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진심으로, 정말 한번쯤은 은퇴하기 전에 해보고 싶은 김경문 감독님.”
한화 이글스의 손아섭(37) 트레이드가 엄청난 관심을 모으는 또 다른 이유는 김경문 감독과의 만남 때문이다. 프로 19년차 손아섭과 감독 경력 20년이 넘는 김경문 감독은 아직까지 ‘한국시리즈 무관’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손아섭은 실제 통산 2000경기 이상 출전한 22명의 선수 중에서 유일하게 한국시리즈 출전 경력이 없다. 19년차지만 유독 한국시리즈 출전, 우승과 인연이 없었다. NC 다이노스 시절이던 2023년이 기회였으나 KT 위즈와의 플레이오프 5차전서 패퇴했다.
그런 손아섭이 한화로 전격 트레이드 되면서, 마침내 한을 풀 기회를 잡았다. 한화는 올해 리그에서 가장 막강한 전력을 구축, 시즌 중반부터 꾸준히 1위를 달린다. 이미 1992년 이후 33년만에 전반기를 1위로 통과했다.
김경문 감독도 2004년 두산 베어스 시절부터 20년 넘게 무관이다. 대표팀에선 2008 베이징올림픽 금메달이란 훈장이 있지만, KBO리그에선 늘 2인자였다. 두산은 그가 몸 담던 2011년까지 우승하지 못하다 2010년대 중반에 왕조 시대를 열었다. 2005년, 2007년, 2008년에 한국시리즈 준우승만 해봤다.
NC는 초대감독이라 좋은 전력을 구축하는데 시간이 다소 걸렸다. 그래도 우승 기회가 있었으나 2016년에 또 한국시리즈 준우승 경력을 추가했다. 2018년에 NC 지휘봉을 놨고, 작년에 한화를 통해 6년만에 KBO리그에 컴백했다. 그리고 한화에서 두 시즌만에 한을 풀 기회를 잡았다.
손아섭은 “진심으로, 정말 한번쯤은 은퇴하기 전에 같이 해보고 싶은 김경문 감독님이 계시는 팀이라는 걸 들었을 때 내겐 야구를 또 다시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야구선수 생활을 하면서 꼭 한번 해보고 싶었고, 감독님에게 배워보고 싶었다. 감독님 밑에서 야구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 기쁜 마음으로 전화를 드렸다. 경기 마치자마자. 감독님께서도 열심히 잘 해보자고 얘기를 해 주셨다. 나도 최선을 다해 열심히, 모든 에너지를 쏟고 싶다고 말했다”라고 했다.
김경문 감독은 특유의 담백한 어조로 손아섭과의 통화를 회상했다. “팀에 커리어가 있는 선수가 와서 잘 활용할 수 있을 것 같아. 커리어가 있는 선수가 팀을 옮기면 감독이 뭐라고 말을 할 수도 없다. 마음 속에 여러 생각이 많이 있었을 것이다”라고 했다. 손아섭 그 자체를 인정한다는 얘기다.
그러면서 김경문 감독은 “본인이 어제 전화 와서 좋은 대화를 나눴고, 뭐 지금은 감독이 무슨 말이 필요해. 한화에 와서 후배들도 그렇고 팀에 좋은 효과를 많이 낼 것이라 생각한다. 포스트시즌에 간다고 하면 짜임새 측면에서 크다”라고 했다.

한화가 올해 한국시리즈 우승에 성공하면 김경문 감독과 손아섭의 결합, 그에 따른 스토리도 큰 화제를 모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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