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최윤 OK금융그룹 회장의 외형 확장 전략에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저축은행 인수합병(M&A) 추진을 통해 덩치 불리기에 나서고 있지만 그 과정이 녹록지는 않은 모양새다. 수개월째 추진 중인 상상인저축은행 인수협상은 최근 무산설이 돌고 있다. 또 다른 협상 매물인 페퍼저축은행 인수 성공 여부도 미지수라는 평가가 나온다.
◇ 상상인저축은행 인수 협상 무산?
금융권에 따르면 상상인그룹은 최근 금융위원회에 OK금융그룹과의 상상인저축은행 매각 협상을 중단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진다.
앞서 상상인그룹은 2023년 유준원 대표의 대주주적격성 유지 요건 문제로 인해 금융당국으로부터 상상인·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 지분 매각 명령을 받은 바 있다.
OK금융은 이 중 상상인저축은행에 대한 인수를 추진해왔다. 지난해 말 상상인저축은행에 대한 실사를 진행한 것으로 수개월 간 상상인 측과 협상을 이어왔다.
양측은 1,100억원 안팎 선에서 매각가를 협의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엔 양측의 주식매매계약(SPA) 체결이 임박했다는 전망도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결국 막판에 세부 항목 부문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협상이 중단된 것으로 전해졌다.
OK금융은 지난해 대부업에서 완전히 철수한 뒤, M&A 시장에서 활발한 행보를 보여왔다. 상상인저축은행에 이어, 올해 3월엔 페퍼저축은행 인수를 동시에 타진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페퍼저축은행은 2년 넘게 극심한 실적 부진과 건전성 악화가 시달리다 매물로 나왔다.
◇ 갈 길 먼 종합금융사 도약
OK금융은 OK저축은행(자산 13조6,612억원)을 주력 계열사로 거느리고 있다. 두 저축은행을 인수할 시, 저축은행 부문의 총 자산은 18조7,414억원으로 불어나게 된다. SBI저축은행(13조4,073억원)을 제치고 업계 1위 자리를 굳힐 수 있을 뿐 아니라, 영업구역도 확장할 수 있다.

다만 이 같은 저축은행 외형 불리기 계획은 순탄치 못한 모습이다. 일각에선 상상인저축은행에 이어 페퍼저축은행 인수 협상도 사실상 중단됐다는 이야기가 돌고 있다. 가격 인식 차이가 커, 협상에 어려움이 있다는 후문이다.
이번 M&A가 무산되면 최윤 회장의 고민도 깊어질 전망이다. 시장에선 OK금융이 저축은행 외형 확장을 시작으로 다른 금융업 진출도 적극적으로 검토할 것으로 관측해왔다.
OK금융은 종합금융사 도약을 목표로 삼고 있다. OK금융은 OK저축은행과 OK캐피탈, OK신용정보, OK데이터시스템 등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지만 종합금융사로서 위상을 갖췄다고 평가하긴 어렵다. 이에 증권사, 자산운용사, 보험사 인수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그 과정이 녹록지 않은 실정이다. OK금융은 여러 증권사 인수전에서 수차례 고배를 마신 바 있다.
지난해 KCGI의 한양증권 인수 추진 과정에서 OK금융그룹이 인수펀드 출자자로 참여한 것을 놓고도 잡음이 일기도 했다. 우회인수 논란이 일었기 때문이다. 대주주 적격심사 과정에서 이러한 이슈가 걸림돌로 부상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결국 OK금융은 KCGI와의 주주 간 계약 조항에 한양증권 지분 ‘우선매수권’을 명시하려다가 당국의 시선을 고려해 이러한 권리 조항을 포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KCGI 측은 최소 5년간 한양증권을 직접 경영하고 매각 시에도 여러 인수 후보와 협의하기로 당국과 약속했다. 이런 가운데 저축은행 M&A마저 순탄치 않아 최 회장의 고민이 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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