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상반기 호남·대경·제주 경제 부진"…자영업자 가장 많은 대구, 부채·연체율↑

[포인트경제] 올해 상반기 호남권과 대경권, 강원권, 제주권 지역 경제가 소폭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주택매매가격은 수도권을 제외한 모든 권역이 하락했다. 전국에서 자영업자가 가장 많은 대구 지역은 자영업자들의 부채와 연체율이 크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한국은행은 정부의 추가경정예산 집행과 소비심리 개선 등으로 하반기 지역경제 상황이 나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28일 한은이 발간한 '지역경제보고서'에 따르면 권역별 생산은 수도권과 동남권, 충남권 등은 지난해 하반기와 대체로 비슷한 수준을 보였으나 호남권과 대경권, 강원권, 제주권은 소폭 감소했다.

호남권은 서비스업 생산이, 강원권은 제조업 생산이 소폭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대경권과 제주권은 제조업 및 서비스업 모두 소폭 감소했다. 산업별로는 제조업 생산이 대부분 권역에서 보합세였고, 건설업은 모든 권역에서 감소했다. 서비스업은 수도권은 소폭 증가했다.

제조업은 수도권과 충청권 등 반도체가 AI 투자 수요에 힘입어 호조를 이어갔고, 충청과 호남권 등을 중심으로 한 하이브리드 완성차 및 부품은 수출 확대로, 동남권과 호남권 조선은 충분한 수주물량 확보로 생산이 증가했다.

반면 동남권과 충청권, 호남권 등을 중심으로 석유정제 및 화학 생산이 글로벌 공급과잉으로 감소했고, 동남권과 충청권, 호남권 등의 철강도 줄었다. 서비스업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금융·보험업 등이 증시 호조와 대출 확대 등으로 생산이 증가했다. 부동산업은 주택, 전월세 거래가 늘어난 수도권과 강원 등 일부 권역만 증가했다.

도소매업은 동남, 충청, 대경권 등은 증가한 반면 수도권과 강원권은 보합을 보였다. 호남권과 제주권은 감소했다. 숙박·음식점업과 운수업의 경우 연초 정치 불확실성 고조의 영향으로 대부분 권역의 생산이 감소했다. 건설업은 건설공사비 부담, 비수도권 미분양주택 누적 등으로 모든 권역에서 감소했다.

민간소비는 대부분이 권역 보합세를 보였는데 설비투자는 동남권만 소폭 증가하고, 취업자수는 호남권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출생아수는 강원권을 제외한 대부분 권역에서 증가했고, 권역간 인구이동은 축소됐다.

주택매매가격은 전기말월대비 수도권을 제외한 모든 권역에서 하락했다. 동남권과 충청, 호남, 대경권은 하락폭이 확대됐고, 강원권이 하락 전환됐으며, 수도권은 상승폭이 축소됐다. 수도권과 충청권으로는 인구 유입이 축소됐고, 동남, 호남, 대경권의 유출폭도 줄었다. 다만, 강원권과 제주권 유출폭은 확대됐다.

대구지역 자영업자 부채 증가, 연체율 크게 상승

전국에서 자영업자가 가장 높은 지역인 대구는 최근 5년간 자영업자 수익 감소로 부채가 증가하고 연체율이 취약차주를 중심으로 크게 상승했다. 지난해 2분기 말 기준 대구지역 자영업자 부채는 55.9조원으로 전국 자영업자 부채 중 5.3%를 차지했다.

이들은 비은행권, 대면서비스업, 저신용·저소득 차주 및 60대 이상 고령층을 중심으로 늘어났다. 한은은 고물가‧ 고금리 등으로 자영업자의 수익이 감소하는 가운데 자영업자 간 양극화 확대로 영세규모 자영업자의 타격이 클 것으로 예상했다.

이러한 분석으로 박나라 대구경북본부 조사국 과장은 "부실여신에 대하여 정부의 새출발기금 등 채무조정 프로그램을 통한 구조조정 유도, 취약 자영업자의 재기를 적극적으로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또한 신용 지표를 확충하고 고도화하고, 경쟁력 확보를 위한 수익성 개선 노력이 병행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역내소비 확대를 유도하는 지역 내수 활성화 정책도 필요하다고 했다.

한은은 하반기 지역경제는 추경 및 내수진작 정책, 소비심리 개선 등에 힘입어 모든 권역에서 상반기에 비해 소폭 개선 또는 강보합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