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씨가 6일 민중기 특검이 이끄는 김건희 특검 포토라인에 섰다. 주가조작·공천 개입 등 16개 혐의는 차치하고, 피의자 신분으로 전 영부인이 포토라인에 선 것은 헌정 사상 처음이다.
이날 김씨는 "저같이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 이렇게 심려를 끼쳐서 진심으로 죄송하다. 수사 잘 받고 나오겠다"라는 짧은 멘트를 남기고 조사실로 향했다. 그러나 이 한 문장은 단순 사과 이상의 메시지를 내포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라는 표현은 겸손한 듯 보이지만 동시에 스스로를 사건의 핵심에서 한발 물러난 '주변인'으로 위치 시키는 효과를 낸다. 이는 행위 자체의 책임보다는 '국민께 심려를 끼쳐 미안하다'는 결과 중심 사과로 행위에 대한 직접적 인정은 회피하는 태도다.
질문 공세 앞에서 "죄송하다"라는 말만 반복하고 명품 목걸이·명품백 수수 여부 등 핵심 혐의 질문에 답하지 않은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불리한 논점을 피해 최대한 언론 노출 시간을 줄이고자 한 전략적 대응이라는 것이다.
김씨의 이날 복장과 태도 역시 이른바 '위기 커뮤니케이션' 매뉴얼을 따른 듯했다. 검은색 정장과 검은 가방, 짧은 사과 멘트는 전형적 '엄숙 모드' 연출이다. 다만 감정적 흔들림 없이 담담하게 말하는 모습은 진정성 있는 반성보다는 위기 관리 의식이 앞선 태도로 보일 수 있다.
이는 과거 김씨가 보여준 화려한 이미지와 대비돼 여론의 시선이 더 냉정해질 가능성도 있다.
이번 장면은 전직 대통령의 내란 혐의 파면에 이어, 그 배우자가 피의자로 포토라인에 선 최초 사례라는 점에서 정치적 상징성이 크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과 공천 개입, 양평 개발 특혜 의혹 등 16개 혐의는 윤 전 대통령 재임 기간 불거진 각종 의혹들과 직결돼 있다.
국민 다수에게 김씨가 '영부인으로서 권력을 향유한 인물'이라는 인식이 강하다는 점에서 이날 발언 자체가 책임 회피로 비칠 수 있고, 오히려 '권력의 핵심에 있으면서 무책임하다'는 비판 여론을 키울 가능성도 높다.
결과적으로 이날 김씨의 발언은 책임을 최소화하며 동정심을 유도하고 정치적으로는 권력의 중심에서 스스로를 주변화하는 전략으로 읽힌다.
그러나 과거 논란과 대비되는 태도 탓에 진정성 논란은 더욱 커질 수 있다. "국민께 심려"라는 표현은 정치권 위기 국면에서 반복돼온 전형적 사과 레토릭인 탓에 상당수 국민은 이를 '실질적 반성 없는 쇼'로 받아들일 공산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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