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잠실 심혜진 기자] LG 트윈스 염경엽 감독이 전날 경기 초반 X자 표시를 한 부분에 대해 설명했다.
LG는 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경기서 8-1로 이겼다.
이날 승리로 한화와 3경기차로 격차를 벌렸다.
초반부터 한화 마운드를 두들겼다. 1회 선두타자 신민재가 14구 승부 끝에 안타를 만들어냈다. 이후 오스틴의 투런포가 터지면서 앞서나가기 시작했다. 2사 2루서 오지환의 적시타가 나오면서 3-0을 만들었다.
2회말 문성주의 2루타와 문보경의 적시타로 6-0까지 달아났다.
그리고 3회말 흥미로운 장면이 나왔다. 1사 후 박해민이 우전 안타로 출루하자 염경엽 감독은 더그아웃에서 그라운드를 향해 두 손을 들고 ‘X’자 표시를 만들었다.
도루를 하지 말라는 뜻으로 풀이됐다.
야구에서는 점수차가 큰 경우 불문율이 존재한다. 도루와 같은 작전을 자제하게 되어 있다.
그런데 이날은 경기 초반이었다. 3회밖에 되지 않았다. 한화의 공격이 6번이나 남아있었기 때문에 LG로서는 1점이라도 더 뽑는게 나았다. 1위 자리를 놓고 싸우는 빅매치였기에 더욱 그랬다.
결과적으로 LG는 적극적인 작전을 걸지 않고도 추가 점수를 올려 8-1 승리를 가져갔다.
10일 경기 전 만난 염경엽 감독은 "내가 감독 1년차 때 그런 상대방에 대한 예의, 배려를 가르쳐 주신 분이 김경문 감독님이시다"고 말문을 열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염경엽 감독 나름대로의 불문율이 정해져있는데 3회가 그 기준을 충족했다고 본 것이다.
염 감독은 "제 나름대로의 불문율이 정해져있다. 경기를 하면서 우리 팀의 흐름, 타격 흐름이 어느 정도고, 게임 흐름이 어떻게 왔냐를 봤을 때 그 기준점이 6점이다. 내가 갖고 있는 불펜 카드, 상대 카드 등을 생각해서 추가 득점이 가능한가 불가능한가 등을 복합적으로 따져봤을 때 기준을 정한 것이다. 10년 동안 감독 생활을 하면서 그 기준으로 역전패를 한 적인 단 한 번도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역전패를 했다면 바뀌었을 것이다. 어제는 6점차에 추가 득점을 할 수 있다고 봤다. 경기 초반이긴 하지만 승리조를 쓰지 않는 상황을 만들면서 불문율을 지키는 게 중요했다"고 강조했다.
1루 주자 박해민 역시 같은 모션을 보여주며 이해했다는 제스처를 취했다. 이에 염 감독은 "3년간 같이 했기 땜대문에 선수들도 내가 어느 정도 하는지, 어떻게 하는지를 알고 있고 인지하고 있기 때문에 그렇게 한 것이다"고 미소지었다.
하지만 경기 초반이라 상대방이 기분 나빠하지 않았을까. 염 감독은 고개를 저었다.
그는 "(상대팀을) 무시하는게 아니다. (불문율을) 지키는 게 더 맞다고 생각한다. 1년을 하다 보면 상대 감독도 나도 서로를 파악하게 된다. 그런 게 분명히 있다고 생각한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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