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일현 전주완산구 유소년야구단 감독의 무한도전…"땀 흘리는 감독이 강한 팀을 만든다"[일구일행인터뷰-27]

마이데일리
조일현 감독이 제2회 마이데일리배 전국유소년야구대회에서 승리를 거둔 후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횡성베이스볼테마파크=송일섭 기자제2회 마이데일리배에 출전한 전주완산구 유소년야구단 선수들. /횡성베이스볼테마파크=송일섭 기자

일구일행(一球一幸). 공 하나하나에 행복을 느끼는 아이들이 있다. 드넓은 운동장에서 공을 던지고 치고 달리며 건강하고 올바르게 자라는 소년들. 바로 대한유소년야구연맹(회장 이상근) 소속 유소년야구 선수들이 주인공이다. '공부하는 야구, 행복한 야구, 즐기는 야구'를 지향하는 대한유소년야구연맹은 2011년 문을 열고 한국 야구 유망주 육성 산실이 됐다. 두산 베어스에서 활약 중인 왼손 투수 최승용을 비롯해 여러 프로 선수들을 배출하며 한국 야구 저변 확대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 한국 야구를 넘어 스포츠 전체에 좋은 모범사례가 되는 대한유소년야구연맹을 이끌어 나가는 사람들과 진솔한 이야기를 나눠 본다. (편집자 주)

[마이데일리 = 횡성베이스볼테마파크 심재희 기자] 일구일행인터뷰 스물일곱 번째 초대 손님은 조일현(49) 전주완산구 유소년야구단 감독이다. 조 감독은 전체 인원 20명이 조금 넘는 크지 않은 구단을 맡으면서도 "야구 열정은 우리 팀이 최고다"를 외친다. 실제로 전주완산구 유소년야구단은 최근 몇 해 동안 대한유소년야구연맹이 주최하는 전국유소년야구대회에서 전국 강호들과 어깨를 나란히하며 좋은 성적을 올렸다. 조 감독이 선수들을 강하게 믿고, 선수들 또한 조 감독을 잘 따라 주면서 눈에 띄는 성장을 이뤘다.

◆ 전주의 아들, 전주완산구 유소년야구단 감독이 되다!

조일현 감독은 4살 때 처음으로 야구를 경험했다. 매우 어릴 적이지만 야구를 한 기억이 생생하다. 야구를 좋아하는 아버지 덕분이다. 아버지 손에 이끌려 야구 공을 잡게 됐다. "경찰관이었던 아버지께서 전북 진안군으로 발령을 받으면서 시간적 여유가 생겼다. 아버지께서 직접 저에게 야구를 알려주셨다. 유년 시절에 아버지와 함께 캐치볼과 배트 스윙을 한 기억이 가장 많이 난다"고 말했다. 이어 "본격적인 야구는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했다. 전주 진북초, 전라중, 전주고에서 야구를 했다"며 "중학교과 고등학교 2학년 때는 3루수를 맡았고, 3학년 때는 포수를 맡았다"고 학창 시절을 돌아봤다.

내야와 포수 포지션을 모두 소화할 수 있는 유틸리티 플레이어였던 그는 1996년 프로 지명을 받았다. 1996년 쌍방울 레이더스 유니폼을 입었다. 포수로 입단해 기대주로 관심을 모았다. 하지만 부상으로 날개가 꺾였다. 쌍방울의 미래 안방마님으로 성장할 것으로 희망을 부풀렸으나, 부상으로 주춤거린 뒤 입대를 결정했다. "쌍방울 입단 후 포수 포지션을 맡아 정말 열심히 했다. 하지만 손목 부상으로 고전했다"며 "결국 부상의 늪에서 제대로 탈출하지 못했고, 입대 때문에 깊은 고민에 빠졌다. 그리고 1999년 선수 생활을 마감하고 입대했다"고 설명했다.

제대 후 2002년 모교인 전라중 코치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2년 동안 후배들을 지도했다. 이어서 역시 모교인 진북초에서 감독으로 데뷔했다. 그러나 진북초 감독도 여러 가지 사정으로 1년 정도밖에 하지 못하고 다른 사업을 전전했다. 그리고 새로운 기회를 다시 잡았다. 2020년 전주완산구 유소년야구단에 합류했다. "2020년 전주완산구 유소년야구단이 창단됐다. 전주고 4년 선배인 박진호 감독님 아래에서 코치로 활동했다. 전라중 코치 때 감독이셨던 박진호 감독님의 코치 제안을 받아 수락했다"며 "2022년 박진호 감독님이 다른 고등학교 수석코치로 자리를 옮겼다. 자연스럽게 제가 전주완산구 유소년야구단 감독으로 내부 승격됐다. 박 감독님께서 '너라면 전주완산구 유소년야구단을 잘 이끌 수 있을 거다'고 조언해주셨기에 큰 힘을 얻을 수 있었다"고 남다른 사연을 소개했다.

제2회 마이데일리배 전국유소년야구대회에서 선수에게 작전 지시를 내리는 조일현 감독. /횡성베이스볼테마파크=송일섭 기자

◆ '작지만 강한' 전주완산구 유소년야구단

전주완산구 유소년야구단에 속한 선수는 총 21명이다. 선수반 5명과 취미반 16명이다. 100명을 훌쩍 넘는 수도권 대형 구단들과 비교하면 규모와 선수층인 매우 얇다. 하지만 '작지만 강하다'는 사실을 증명하기 위해 정말 열심히 뛰는 팀이 바로 전주완산구 유소년야구단이다. 조 감독은 "저희 구단이 큰 구단에 비하면 선수층이 얇은 게 사실이다. 하지만 결코 주눅들지 않는다. 저희 구단 선수들의 야구 열정은 그 어느 팀과 비교해도 결코 뒤지지 않는다고 자부하기 때문이다"며 "집에서 개인 훈련을 하고 동영상을 저에게 보내는 선수들도 많다"며 전주완산구 유소년야구단 선수들의 열정에 뿌듯한 미소를 지었다.

그는 전주완산구 유소년야구단이 오늘보다 밝은 내일을 그리고 있다고 확신했다. "저희 팀이 2~3년 전에는 경기에서 지고 있어도 아이들 스스로가 ‘할 수 있다. 한 이닝에 1점씩 따라가자’라는 생각을 잘 가졌다. 근성과 승부욕이 강한 팀이었다"며 "그런데 올해에는 그런 모습이 비교적 약해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전과 같은 팀 컬러를 갖도록 노력하고자 한다"고 짚었다. 아울러 "전체 선수 중에서 초등학교 6학년이 절반가량 된다. 6학년 선수의 절반 이상이 야구를 시작한 지 5~7개월 정도 된다"며 "이 선수들이 내년까지 열심히 뛰어준다면, 더 재미있는 경기와 팽팽한 경기를 많이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자신했다.

조 감독이 경기력만큼 중요하게 여기는 부분이 예절과 인성이다. 유소년야구단 감독으로서 선수들의 기본을 잘 닦아주고 싶은 마음을 항상 가지고 있다. 조 감독은 "우리 선수들에게 기본 예절을 많이 강조한다. 상대팀 감독님, 학부모님들에게 꼭 인사를 하게 한다. 팀 내 선후배 간 기본 예절 등 인성 부분도 많이 강조한다"고 힘줬다. 또한, 어린 선수들에게 '캐치볼'의 중요성을 되새긴다고 알렸다. "유소년 선수들에게는 캐치볼이 가장 중요하다. 캐치볼은 쉬운 것 같지만 가장 어렵기도 하다"며 "저희 구단의 훈련 시간 중에 제일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 것이 캐치볼이다. 캐치볼이 기본적으로 되어야 경기를 이끌어 갈 수 있다"고 역설했다.

전주완산구 유소년야구단(왼쪽)이 제2회 마이데일리배 전국유소년야구대회에서 안산시 유소년야구단과 경기를 앞두고 인사를 나누고 있다. /횡성베이스볼테마파크=송일섭 기자

◆ 우승의 영광과 마이데일리배의 추억

2020년 창단해 5년 정도 꾸준히 대한유소년야구연맹 전국유소년야구대회에 나서고 있다. 2022년 대한유소년야구연맹 최강리그로 불리는 유소년리그 청룡과 백호에서 정상 정복에 성공했다. 창단한 지 3년밖에 안 된 신생 팀으로서 저력을 발휘하며 전국유소년야구대회 우승을 차지해 큰 주목을 받았다. 조 감독 역시 우승 순간이 먼저 떠오른다고 언급했다. "감독으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역시 우승했을 때다. 2022년 8월 간천산배 전국유소년야구대회에서 유소년리그 백호 우승을 차지했다. 그리고 2022년 10월 순창고추장배 전국유소년야구대회에서 유소년리그 청룡 정상에 올랐다"고 말했다.

전주완산구는 지난 7월 19일부터 23일까지 강원도 횡성군 횡성베이스볼테마파크에서 벌어진 제2회 마이데일리배 전국유소년야구대회에도 출전했다. 우승 영광을 안지는 못했으나 조 감독에게 마이데일리배는 큰 추억이자 경험이 됐다. 그는 "올해 열린 제2회 마이데일리배 유소년리그 백호 경기 또한 기억에 많이 남을 것 같다. 이 대회에 오기 전까지 전국 대회에서 모두 조별리그 탈락을 하며 자신감이 다소 떨어져 있었다"며 "마이데일리배는 토너먼트 방식으로 진행됐기 때문에 참가에 대한 고민을 했다. '도전 해보자'는 부모님들이 계셔서 편도 4시간 횡성까지 달려가 대회에 참가했다"고 대회 참가 자체가 쉽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참가 자체에 큰 의미를 둔 제2회 마이데일리배에서 기대 이상의 성적을 올렸다. 조 감독은 역대 최고 규모로 벌어진 마이데일리배에서 좋은 결과를 만들어 자신감을 다시 끌어올렸다고 강조했다. "사실 대회 참가 전에 한 경기만 이기자 하는 마음을 가졌다. 그런데 32강전, 16강전, 8강전까지 가는 쾌거를 이뤘다"며 "우리 선수들의 근성과 '할 수 있다'는 강한 눈빛들을 볼 수 있어서 정말 좋았다. 올해 마이데일리배도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서 "우리 선수들 중에 마이데일리 언론사 인터뷰를 한 선수도 있고, 경기 중 사진도 찍혀 좋아하는 선수들도 많았다"며 "이번 대회에 참가하기를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년에는 더 강한 팀이 되어 마이데일리배 우승에 도전하고자 한다"고 입술을 깨물었다.

2022년 순창고추장배 전국유소년야구단에서 우승을 차지한 전주완산구 유소년야구단.

◆ 땀 흘리는 감독이 강한 팀을 만든다

조 감독은 인터뷰 말미에 '노력의 중요성'을 재차 이야기했다. 기본적으로 선수들이 많은 노력을 해야 하고, 선수들의 노력으로 다져진 팀을 더 강하게 만들기 위해서 지도자들의 노력이 더해져야 한다고 힘줬다. 선수들의 노력이 헛되지 않도록, 감독으로서 더 많은 땀을 흘려야 한다고 되새겼다. "저희는 작은 구단이다. 앞서서도 이야기했지만, 선수들의 야구 열정만큼은 국내 최고라고 자부한다"며 "선수들의 뜨거운 열정을 좋은 성적으로 바꾸기 위해서 제가 더 땀을 흘려야 한다. 제가 선수들보다 더 노력해야 강한 팀을 만들 수 있다"고 의지를 불태웠다.

올해 목표와 지도자로서 최종 목표에 대해서 물었다. 우선 그는 올해는 최근 끝난 제2회 마이데일리배에서 거둔 성과를 바탕으로 계속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는 뜻을 드러냈다. "올해의 목표는 남은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것이다. 곧 다가오는 강천산배 전국유소년야구대회에서 8강 이상의 성적을 내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며 "지도자로서 '항상 땀 흘리는 감독'을 목표로 삼고 있다. 감독이 땀을 흘리는 만큼 선수 기량이 발전한다고 생각한다. 더 많은 땀을 흘리는 감독이 되고자 한다"고 주먹을 불끈 쥐었다.

조 감독은 전주완산구 유소년야구단이 현재 자리에 있기까지 많은 사람들이 큰 도움을 줬다고 거듭 이야기했다. 고마운 사람들이 너무 많아 일일이 다 말하지 못해서 죄송하지만, 많은 사람들의 응원과 격려가 큰 힘이 된다고 힘줬다. "대한유소년야구연맹 이상근 회장님, 윤이락 이사님, 김영휘 본부장님께 먼저 감사 말씀을 드리고 싶다. 이 분들은 저를 만날 때마다 '요즘 어때? 잘하고 있지?'라고 격려해 주신다. 그런 응원과 격려 하나하나가 정말 큰 도움이 된다. 그리고 선배이자 은사이신 박진호 감독님께도 감사함을 전하고 싶다. 끝으로 전주완산구 유소년야구단 회장님, 총무님, 학부모님들께 감사하고 고마운 마음이다. 앞으로도 땀 많이 흘리는 감독이 되겠다는 말씀을 꼭 드리고 싶다."

전주완산구 유소년야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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