% △2024년 89.76% △2025년 95%였다.

특히 올해 은행 기여도가 급증했는데, 이는 우리자산신탁의 충당금 적립이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올해 2분기 KB와 신한, 하나금융의 은행 의존도는 각각 △KB 61% △신한 69.7% △하나 88%로 집계됐다.

우리금융 입장에서 보험사 순이익 편입은 은행 수익 의존 탈피를 위한 돌파구 중 하나였다. 지난해 동양생명과 ABL생명 순이익은 각각 3102억원, 1048억원으로, 단순 합산하면 작년 우리금융 비은행 순이익(2080억원)보다 큰 규모였다. 우리금융은 순이익 성장 뿐 아니라 비은행 부문 수익 개선 효과에 대한 기대감도 컸다.

상반기 1000억원대도 못 미치는 동양생명 순이익은 우리금융 순익 개선 기대감에 찬물을 끼얹은 셈이다. 보험사 실적은 3분기부터 반영되지만 드라마틱한 개선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적자는 아니기 때문에) 3분기부터 반영이 되면 지주 입장에서는 순이익 증가에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도 “다만 기대하는 예상치가 있을 텐데 차이가 있다면 시장에 실망감은 줄 수 있다”라고 예측했다.

우리금융 측은 계열사 경영에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지주에서 할 수 있는 것은 동양생명 상품을 은행 영업점에서 판매하는 방카슈랑스 판매라든가 그런 계열사 간의 시너지”라면서 “자회사로 편입된 지 이제 한 달 밖에 안됐고 시너지는 점진적으로 일어날 것이라 보고, 그룹 당기순이익에 큰 영향을 주려면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본다”라고 말했다.

한편 동양생명은 이번 실적과 관련한 입장 표명에 조심스럽다. 동양생명 측은 우리금융과 시너지 관련해서도 “지주 차원에서 나왔던 내용들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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