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석? 기억이 안 나" 탈수증세+엉덩이 경련 겪은 오타니가 끝까지 경기를 소화한 이유 "난 수비를 하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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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게티이미지코리아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타석에서 기여하는 것이 첫 번째였다"

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는 31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의 아메리칸 패밀리 볼파크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 신시내티 레즈와 원정 맞대결에 선발투수, 2번 타자로 출전했다.

오타니에겐 정말 다사다난한 하루였다. 이날 오타니는 투수로 최고 101마일(약 162.5km)의 빠른 볼을 뿌렸으나, 다리 경련 증세로 인해 3이닝 동안 투구수 51구, 51구, 5피안타 1볼넷 4탈삼진 2실점(1자책)을 기록했다. 그리고 타석에서는 5타수 무안타로 침묵하면서, 29일 4연타석 삼진의 굴욕을 털어내지 못했다.

5타수 무안타를 기록했던 것보다 문제였던 것은 오타니의 몸 상태였다. 오타니는 직전 등판이었던 미네소타 트윈스와 맞대결과 마찬가지로 1회 경기 시작부터 선취점을 내주며 불안한 스타트를 끊었다. 그리고 2회의 경우 실점은 없었지만, 두 개의 안타를 허용하며 실점 위기에 몰리기도 했다. 그나마 3회 첫 삼자범퇴를 마크했는데, 4회 문제가 발생했다.

오타니는 선두타자 노엘비 마르테에게 안타를 맞더니, 후속타자 타일러 스티븐슨과 승부 중 두 개의 폭투를 범하며 급격하게 흔들렸다. 그리고 오타니는 스틴븐슨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준 뒤 더그아웃에 시그널을 보냈고, 마운드를 찾은 데이브 로버츠 감독과 트레이너와 몇 마디 대화를 나눈 뒤 자진해서 마운드를 내려갔다.

예정된 투구 이닝은 4이닝이었는데, 3이닝 만에 강판된 것. 특히 2023년 팔꿈치, 2024년 왼쪽 어깨 수술을 받았던 만큼 오타니의 몸 상태에 많은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머지않아 오타니의 부상이 심각하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오타니가 5회초 공격 중 대기타석에 모습을 드러냈던 까닭. 그리고 경기 중 오타니가 교체된 이유가 공개됐는데, 오른쪽 엉덩이 부위의 경련 증세 때문이었다.

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게티이미지코리아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게티이미지코리아

이 경기가 열린 신시내티는 최고 34도, 경기 시작 시점에서의 기온도 32도였는데 '습도'가 오타니를 괴롭혔던 것으로 드러났다. 오타니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솔직히 어제, 오늘 타석에서 기억이 잘 안난다. 타석에 나갔다가 들어오는 느낌이었다. 어떤 타석을 가졌는지도 잘 기억이 안 난다"며 "1회부터 느낌은 있었지만, 어떻게든 버텼다. 3회까지는 괜찮았는데, 마지막에는 조금 힘들더라. 어제, 오늘 탈수 증세가 있었다. 내일(1일) 하루 푹 쉬고 몸을 회복한 이후 다음 등판 일정이 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오타니의 말과 달리, 로버츠 감독은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오타니의 다음 등판을 8월 7일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전으로 예고했다. 물론 몸 상태에 문제가 없다는 조건이 포함됐다. 얼마나 상태가 안 좋았던 것일까. 오타니는 "오늘 가능한 하체를 많이 쓰지 않으려고 했다. 본격적인 경련 증세가 오지 않도록. 나쁘게 말하면 오늘은 상체로만 던지는 느낌이었다"며 "그동안 보통 왼쪽 종아리, 햄스트링 쪽에 경련 증세가 오곤 했는데, 엉덩이 쪽은 처음이었다"고 설명했다.

처음에는 말을 아꼈지만, 오타니는 이내 다음 등판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내일(1일) 하루 쉬는 날이 있다. 일단 몸 상태를 확실히 회복하는 게 우선이지만, 그게 된다면 예정된 일정대로 던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특히 후반기에는 휴식일이 꽤 있다. 홈경기 일정도 있기 때문에 전체적은 스케줄은 그리 빡빡하지 않은 편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리고 오타니는 엉덩이 경련 증세를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타자로는 경기를 이어갔던 이유도 공개했다. 여기서 오타니의 남다른 책임감을 엿볼 수 있었다. 오타니는 "나는 수비를 하지 않는다"며 "경기도 타이트했고, 타석에서 팀에 기여하는 것이 첫 번째라고 생각했다. 내일 푹 쉬고, 모레는 다시 컨디션을 조절해서 (타자로) 출전을 하고 싶다"고 두 주먹을 힘껏 쥐었다.

모두가 우려하는 어깨, 팔꿈치의 문제가 아니었던 만큼 오타니의 '이도류' 일정에 큰 차질은 없을 전망. 특히 탈수를 비롯해 엉덩이 경련 증세까지 겪는 중에도 끝까지 경기를 소화한 책임감이라면, 오는 7일 등판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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