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탈수 증세가 있었다"
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는 31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의 아메리칸 패밀리 볼파크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 신시내티 레즈와 원정 맞대결에 선발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4이닝 동안 51구, 5피안타 1볼넷 4탈삼진 2실점(1자책)을 기록한 뒤 자진해서 마운드를 내려갔다.
직전 등판까지 1~3이닝을 각각 2회씩 소화한 오타니는 이날 4이닝을 투구할 예정이었다. 그런데 4회 투구를 하던 중 오타니가 자진해서 마운드를 내려가는 예상치 못한 상황이 발생했다. 오타니는 1회 서두타자 '전 동료' 개빈 럭스에게 2루타를 맞으면서 위기 상황에 몰리더니, 엘리 데 라 크루즈에게 적시타를 맞으면서, 직전 등판과 마찬가지로 이닝 시작과 동시에 선취점을 빼앗겼다.
오타니는 2회에도 두 개의 안타를 허용하면서 1, 2루 위기에 몰렸으나, 그래도 실점 없이 이닝을 매듭지었고, 3회에는 처음으로 삼자범퇴까지 마크하며 흐름을 타기 시작했다. 그런데 4회 변수가 발생했다. 오타니가 선두타자 노엘비 마르테에게 안타를 맞은 뒤 연달아 두 개의 폭투를 기록하더니, 타일러 스티븐슨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허용하며 1, 3루 위기를 자초했다.
여기서 오타니가 몸 상태에 뭔가 문제가 생긴 듯 더그아웃에 시그널을 보냈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을 비롯해 트레이너가 마운드를 찾았다. 이후 몇 마디를 나눈 오타니는 이내 스스로 마운드를 내려갔다. 다저스는 급히 앤서니 반다를 투입하며 급한 불 단속에 나섰으나, 희생플라이를 허용하면서, 오타니의 첫 번째 승계주자가 홈을 밟게 됐고, 오타니는 3이닝 2실점(2자책)으로 투구를 마치게 됐다.
미국 'USA 투데이' 밥 나이팅게일 등에 따르면 오타니는 수술대에 올랐던 팔꿈치와 어깨의 문제가 아닌, 다리 경련 증세로 자진 강판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경기가 끝난 뒤 오타니가 자세한 상황을 밝혔다. 일단 오타니가 자진해서 내려간 것은 오른쪽 '엉덩이 경련' 증세 때문이었다.


일본 '스포니치 아넥스' 등 복수 언론에 따르면 오타니는 경기가 끝난 뒤 인터뷰에서 "1회부터 증상을 느꼈다. 어떻게든 버티면서 2~3회까지는 괜찮았는데, 마지막에는 조금 어려웠다"고 밝혔다. 이날 신시내티는 최도 34도를 기록했고, 경기 시작 시점의 기온은 32도에 이를 정도로 무더운 날씨였다고.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오타니가 경련을 완화시키기 위해 오른쪽 다리 쪽을 만지는 장면이 있었다. 언제부터 그런 증상을 겪었는진 모르겠지만, 오늘 습도가 몸에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며 "투구에도 확실히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4이닝을 던지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50구 이상을 뿌린 것에 대해서는 만족하는 눈치였다. 오타니는 "그래도 투구수가 늘어난 것은 긍정적인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퇴보하는 상황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계속해서 타자로는 출전을 이어갔는데, 이에 대해서는 "경기가 접전 양상이었기 때문에 타석에서는 기여하는 것이 내 역할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이번 경련 증세는 다음 등판에 영향은 없을까. 오타니는 "어제, 오늘 모두 컨디션이 좋지 않았기 때문에 내일 휴식을 잘 취하고, 몸 상태를 정비한 후 다음 등판 일정을 잡을 수 있을 것 같다. 오늘은 탈수 증상이 조금 있었다"며 "오늘 가능한 하체를 많이 쓰지 않으려고 했다. 본격적인 경련 증세가 오지 않도록. 나쁘게 말하면 오늘은 상체로만 던지는 느낌이었다"고 밝혔다. 결국 전날(30일) 4개의 삼진을 당한 것도 습한 날씨 탓이었던 셈이다.
하지만 로버츠 감독은 별 문제가 없다면, 오타니가 오는 7일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를 상대로 다시 마운드에 오를 것을 예고했다. 사령탑은 "오타니의 상태를 지켜볼 것"이라면서도 "오타니의 다음 선발 등판은 7일을 생각하고 있다. 홈구장에서 던질 예정이니, 이런 습도를 느끼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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