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인트경제] GC녹십자의 혈액제제 ‘알리글로’가 지난해 7월 미국 시장에 첫선을 보인 지 1년 만에 누적 매출이 1000억원에 육박하며 글로벌 성장세에 가속이 붙었다.
![GC녹십자의 혈액제제 '알리글로' [사진=GC녹십자] ⓒ포인트경제CG](https://www.pointe.co.kr/news/photo/202507/50335_62874_1626.jpg)
알리글로는 혈장 기반의 면역글로불린 제품으로 일차 면역결핍증과 관련된 다양한 질병을 치료하는 데 사용된다. 특히 혈액 질환, 신경계 질환, 감염 예방 등의 치료에 필수적인 제품이다. 국내 최초로 미국에 진출한 혈액제제로, 우리나라에선 2017년 ‘아이비글로불린’이라는 제품명으로 허가를 받았다.
이 제품은 독자 개발한 ‘CEX(양이온 교환) 크로마토그래피’ 정제 공정을 통해 주목받았다. 혈전색전증의 주요 원인인 혈액응고인자(FXla) 등 불순물을 효과적으로 제거해 제품의 안전성과 순도를 한층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 알리글로, 출발 1년 만에 미국 혈액제제 수출 효자 등극
알리글로는 미국 진출 1년 만에 누적 매출이 약 930억원에 달했다. 지난해 하반기 약 5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고, 올해 상반기 430억원가량의 실적을 거둔 것으로 잠정 집계된다.
알리글로가 미국 시장에 진출한 첫 해, 출시된 하반기에만 500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은 매우 고무적인 성과다. 지정학적 긴장과 국내외 정치 불안 등 외부 변수로 인해 애초 목표였던 660억원에는 다소 못 미쳤지만, 첫해 실적으로는 결코 나쁘지 않다는 평가가 업계 전반에서 나오고 있다.
GC녹십자는 지난해 혈액제제 전체 매출 5269억원을 기록했다. 이중 수출 금액은 2173억원으로 전년 대비 90.8%나 급증했는데, 사실상 ‘알리글로 효과’로 볼 수 있다. 현재 알리글로는 미국 시장에서만 판매되고 있음에도, 전체 혈액제제 수출액의 약 25%를 차지할 정도로 영향력이 상당하다.
![GC녹십자의 혈액제제 '알리글로' 초도 물량이 지난해 7월 미국으로 첫 출하됐다. [사진=GC녹십자] (포인트경제)](https://www.pointe.co.kr/news/photo/202507/50335_61894_2240.jpg)
올해는 알리글로의 판매망을 더 확대하고, 마케팅에 집중해 연간 매출 1억 달러(약 1380억원) 돌파까지 기대하고 있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올해 들어 미국 내 전문약국 파트너 수를 14곳으로 늘렸으며, 올해 하반기에는 18곳 이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특히 지난 5월 기준으로 이미 400명 이상의 환자가 알리글로를 처방받고 있어, 이용자 기반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점이 눈에 띈다.
여기에 지난 5월 미국 자회사 ABO홀딩스의 칼렉시코 혈장센터가 FDA 허가를 획득한 것도 하반기 전망을 밝게 한다. 이번 허가로 ABO홀딩스가 운영하는 미국 내 혈장센터는 총 6곳으로 확대돼 원료 혈장 수급을 크게 개선할 것으로 보인다.
▲ 미국 시장 진입…8년 시행착오가 빚은 결실
알리글로의 미국 진출은 쉽지 않았다. 2015년 말 GC녹십자는 주력 제품 중 하나인 IVIG-SN 5%의 미국식품의약국(FDA) 허가를 신청했으나, “제조공정 관련 자료 보완 요청”을 받으며 일정이 지연됐다.
2017년 또 한 차례 보완 요청이 발생하며 제품에 대한 허가 절차는 전진하지 못했다. 이에 GC녹십자는 시장성이 더 높은 IVIG-SN 10%, 즉 알리글로로 방향을 전환했다.
2020년 북미에서 IVIG-SN 10% 임상 3상을 완료하고, 2021년 2월 FDA에 품목허가 신청서(BLA)를 제출했다. 그런데 이번엔 전 세계를 흔든 코로나19 팬데믹이 발목을 잡았다. 현장 실사 지연과 비대면 평가 방식이 적용되며 최종보완요구서(CRL)를 받았다. 허가 일정은 또 미뤄졌다.
코로나가 진정국면에 들어선 2023년 4월, GC녹십자는 충북 오창공장에 대한 FDA 현장 실사를 거쳐 같은 해 7월 BLA를 재제출하며 8년 만에 국산 혈액제제 최초로 FDA 허가를 획득하는 쾌거를 이뤄냈다. 회사는 13조원 규모의 미국 혈액제제 시장 진출의 기반을 마련했다.
품목허가 이후로는 미국 법인을 중심으로 상업화 활동에 박차를 가했다. 특히 PBM(처방급여관리업체)과의 계약 협상, 전문약국(SP) 확보 등을 통해 미국 의료보험 급여 체계 내 편입을 적극 추진했다. PBM은 사보험의 처방약 비용을 관리하는 중개 기관으로, 이들과의 계약은 곧 의약품 접근성을 높이는 핵심 전략으로 작용한다.
실제로 GC녹십자는 지난해 7월 제품 출시 직후 단 한 달 만에 미국 3대 PBM을 포함한 6개 PBM·GPO(의약품구매대행사), 11개 전문약국과 잇달아 계약을 체결했다. 그 결과 미국 사보험 가입자 80%를 포괄하는 유통망을 확보하며 빠르게 시장 안착에 성공했다.
또한 알리글로의 수요 증가와 글로벌 공급 부족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해 12월 미국 뉴저지 등 3개 지역에서 6개 혈액원을 운영 중인 ABO홀딩스의 지분 전량을 약 1380억원에 인수했다. 회사는 이를 통해 원료 공급망을 안정화하고 알리글로 생산량을 대폭 확대하는 등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기대하고 있다.
허은철 GC녹십자 대표는 "우리의 궁극적인 목표는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선도하는 것”이라며 “제2, 제3의 신약이 연이어 해외 시장에서 성공을 거두고, 전 세계가 우리의 일터가 되고 마침내 선진 글로벌 제약사로 자리매김하는 날이 반드시 올 것”이라고 전했다.
GC녹십자는 알리글로 미국 시장 안착의 성과를 바탕으로 하반기에도 실적이 더욱 개선될 것으로 기대되며, 향후 글로벌 혈액제제 시장에서 핵심 플레이어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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