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유진형 기자] "I'll take a picture. Give me the camera."
고척스카이돔의 사진기자석은 타 구장보다 넓다. 그래서 그런지 3루 사진기자석 뒤에는 어웨이 팀 타자들이 배트를 휘두르며 경기 준비하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이날도 그랬다.
지난달 18일 고척스카이돔에서는 '2025 신한 SOL뱅크 KBO 리그' SSG 랜더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가 열렸다. 3루 사진기자석에 자리를 잡고 경기를 촬영하고 있던 기자 옆에 갑자기 한 선수가 앉더니 "I'll take a picture. Give me the camera."(내가 사진 찍어볼게. 카메라 줘 봐)라며 웃었다.
SSG 에레디아였다. 에레디아는 에너지가 넘치고 쾌활한 선수로 붙임성이 좋기로 유명하다. 이날도 기자 옆에 갑자기 와서 자신의 사진을 보여달라고 한 뒤 본인이 직접 사진을 찍어보겠다고 한 것이다. 카메라를 건네받은 에레디아는 몇 번의 테스트를 한 뒤 더그아웃의 동료들을 촬영하기 시작했다.


그의 첫 번째 피사체는 최지훈이었다. 1회초 자신의 타점 때 홈을 밟은 최지훈이 더그아웃에서 동료와 이야기하는 모습을 촬영했다. 이후 서투른 한국어 발음으로 누군가의 이름을 크게 외쳤고 송신영 수석코치였다. 에레디아는 송신영 코치까지 촬영한 뒤 수비를 위해 그라운드로 뛰어 들어갔다.
수비를 마치고 다시 사진기자석으로 온 에레디아는 자신이 촬영한 사진을 화이트와 앤더슨에게 자랑하며 기뻐했다.
한편, 에레디아는 지난해 리그 타격왕까지 오르며 올해 총액 180만 달러(약 25억 원)에 SSG와 재계약했다. 하지만 올 시즌 명성에 걸맞지 않은 성적이다. 시즌 초 종아리의 낭종 부상으로 한 달 넘게 재활 명단에 있었고 팀 합류도 늦었다. 전반기 타율도 떨어졌지만, 장타율이 크게 급감했다.

하지만 후반기 완전히 살아난 분위기다. 최근 10경기에서 타율 0.417(36타수 15안타), OPS 0.994를 기록하며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특히 타구의 방향이 다양해졌다는 게 고무적이다. 수비는 문제가 없다. 타격이 부진했던 전반기에도 특유의 강한 어깨로 하이라이트 장면을 종종 만들어내며 팀에 도움을 줬다.
에레디아가 현재의 타격 페이스를 시즌 막판까지 계속 보여준다면 치열한 5위 싸움을 하는 SSG에 큰 힘이 될 것이다.
[SSG 에레디아가 사진기자의 카메라로 동료들을 촬영하고 있다. / 고척 = 유진형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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