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나도 충분히 좋은 재능 갖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윤성빈은 올해 9경기에 등판해 1승 1패 평균자책점 11.05를 기록 중이다. 전체적인 스탯만 보면 분명 아쉬움이 크다. 하지만 올 시즌 첫 등판이었던 선발 등판을 제외하면, 윤성빈은 불펜 투수로는 8경기에서 단 한 점의 실점도 용납하지 않는 평균자책점 '제로'를 마크하고 있다.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도 0.63에 불과하다.
특히 지난달 30일 NC 다이노스전을 시작으로 지난 1일 키움 히어로즈와 맞대결까지 윤성빈은 3연투도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면서, 조금씩 쓰임새가 늘어가고 있다. 김태형 감독 또한 2일 경기에 앞선 인터뷰에서 윤성빈에 대한 물음에 "첫 번째 조건은 주자가 없을 때 등판하는 것이 가장 우선이다. 하지만 이전보다는 더 기용하는 폭이 넓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고교 시절부터 메이저리그의 주목을 받을 정도로 엄청난 재능을 보유하고 있던 윤성빈은 2017년 롯데의 1차 지명을 받고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그동안 윤성빈은 좀처럼 꽃을 피우지 못했다. 역시 가장 큰 문제는 제구였다. 150km 중·후반의 빠른 볼은 분명 최고의 무기이지만, 컨트롤이 되지 않으면, 무용지물인 까닭.
이에 윤성빈은 투구폼에도 변화를 주는 등 많은 노력을 쏟았지만, 너무 잦은 변화로 인해 '자신의 것'을 유지하지 못한 채 방황하는 시간이 길었다. 하지만 올해는 분명 다르다. 아직까지도 샘플이 많은 것은 아니지만, 윤성빈은 차곡차곡 성공 체험을 쌓으며, 자신의 입지를 바꿔나가고 있다. 이러한 경험들은 윤성빈에게도 큰 자신감으로 이어지고 있다.
최근 자신의 활약을 돌아보면 어떨까. 윤성빈은 "이제는 긴장이 조금 덜 되는 것 같다. 보통은 경기 분위기가 거의 끝난 상황에서 나가기 때문에 최대한 많은 스트라이크를 던져서, 깔끔하게 던지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나도 연차가 있다 보니, (최)준용이를 비롯해 (김)원중이 형께 많은 걸 배우면서 성장을 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입단 9년 만에 가장 많은 주목을 받는 등 1군 생활을 하고 있는 만큼 윤성빈도 야구가 즐겁다. 그는 "2군에 있을 때는 개인 시간도 있기에 친구들과 만나서 밥도 먹고 했는데, 1군에 있으니 확실히 야구밖에 할 수 없게 되더라. 할 수 있는게 야구밖에 없다 보니 최대한 즐기면서 하고 있고, 그러다 보니 야구가 더 재밌는 것 같다. 진짜 즐겁다"며 '개인 시간이 부족해도 1군이 더 낫느냐'는 물음엔 거침없이 "당연하죠"라고 답했다.
정말 긴 우여곡절의 시간을 보냈던 윤성빈, 그동안의 경험이 큰 도움이 되고 있다. "2년 전까지는 정말 야구장에 나오는 것도 싫었는데, 운동을 안 하면 불안하더라. 그렇게 하루하루를 보내다 보니 더 진심이 되고, 야구를 좋아하게 된 것 같다"며 "동기부여 영상같은게 정말 많은데, 내 삶이 그렇게 된 것 같다. 우여곡절도 많았고, 힘든 시간도 많았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보니 피와 살이 되는 것 같다"고 웃었다.
매 등판마다 무실점 경기를 선보이며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기에 자신감도 늘었다. 윤성빈은 "나도 남들못지 않은 재능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1군 관중들의 긴장감만 없어지고, 마음만 편해진다면, 더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는 생각이다. 어떤 상황이라도 자신이 있다"며 "시즌 첫 등판(LG전 1이닝 9실점) 당시 마운드에 '그만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웃었었다. 그런데 내가 봐도 공이 어마무시하니까, 멘탈만 이겨내면 되겠다는 생각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잘 이겨내려고 하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렇다면 이제 정규시즌이 막판으로 향하고 있는 가운데, 윤성빈의 목표는 무엇일까. 그는 "내가 어떤 위치에 있든 팀이 가을야구를 하는데 도움이 되고 싶다. 그리고 (김)원중이형이 최고참인데, 내가 중간으로서 팀 분위기가 안 쳐지게,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잘 해서라도 도움이 되고 싶다"고 두 주먹을 힘껏 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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