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 발톱 드러낸 파월 美 금리 4.5% 동결…연내 금리 인하 향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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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기자회견 모습 /연방준비제도 홈페이지

[마이데일리 = 최주연 기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금리 인하 압박에도 5연속 동결을 결정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견조한 노동시장과 미 정부의 관세 정책 이슈를 이번 동결의 원인으로 지목했는데, 이례적으로 통화정책 회의에서 금리 인하를 주장했던 2명의 이사가 있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한때 시장은 가을 금리 인하 기대감에 부풀기도 했다.

30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3대 대표 지수는 금리 동결 소식에 혼조세를 보였다.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171.71포인트(0.38%) 내린 4만4461.28에 마감했고, S&P500은 0.12% 하락한 6362.92를, 나스닥 지수는 0.15% 오른 2만1129.67로 장을 마쳤다.

미국 경제성장에 대한 표현이 하향조정된 점, 연준 위원 12명 중 2명이 동결 반대 의견을 표명한 점 등이 다소 비둘기(통화완화 선호)적이었다고 평가되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책결정문 발표 직후 미 증시는 상승세를 보였다. 그러나 2% 물가 목표를 재차 강조하며 9월 금리 인하 계획은 미정이라는 파월 의장의 언급에 이날 다우지수는 4만4261.71, S&P500지수는 6336.38까지 미끄러지기도 했다.

다우존스 추이/네이버

금리 인하를 촉구한 FOMC 위원은 미셸 보먼(Michelle Bowman)과 크리스토퍼 월러(Christopher Waller)로 트럼프 대통령이 차기 연준 의장 후보로의 지명이 예상되는 인사다. 이들은 현 미국 기준금리 4.5%(금리 상단기준)에서 25bp(1bp=0.01%포인트) 인하의 소수 의견을 표명했다.

그러나 연준은 7월 FOMC에서 기존 금리 4.25~4.5%를 유지하기로 하고 5연속 금리 동결을 결정했다. 파월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견조한 노동시장 등에 기인한 인플레이션 상승 우려를 밝히며 관세 영향을 일회성으로라도 억제하기 위해 다소 제약적인 정책금리 수준이 필요하다고 했다. 9월 금리인하에 대해선 “신중한 접근”을 강조했다. 연준의 물가 목표는 2%이며 지난 6월 미국의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전월대비 0.3% 상승한 2.7%였다.

혼조세였던 미국 증시만큼 주요 투자은행은 파월 의장이 매파적(통화긴축 선호)이었냐, 비둘기파적이었냐를 두고 다른 평가를 냈다. 뱅크오프아메리카(BoA)는 "경제 평가 표현이 ‘견조한(solid) 속도로 확장’에서 ‘상반기 동안 완만해짐(moderated)’으로 변화됨에 따라 다소 비둘기적이었다고 평가된다"면서도 "기자회견에서 파월은 관세영향으로 일부 상품 가격이 상승했지만, 전체적인 경제활동과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은 아직 불확실하다고 언급"했다며 금리 인하에 대해 신중한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제이피모건(JPM)은 “정책결정문은 경제 상황 평가에 대한 언급 외에는 큰 변화가 없었으며 예상대로 2명의 위원(Waller, Bowman)이 반대 의견을 통해 완화적 스탠스”였다고 봤다.

비둘기와 매가 혼재했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모건스탠리(MS)는 “당사의 예상보다 비둘기적이었다”면서도 “파월이 기자회견에서 고용이 다소 둔화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노동시장이 견조하다고 평가한 점과 6월 경제 전망이 현 시점에서 통화정책의 근거로 사용하기는 어렵다고 언급한 점 등은 다소 매파적”이라고 평가했다.

미국 기준금리 정책 결정은 달러 가치를 실시간으로 결정한다. 세계 주요 6개국 통화(EUR, JPY, GBP, CAD, SEK, CHF) 대비 달러화의 평균적 가치를 나타내는 지표인 달러인덱스는 이날 최고 99.98까지 올랐는데 이는 지난 5월 29일 이후 약 두 달 만에 최고치다. 일반적으로 100을 넘어설 때 강달러 상황으로 해석한다.

이에 따라 원/달러 환율도 1400원 직전까지 올라섰다. 이날 환율은 오전 11시 42분께 전장보다 14.2원 오른 1397.3원을 터치했는데 이는 지난 5월 19일(1401.3월) 이후 두 달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한미 기준금리 추이/최주연 기자

이와 관련해 한국무역보험공사 환위험관리 지원센터 측은 “환율은 매파적 FOMC를 소화하며 1390.0원에 개장(전장 대비 6.9원 상승)해 한미 관세 협상 타결에 상승폭 다소 제한되며 1387.0원에 종가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한미 기준금리 차는 2.0%로 유지됐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7월 기준금리를 2.5%로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낮은 경제성장세와 무역협상 불확실성이 큰 상황 속에서, 수도권 주택가격 오름세와 가계 대출 증가세 등을 고려해 만장일치로 기준금리 유지 결정을 내렸다.

키움증권 리서치센터 투자전략팀 김유미 연구원은 "성명서의 경제 평가 톤은 이전보다 낮아졌고, 연준 내부에서 금리 인하를 주장하는 위원들이 나타났다는 점을 감안하면 연내 금리 인하의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있다"며 "노동시장 지표가 둔화되고 8월 잭슨홀 미팅에서 구체적인 신호가 나온다면 9월 금리 인하에 대한 시장의 기대는 언제든 다시 높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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