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새 정부 청소년정책, 미래를 향한 담대한 투자이기를 바라며

맘스커리어
▲김용대 가재울청소년센터 관장
[맘스커리어 = 김용대 가재울청소년센터 관장 / 청소년지킴실천연대 공동대표] 대한민국의 미래를 준비하는 데 있어 청소년 정책은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새로운 정부가 출범할 때마다 기대와 희망이 교차하지만, 그 어떤 분야보다 우선적으로 다뤄져야 할 과제가 바로 청소년 정책입니다. 디지털 문명의 급변, 불확실한 미래는 청소년들에게 위기이자 기회가 되고 있습니다. 지금 이 시점에서 청소년 정책이 단기적 성과에 머무르지 않고, 청소년 개개인의 삶에 실질적인 변화를 일으키는 ‘담대한 투자’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청소년을 ‘현재의 시민’으로 바라보아야
우리는 청소년을 흔히 ‘미래의 주인공’이라 부릅니다. 그러나 이제는 이 시각을 넘어서야 합니다. 청소년은 단지 미래를 준비하는 미완의 존재가 아닌, 지금 이 순간을 살아가는 ‘완전한 시민’입니다.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그들은 이미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있으며, 다양한 현실의 문제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청소년 정책은 청소년의 미래 역량 개발뿐 아니라, 오늘의 삶에서 행복을 누리고 주체적인 시민으로 살아갈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청소년 정책의 구조적·내용적 대전환이 필요합니다.

청소년 정책 독립성 확보와 상징적 의지 필요

현재 청소년 정책을 총괄하는 여성가족부는 ‘청소년 정책 전환의 해’를 선포하며 제7차 청소년정책기본계획(2023~2027)을 수립하는 등 변화 노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부처 존폐 논란 속에서 ‘청소년’이 명확히 부처명에 명시되어야 한다는 목소리는 여전히 큽니다. 청소년이 부처명에 포함되는 것은 단순한 명칭 변경을 넘어 청소년 정책의 독립성과 상징성을 확보하는 계기가 됩니다. 이는 정부가 청소년 이슈를 얼마나 중요하게 다루는지를 보여주는 정치적 선언이자, 관련 전문가들과 청소년계의 신뢰를 얻는 출발점이 될 수 있습니다.


AI 시대를 대비한 교육 혁신 시급

다가올 인공지능 시대는 청소년에게 새로운 기회이자 위기입니다. 이에 따라 유치원부터 대학원까지 생애주기별 AI 교육 체계를 구축하고, 지역별 특화된 교육 인프라를 마련해야 합니다. 더불어 민주시민 교육과 인권 교육, 체험 중심의 토론식 교육을 통해 청소년의 주체성을 키우고,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역량을 함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합니다. "모두를 위한 교육,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교육"이라는 목표 아래, 획일적 교육에서 벗어나 유연하고 창의적인 교육 시스템으로 전환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미래 투자입니다.

촘촘한 복지망으로 청소년의 삶을 지탱해야

경제적 어려움이나 사회적 편견으로 꿈을 포기하는 청소년이 있어서는 안 됩니다. 스웨덴은 청소년을 ‘권리를 가진 자원’으로 보고, 독립과 자립을 적극 지원합니다. 미국은 보건복지부 산하에 아동가족청(ACF)을 두고 청소년과 가족을 위한 통합적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우리 역시 아동수당 확대, 청소년 한부모가족, 경계선 지능 청소년, 영케어러 등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청소년을 위한 맞춤형 지원 확대가 필요합니다. 청소년의 신체적·정신적 건강은 곧 사회와 국가의 건강을 뜻합니다.

청소년지도사의 처우 개선과 전문성 인정
청소년정책이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청소년지도사의 역할이 핵심입니다. 이들은 프로그램 기획, 위기 청소년 지원, 참여 활동 촉진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전문성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열악한 처우와 근무 여건으로 인해 높은 이직률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영국의 ‘청소년 활동가(Youth Worker)’, 독일의 예방적 개입 시스템은 청소년지도사를 중요한 전문직으로 인정하고 지원하고 있습니다. 우리도 청소년지도사의 노동 환경을 개선하고, 지속적 연수와 경력 개발을 통해 전문 인력 확보에 힘써야 합니다.

청소년의 사회 참여 확대: 말이 아닌 구조의 변화 필요

정책 결정 과정에서 청소년의 목소리가 실제로 반영될 수 있는 구조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스웨덴은 청소년에게 실질적인 결정 권한을 부여하며, 독일은 청소년 주도 활동을 장려하고 있습니다. 우리 역시 청소년이 지역 사회 문제 해결에 참여하고, 자치 활동과 참여형 프로그램을 통해 민주주의를 실천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확충해야 합니다.

청소년이 지역에서 성장하는 구조, 청소년센터가 중심이 되어야

청소년이 자신의 지역에서 배우고 자립하며, 다시 지역의 활력소가 되는 선순환 구조는 지역 사회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 핵심 열쇠입니다. 수도권 집중을 막고, 지역 소멸을 방지하기 위해서도 이 구조는 반드시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 지역 내 청소년센터가 중추적 역할을 맡아야 합니다. 단순한 문화 공간을 넘어, 교육과 진로, 자립까지 연계하는 종합 플랫폼으로 기능해야 합니다. 청소년이 지역을 기반으로 성장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어야 합니다. 정부와 지자체는 청소년센터의 기능 강화를 적극 지원해야 합니다. 지역 청소년의 성장은 곧 지역의 성장으로 이어집니다. 이제는 청소년 정책의 중심을 ‘지역’에 두어야 할 때입니다.

청소년 정책은 미래의 씨앗을 심는 일이 아닙니다. 그것은 지금, 이 순간 청소년이 행복하고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토양을 마련하는 일입니다. 새로운 정부가 청소년을 ‘현재의 시민’으로 존중하고, 현장의 실천가인 청소년지도사들의 전문성과 사명감을 진정성 있게 반영하는 정책을 통해 대한민국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이루어가기를 바랍니다. 청소년이 자신의 꿈을 포기하지 않고, 지역과 사회 속에서 당당하게 성장할 수 있는 나라. 그 미래는 우리가 오늘 얼마나 진지하게 청소년 정책에 투자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새로운 정부는 대한민국의 밝은 미래를 열어갈 청소년들을 위한 정책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주기를 바랍니다. 약속들이 공허한 구호에 그치지 않고, 청소년들이 미래의 주인공이기 이전에 현재를 살아가는 당당한 시민으로서 행복을 누리고 성장할 수 있도록 삶 속에 실질적인 변화로 구현될 수 있도록 섬세하고 강력한 정책 추진을 기대합니다. 특히 청소년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함께하는 청소년지도사들의 역할과 처우에 대한 깊은 이해와 개선 노력을 통해, 청소년 정책의 효과를 극대화해 주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청소년들이 저마다의 꿈을 마음껏 펼치고, 건강하고 행복하게 성장하여 사회에 긍정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새 정부가 아낌없는 노력과 지혜를 모아주시기를 기원합니다.

 

맘스커리어 / 김용대 가재울청소년센터 관장 / 청소년지킴실천연대 공동대표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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